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이 열려? 국민 깔보는 KBS 수신료 거부하겠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KBS 수신료 거부운동 동참 호소
▲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지난해 12월 29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민주주의,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하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권우성
"(KBS가) 권력의 시녀가 되고 수신료는 국민에게 내라니. 내가 바보인가. 앞으로 일체 KBS 안 보겠다. 보지도 않는 방송 수신료 낼 이유 없다. 이에 동의한다면 공동행동에 나서달라."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6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이끌었던 KBS-TV 수신료 거부운동 이후 24년만에 새로운 형태로 수신료 납부거부운동의 도화선이 마련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당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KBS가 시청자들을 소외시키고 정부의 국민 지배도구로 이용당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박 상임이사는 5일 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새해 벽두 나는 이렇게 결심하였다"를 통해 최근 KBS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KBS TV프로그램을 보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수신료도 납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동의하는 시민들의 동참을 기다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 이사는 "참으로 통탄스럽다"는 말로 글을 시작하면서 "KBS는 뉴스나 시사방송을 통해 정부사업의 찬사를 늘어놓는 일이 많아졌다"며 "G20회의를 유치했다고 특집방송을 준비하고 그것이 마치 우리나라의 국운이 열린 것처럼 보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박 이사는 "국제회의 하나 유치했다고 국운이 열리냐"고 반문한 뒤 "UAE 원전 수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확정된 원전수주를 마치 대통령이 혼자 현지로 날아가 따낸 것처럼 (KBS가) 보도를 했다"며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부각하기 위한 청와대의 발표와 요청을 그대로 보도한 결과인데 이것이 공정한 언론이고 국민의 방송이냐"고 되물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땡전뉴스로 되돌아가는 느낌"
박 이사는 또 "우리 국민의 수준을 무시하고 깔보는 보도"라고 지적하고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땡전뉴스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라고 개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신료를 올린다는 데 동의할 수 있겠냐고 반문한 그는 "KBS는 스스로 주장하듯 국민의 방송인데 정권이나 대통령을 위해 충성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와 권력감시를 위해 엄정하게 보도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권력의 시녀가 되고도 수신료를 국민에게 내라니 국민이 바보인가"고 묻고 "앞으로 나는 KBS를 일체 보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수신료도 내지 않을 것이고 이에 동의하는 국민은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박 이사가 자신의 블로그 원순닷컴에 올린 기고문 전문이다.
새해 벽두 나는 이렇게 결심하였다
2010년 01월 05일 21시 02분
참으로 통탄스럽다.
KBS는 뉴스나 시사방송을 통하여 정부사업의 찬사를 늘어놓는 일이 많아졌다.
G20회의를 유치하였다고 바로 특집방송을 준비하여 마치 우리나라의 국운이 열린 것처럼 보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국제회의 하나 유치했다고 국운이 열린다고?
UAE 원전수주건도 그렇다
사실상 확정된 원전수주를 마치 대통령이 혼자 현지로 날아가 따낸 것같이 보도를 했다
대통령의 세일즈외교를 부각하기 위한 청와대의 발표와 요청을 그대로 보도한 결과이다
이것이 공정한 언론이고 국민의 방송인가?
우리 국민의 수준을 무시하고 깔보는 보도이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의 땡전뉴스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시청료를 올린다니 어떻게 동의할 수 있는가?
KBS는 스스로 주장하듯이 국민의 방송이다
국민이 내는 시청료로 운영되는 방송이니만큼 정권이나 대통령을 위해 충성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와 권력의 감시를 위해 엄정하게 보도하고 운영되어야 한다.
그런데 권력의 시녀가 되고 시청료는 국민에게 내라니!
내가 바보인가?
그래서 나는 새해 벽두.
이렇게 결심하였다
앞으로 KBS는 일체 보지 않겠다고
그러니 시청료는 내지 않겠다고
보지도 않는 방송의 시청료를 낼 이유가 없지 않은가
모든 국민들이 이에 동의한다면 공동의 행동을 취할 것을 요청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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