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특혜, 우리가 가장 큰 피해", "아니야, 우리가 더..."
[지역언론 별곡 312] 지역마다 강도 다른 '세종시 발' 후폭풍
"부산 강서국제도시 조성 비상"
"오송·오창 제2산단 등 직격탄 우려"
"계획대로 가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
"세종시 부지 특혜에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
새해 벽두부터 세종시가 뜨거운 화두다. 수정안 초안이 윤곽을 드러내기 무섭게 전 지역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각 지역마다 "세종시 부지 특혜로 우리지역이 가장 피해를 보게 된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성난 민심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여론 설득 속 밀어붙이기', '기업 종합선물세트'라는 비판과 함께 '균형발전 실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증폭된 불만은 해당지역인 충청권은 물론 전 지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세종시 수정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너무 뻔한 속셈이라는 원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4일 이 대통령에게 세종시 수정 계획을 보고하고 수정 작업에 착수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새해에는 원칙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던 다짐은 온데간데없이 각 언론사들은 편법과 억측, 원성으로 얼룩진 의제를 연일 전달하고 있다. 오버하는 언론사들도 더러 있다. 자사 또는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돼 사실을 곡해하거나 흥분으로 과대 포장한 메시지도 자주 눈에 띈다.
'과연 거센 세종시 풍랑을 누가 잠재울 수 있을까?' 정가에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 풍향계가 온통 세종시에 쏠려 있다. 그래서 그런지 특혜와 역차별 논란은 지역언론들의 중요 의제로 옮겨 붙어 연일 활활 타들어가고 있다.
[대전·충청] 충남 "정부안 새로운 사실 아니다", 충북 "우린 어떡해"
정부의 세종시 수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가장 좌불안석인 곳은 충청권이다. 지난해부터 부글부글 끓는 민심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역언론들은 연일 민심의 향배를 쫒느라 바쁘다.
<대전일보>는 6일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삼성·웅진, 세종시 입주 유력'으로 뽑았다. 그러나 이날 사설에선 민심부터 살필 것을 충고한다. '세종시 수정안 충청권 민심부터 살펴라'란 제목과 함께 "충청권의 민심은 더욱 어지럽다"며 "폭풍전야처럼 지금은 지켜보고 있지만 수정안이 공식화될 경우 그 파장의 끝이 어디가 될지 예상키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설은 "충청 민심을 담는다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충청투데이>는 이날 사설에서 원안을 고수했다. '세종시 수정안, 원안보다 나은 것 없다'란 제목에서 묻어났다. "정부가 부처이전 대신 이전키로 한 대학 2곳은 이미 계획됐던 곳으로 이번 수정안과는 무관하다"며 "국제과학비즈니벨트도 대통령의 충청권에 대한 공약사항으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설 말미에선 경고도 했다.
"'원안 또는 원안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충청인의 마음을 헤아릴 때 해법이 찾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충청인의 동의 없이는 세종시 수정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충청타임즈>는 충청권 내부에서도 세종시 논란으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세종시 블랙홀 현실화 '전전긍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인근 충북지역에 불어 닥칠 직격탄을 걱정했다. 현재 조성중인 각종 산업단지공급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기사는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충북도가 공급한 오송과학산업단지의 경우 3.3㎡당 50만원으로 세종시의 현재 가격 보다 비쌌다"는 기사는 "이로 인해 올 1/4분기중 70만원대에 공급 예정인 오창 제2산업단지와 올해 지정고시, 80만원대 공급예정인 오송 제2산업단지, 70만원대 이상으로 계획을 잡은 청주테크노폴리스 등 세종시 인접 충북지역 각종 산업단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광주·전라] "세종시 수정 특혜... 새만금, 광주·전남의 피해는 치명적"
세종시 불똥은 인근 호남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지역 언론들은 세종시 수정안이 저렴한 부지 제공에 이어 세제지원 등 다양한 혜택까지 부여하는 '기업유치 블랙홀 방안'이라며 연일 기사와 사설에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광주일보>는 6일 사설 '세종시 블랙홀 우려 현실화되나'에서 "세종시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게 뻔하다"며 "특히 세종시보다 수도권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광주·전남의 피해는 치명적이다"라고 못 박았다. 고민은 이 뿐만 아니다. 균형발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볼멘 주장이 계속 이어졌다.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각종 현안사업까지도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시작된 세종시 사업이 오히려 지방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으로 다른 지방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공수표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 지역민도 앉아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무등일보>는 이날 '지방 고사로 세종시 살리나'란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 지역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전달했다. "정부가 파격적인 가격으로 부지를 제공하면 수도권 업체 중 누가 지방으로 기업을 이전하겠냐"며 "세종시에 대한 특혜 제공은 지방산업단지와 기업도시를 고사시키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실제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해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첨단과학산업단지 2단계 조성사업의 경우 3.3㎡ 당 70만원선에서 공장용지 분양가가 책정돼 있어 세종시보다 2배 정도 높다"며 "광주시도시공사가 개발하고 있는 평동 2차산업단지 공장용지도 3.3㎡ 당 58만원으로 책정돼 세종시 수정안보다 월등히 높다"고 우려를 가득 담았다.
