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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다문화가정 아이를 다룬 <내 생애의 아이들>

등록|2010.01.07 12:41 수정|2010.01.07 12:41

▲ 내 생애의 아이들 ⓒ 임현철


새해 첫날, 집에서 방콕.
새해 둘째 날, 밭에서 흙을 밟다.
새해 셋째 날, 책을 읽다.

새해 첫 연휴 동안 일정이다. 어쩌면 의미 없을 수 있지만 나름 고민한 일정이다. 첫날은 재충전의 기회요, 이튿날은 땅과 함께한 시간이요, 삼일째는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 들었다. '가브리엘 루아'가 쓴 <내 생애의 아이들>이었다. 최대한 편안 자세로 책을 읽기 위해 책상과 침대 대신 방바닥에 이불을 깔고 허리 받침을 놓고 앉았다. 여차하면 배를 깔고 읽을 참이었다.

<내 생애의 아이들>을 택한 이유는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좀 더 구체적인 복안이 필요해서였다. 책 뒤표지에는 소설가 신경숙씨의 짧은 평도 실려 있었다.

"이 책 속의 사랑스럽고 남루하고 고귀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과 대면하는 일과 같다. 그것은 마음 떨리는 설레임이기도 하며 다양한 삶의 체험이기도 하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임을 실감한 책 읽기

가브리엘 루아의 <내 생애의 아이들>은 빈센토, 성탄절의 아이, 종달새, 드미트리오프, 집 보는 아이, 찬물 속의 송어 등 6편의 서로 다른 중·단편소설로 구성되었다. 그렇지만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부모들의 심정을 헤아리며 사춘기 첫사랑을 맛보기까지 성장 과정이 유기적으로 얽힌 성장소설 형태를 띠고 있었다.

주인공마저 부유한 집안 아이들이 아니라 굶주리고 가난한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를 설정, 변방 이방인들의 고단한 삶의 질곡을 멋들어지게 묘사하고 있었다.

<내 생애의 아이들>은 공부만을 좇는 우리 사회에 개개인의 개성과 특기를 살리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충분한 자극제였다. 또한 뭉클했지만 훈훈했다. 더불어 어른과 아이들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했다.

어쨌거나 가브리엘 루아의<내 생애의 아이들>은 새해의 값진 선물인 셈이었다. 왜냐하면 사법학교를 막 졸업한 여교사가 초등학생 아이들의 감성과 장점을 끄집어내는 소박한 이야기였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더욱 재밌었던 건, 아버지가 책을 보니 아이들도 책을 읽는다는 사실이었다. 방바닥에, 혹은 침대에서 뒹굴며 책 읽는 부자지간이 너무 행복했다. 하여, 자식은 부모의 거울임을 실감했다고나 할까?

▲ 책 읽는 아이. ⓒ 임현철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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