'-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374)
― '자립의 꿈이 아득하기만 한 것 같아' 다듬기
- 자립의 꿈
.. 귀농하면서 얻은 영농자금 2천만 원도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있다. 자립의 꿈이 아득하기만 한 것 같아 가끔 기운이 빠질 때가 있다 .. 《강분석-씨앗은 힘이 세다》(푸르메,2006) 194쪽
'귀농(歸)하면서'는 그대로 두어도 되고, '시골로 오면서'나 '시골로 농사지으러 오면서'로 손보아도 됩니다. "한 것 같아"는 "한 듯해"로 다듬고, '영농자금(營農資金)'은 '농사지을 돈'이나 '농사짓는 데 들어갈 돈'으로 다듬어 봅니다.
┌ 자립(自立)
│ (1)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 - 자립 경제 / 윤구는 하숙을 얻고 나와 자립 생활을 시작했다
│ (2) 스스로 제왕의 지위에 섬
│
├ 자립의 꿈이
│→ 자립할 꿈이
│→ 홀로설 꿈이
│→ 홀로서는 꿈이
│→ 홀로서기 꿈이
└ …
국어사전에 '홀로서기'가 한 낱말로 실려 있습니다. 말뜻은 "다른 것에 매이거나 의존하지 않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국어사전에 실린 한자말 '자립'을 헤아려 봅니다. 한자말 '자립'을 풀이하면서 "남에게 예속되거나"라는 대목이 보이는데, '예속(隸屬)'이란 '매여 있음'을 가리키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홀로서기'와 '자립'은 같은 뜻 같은 모습을 하나는 토박이말로 하나는 한자말로 풀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의지(依支)'와 '의존(依存)'은 모두 "기대고 있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한자말 '자립'이든 토박이말 '홀로서기'이든, "남한테 매이거나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섬"을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말뜻을 하나하나 풀어 놓고 보니, 우리네 국어사전은 사람들이 낱말뜻을 좀더 또렷하고 환하고 말끔하게 알아듣도록 짜 놓지 않았구나 싶습니다. 좀더 부드럽고 매끄럽게 엮어 놓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엉성궂게 엮어 놓았습니다. 손쉽고 수수하게 말뜻을 적어 놓으면서, 우리 생각을 넓히고 마음을 북돋우는 쪽으로 이끌지 못하는구나 싶습니다.
┌ 혼자서 서겠다는 꿈이
├ 혼자서 우뚝 서겠다는 꿈이
├ 혼자힘으로 서겠다는 꿈이
├ 혼자힘으로 튼튼하게 서겠다는 꿈이
└ …
말뜻부터 옳게 풀이하지 못하기에, 사람들은 낱말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는 가운데 말잘못과 글잘못을 저지르고 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풀이부터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사람들은 이냥저냥 함부로 대충 마구 말하거나 글쓰면서 살아가고 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뜻부터 옳게 풀이하면서 쓰임새를 옳게 가누어야겠습니다. 내 생각과 마음을 좀더 알맞고 싱그럽게 담아내는 데에 힘을 쏟아야겠습니다. 한자말 '자립'을 쓰고 싶다면야 "자립할 꿈"이나 "자립하는 꿈"처럼 쓰면 됩니다. 구태여 한자말 '자립'이 아니어도 된다면, "홀로서는 꿈"이나 "홀로서기 꿈"처럼 쓰면 됩니다.
어떤 분은 '자립'이 아닌 '홀로서기'를 알맞게 추슬러 주기는 하지만, "홀로서기의 꿈"처럼 써 버리기도 합니다. 낱말 하나는 찬찬히 돌아보았지만, 낱말과 낱말을 엮는 말투까지는 아직 찬찬히 돌아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사이에 꾸밈말을 한두 마디 넣으면서 토씨 '-의'가 함부로 끼어들지 못하도록 글월을 새롭게 가다듬어 봅니다. "홀로서기를 즐거이 이루겠다는 꿈"처럼 새롭게 가다듬습니다. "내 힘으로 우뚝 서겠다는 꿈"처럼 새로 손질해서 적바림해 봅니다.
┌ 홀로서기를 이루겠다는 꿈이
├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꿈이
├ 손 벌리지 않고 살겠다는 꿈이
├ 두 손으로 우뚝 서려는 꿈이
└ …
우리 말이 우리 넋을 살리면서 우리 터전에서 튼튼하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우리 말을 한 번 더 돌아보면서 손질한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꿈을 꿉니다. 우리 글이 우리 얼을 보듬으면서 우리 나라에서 씩씩하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우리 글을 꾸준히 헤아리면서 다독인다면 그지없이 즐겁겠다고 꿈을 꿉니다.
아직은 모자라서 서툴더라도, 아직은 힘이 없어 쭈뼛쭈뼛 이웃나라 말글 눈치를 보고 있더라도, 아직은 어수룩하여 다부지게 우리 길을 나서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슬기를 모으고 한 가지씩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꿈을 꿉니다.