전북지역 언론들은 세종시가 각종 특혜로 중무장하면서 새만금 산업단지 투자자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며 걱정하고 있다. 7일 <새전북신문> 1면 톱기사에서 묻어난다. '새만금산단 투자 유치 비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세종시와 경쟁하려면 새만금 산단도 정부로부터 무상, 또는 초저가로 넘겨받아 싼값에 분양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날 사설에서도 특혜를 나무랐다. '세종시 수정 특혜시로 가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세종시 투자자에게는 특혜 투성이"이라며 "결국 다른 지방의 기업 유치 요인을 세종시가 흡수해버리는 꼴이다. 세종시 수정을 위해 다른 지방을 죽이는 것이다"고 힐난했다.
[부산·경남] "부산 강서국제도시 조성 비상... 세종시 블랙홀 현실화"
정부가 세종시 입주기업에 대해 토지 공급가격 인하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 지역 언론사들은 6일부터 수도권 대기업 유치 등을 추진 중인 부산 강서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부산일보>는 6일 '부산 강서국제도시 조성 비상'이란 제목과 함께 "가뜩이나 수도권 기업의 지역 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특혜 제공으로 세종시가 기업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해 혁신도시 등에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각 지역들의 반발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부산시는 올해 강서구 일대 33㎢에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강서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으나 차질이 우려된다는 내용도 실었다. 정부가 세종시에 입주기업에 대해 정책적인 특혜를 부여하고 나선데다 이미 삼성과 웅진 등 수도권 대기업들이 투자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시의 기업 유치 활동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날 사설 '세종시 부지 특혜에 지방은 어쩌란 말이냐'에서 더욱 다급한 목소리를 담아 전달했다.
"우려됐던 '세종시 블랙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매머드 산업도시 세종시' 출현으로 부산을 포함한 타지방의 공단 미분양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다. 세종시 공단에 기업을 집어넣을 생각만 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다. 지방산단의 기업 유치도 유치지만, 정부의 세종시 특혜로 당장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이 심화될 것이 예상된다. 지방을 모두 죽이려는 졸속행정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사설은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지역민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국제신문>은 7일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세종시 수정안의 기업 유치 방안과 관련, '수도권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서 유치 또는 유치하려는 사업과 기능을 세종시로 빼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사설에선 깊은 한숨과 울분을 토로했다.
