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연 댐퍼 ⓒ 김현수
요즘 지어지는 아파트는 대부분 20층 이상으로 고층화되어 있다. 고층화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이 가운데 생명과 직결된 문제가 바로 화재시 피난 문제다. 요즘 지어진 아파트는 철저한 내화구조로 직접 화재가 발생한 세대나 바로 위 직상층이 아니라면 화재시 무조건 피난층(1층)까지 대피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지만, 좀더 아파트를 넓게 쓰기 위해 확장형으로 개조하거나 확장형으로 분양되어진 아파트의 경우는 좀 다르다. 바로 아래층에 화재가 발생하면 바로 위층은 직접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화재시 고층아파트에서 대피하는 방법은 그렇게 많지 않다. 10층까지는 세대별 완강기나 아파트 단지내 보통 1개 세트로 설치된 공기안전매트를 이용하지만, 그 이상의 층에서는 계단을 이용하는 방법 뿐이다. 피난에는 시간이 생명인 만큼 신속한 방법에 의한 대피는 사실상 계단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2007년부터 허가된 고층아파트의 경우는 비상승강기 기준으로 만들어지므로 방법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쉽게 비상승강기를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많다. 자칫 승강로가 굴뚝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강로와 마찬가지로 계단 출입문 관리를 잘못해도 계단 역시 굴뚝을 만들 수 있다.
16층 이상 고층아파트는 연기로부터 보호되도록 설치된 제연시설이 있다. 제연의 방법은 공기의 압력을 이용하여 연기 기류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이때 압력은 선풍기 2단 정도 세기의 생활압력이다. 약한 압력이지만 지속적이어야 한다. 마치 바늘구멍 정도의 구멍이 있는 풍선을 일정한 형태로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하지만 계속 바람(공기)을 넣어주어야 하는 식이다. 풍선 바늘구멍으로 계속 바람이 새 나가지만 외부 공기는 들어올 수 없다. 풍선 내 압력이 바깥 공기압보다 높기 때문이다.
공기를 지속적으로 넣어주는 장치가 바로 제연댐퍼다. 아무리 출입문을 잘 막아놔도 진공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틈이 있기 마련이다. 관심있게 살펴보면 승강기 문이 열릴때 좌우측을 살펴보면 1개 정도가 설치되어 있다. 어느 세대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화재감지기가 작동하면 자동으로 제연댐퍼로부터 공기가 들어온다. 이때 출입문이 닫혀 있지 않거나 틈이 크면 압력이 형성되지 않는다. 모두 새어나가 버리기 때문에 제연시설이 무용지물이 된다. 현장에서 압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계단실까지도 모두 창문이 닫혀야 압력이 형성되었다. 이 계단실은 특별한 보호를 받기 때문에 특별피난계단이라고 부른다.
아파트 계단실에 흔히 자전거, 고임쇠(꺽쇠, 까치발 이라고도 부른다)로 고정한 곳이 있다. 소방법에 명백히 위반되는 사항들이다. 세대로 들어가는 출입문에도 고임장치가 제거되어야 하는데 이는 입주 전 무지한 인테리어 업체의 시공이나 세대 주민이 편리함을 도모하고자 설치된 잘못된 시설이다. 오히려 자동으로 닫혀야 하는 장치를 설치되어야 할 대상이다. 요즘 생산되는 출입문은 평상시에 열려 있다가 화재시 감지기에 의해 닫히는 출입문 시스템도 많이 도입되었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시공되지 않은 시설은 마땅히 항상 폐쇄되어야 화재시 대피로를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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