.. 귀농하면서 얻은 영농자금 2천만 원도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있다. 자립의 꿈이 아득하기만 한 것 같아 가끔 기운이 빠질 때가 있다 .. 《강분석-씨앗은 힘이 세다》(푸르메,2006) 194쪽
'귀농(歸)하면서'는 그대로 두어도 되고, '시골로 오면서'나 '시골로 농사지으러 오면서'로 손보아도 됩니다. "한 것 같아"는 "한 듯해"로 다듬고, '영농자금(營農資金)'은 '농사지을 돈'이나 '농사짓는 데 들어갈 돈'으로 다듬어 봅니다.
┌ 자립(自立)
│ (1)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
│ - 자립 경제 / 윤구는 하숙을 얻고 나와 자립 생활을 시작했다
│ (2) 스스로 제왕의 지위에 섬
│
├ 자립의 꿈이
│→ 자립할 꿈이
│→ 홀로설 꿈이
│→ 홀로서는 꿈이
│→ 홀로서기 꿈이
└ …
국어사전에 '홀로서기'가 한 낱말로 실려 있습니다. 말뜻은 "다른 것에 매이거나 의존하지 않는 일"이라고 나옵니다. 국어사전에 실린 한자말 '자립'을 헤아려 봅니다. 한자말 '자립'을 풀이하면서 "남에게 예속되거나"라는 대목이 보이는데, '예속(隸屬)'이란 '매여 있음'을 가리키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홀로서기'와 '자립'은 같은 뜻 같은 모습을 하나는 토박이말로 하나는 한자말로 풀이하고 있는 셈입니다.
'의지(依支)'와 '의존(依存)'은 모두 "기대고 있음"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한자말 '자립'이든 토박이말 '홀로서기'이든, "남한테 매이거나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섬"을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말뜻을 하나하나 풀어 놓고 보니, 우리네 국어사전은 사람들이 낱말뜻을 좀더 또렷하고 환하고 말끔하게 알아듣도록 짜 놓지 않았구나 싶습니다. 좀더 부드럽고 매끄럽게 엮어 놓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엉성궂게 엮어 놓았습니다. 손쉽고 수수하게 말뜻을 적어 놓으면서, 우리 생각을 넓히고 마음을 북돋우는 쪽으로 이끌지 못하는구나 싶습니다.
┌ 혼자서 서겠다는 꿈이
├ 혼자서 우뚝 서겠다는 꿈이
├ 혼자힘으로 서겠다는 꿈이
├ 혼자힘으로 튼튼하게 서겠다는 꿈이
└ …
말뜻부터 옳게 풀이하지 못하기에, 사람들은 낱말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는 가운데 말잘못과 글잘못을 저지르고 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풀이부터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사람들은 이냥저냥 함부로 대충 마구 말하거나 글쓰면서 살아가고 마는지 모르겠습니다.
말뜻부터 옳게 풀이하면서 쓰임새를 옳게 가누어야겠습니다. 내 생각과 마음을 좀더 알맞고 싱그럽게 담아내는 데에 힘을 쏟아야겠습니다. 한자말 '자립'을 쓰고 싶다면야 "자립할 꿈"이나 "자립하는 꿈"처럼 쓰면 됩니다. 구태여 한자말 '자립'이 아니어도 된다면, "홀로서는 꿈"이나 "홀로서기 꿈"처럼 쓰면 됩니다.
어떤 분은 '자립'이 아닌 '홀로서기'를 알맞게 추슬러 주기는 하지만, "홀로서기의 꿈"처럼 써 버리기도 합니다. 낱말 하나는 찬찬히 돌아보았지만, 낱말과 낱말을 엮는 말투까지는 아직 찬찬히 돌아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사이에 꾸밈말을 한두 마디 넣으면서 토씨 '-의'가 함부로 끼어들지 못하도록 글월을 새롭게 가다듬어 봅니다. "홀로서기를 즐거이 이루겠다는 꿈"처럼 새롭게 가다듬습니다. "내 힘으로 우뚝 서겠다는 꿈"처럼 새로 손질해서 적바림해 봅니다.
┌ 홀로서기를 이루겠다는 꿈이
├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꿈이
├ 손 벌리지 않고 살겠다는 꿈이
├ 두 손으로 우뚝 서려는 꿈이
└ …
우리 말이 우리 넋을 살리면서 우리 터전에서 튼튼하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우리 말을 한 번 더 돌아보면서 손질한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꿈을 꿉니다. 우리 글이 우리 얼을 보듬으면서 우리 나라에서 씩씩하게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우리 글을 꾸준히 헤아리면서 다독인다면 그지없이 즐겁겠다고 꿈을 꿉니다.
아직은 모자라서 서툴더라도, 아직은 힘이 없어 쭈뼛쭈뼛 이웃나라 말글 눈치를 보고 있더라도, 아직은 어수룩하여 다부지게 우리 길을 나서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슬기를 모으고 한 가지씩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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