''세종시 인센티브' 다른 지역에도 적용돼야'란 제목의 사설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합친 수청권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수도권 규제에 막힌 공장 기업들이 충청권에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 지 오래다"며 "이런 판에 세종시가 '블랙홀' 역할까지 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어쩌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실 지금 같은 땅값이나 세제 조건으론 지방에선 기업 유치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지자체 간의 갈등만 심화시킬 게 뻔한 방안은 어떤 식으로든 수정돼야 마땅하다"고 사설은 지적했다. "'아랫돌 빼 윗돌 괴기' 식의 지원방안은 세종시 해법도 안 되고 또 다른 불씨만 곳곳에 퍼뜨릴 뿐"이라는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대구·경북] "세종시 특혜 정부 계획대로 가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
산업단지와 혁신도시를 조성 중인 대구, 구미, 영천, 김천 등 대구·경북지역 불만도 높다. 정부의 세종시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수도권에 이은 충청권 집중을 불러와 국가적 불행을 초래한다고 일부 언론은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연일 1면 톱기사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7일 '세종시 36만원·지방 200만원 어느 기업이 지방으로 오겠나'란 1면 머리기사에선 "정부가 세종시에 투자하는 대기업을 위해 파격적인 분양가의 특혜성 용지공급 계획을 밝히자 대구경북을 비롯한 각 지역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포기한 것은 물론 '세종시가 다 채워질 때까지 지방은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흥분했다.
이어 기사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7일 오전 시청과 도청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 입주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은 '다른 지역 내 산업단지 조성 및 기업 유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세종시에 상응하는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전날에도 '세종시 퍼주기, 도넘는 정부'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정부가 지방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입주 기업과 대학·병원 등에 대해 '백화점식 특혜'를 안길 것으로 알려지자 각 지역에서는 '지방이 다 죽는다'며 아우성이다"고 리드에서부터 무거운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삼성을 은근히 견제했다. "정부의 세종시 특혜로 의약분야 사업에 진출하려는 삼성전자와 웅진그룹 등이 입주할 움직임이다"며 "이에 따라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사업'을 계기로 삼성 '모셔오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구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이 신문은 "세종시 특혜 정부 계획대로 가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과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의 발언을 인용해 "정부가 세종시에 특혜를 주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영남일보>도 이날 '대구경북 과학비즈니스벨트 꿈 무산'이란 제목을 1면 머리로 올렸다. 이 기사는 "정부가 세종시를 국제과학비즈니스 거점지구로 지정하는 등 세종시 수정방안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대구·경북지역 발전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대구·경북지역이 유치하려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물건너 가게 됐으며, 대기업 등은 세종시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여 대기업의 지역 유치가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인천·경기] "수도권 기업투자 공든 탑 무너질라" 세종시에 촉각
세종시의 거센 후폭풍은 수도권도 예외일 순 없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막판 조율에 들어간 가운데 세종시안의 핵심이 기업, 대학 유치에다 과학비즈니스벨트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지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인천시의 경우 송도, 영종, 청라 등 3개 경제자유구역의 개발방향과 세종시의 콘셉트가 대부분 겹치기 때문.
<경인일보>가 '세종시 발' 후폭풍을 가장 우려했다. 연일 1면에 의제를 담아내고 있다. 7일자 1면 '공든 탑 무너질라 세종시에 촉각'이란 제목에서 잘 읽힌다. 기사는 "송도경제자유구역의 경우 글로벌 대학의 연구기능을 집적화한 가운데 각종 첨단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겠다면서 몇 년 동안이나 공을 들여 온 터에 갑자기 세종시 문제로 발목이 잡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인천의 입장에서는 최근 갑자기 '세종시 대안론'이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맥이 빠진 상태"라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야말로 국제공항이 있고 외국인 투자와 기업활성화를 위해 만든 경제자유구역이 제격이라는 판단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세종시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기사는 진단했다.
이 신문은 전날에도 '"세종시이전 파격가 땅" 지역경제계 충격'이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인센티브 제공 계획 발표에 따라 경기·인천지역 기업들의 이전설도 구체화 되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추부터 심난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지역 경제계를 이렇게 대변했다.
"경제계는 지난 4일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 당시 최지성 사장이 신사업분야로 공표한 건강, 환경, 라이프케어 사업 등이 세종시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와 협력관계에 있는 중견기업들의 연쇄 이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공장증설을 검토중이거나 택지개발 등으로 인해 이전을 검토했던 중소기업들의 세종시행(行)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 "이명박정부 정책, 편향적 일방적 의혹 품지 않을 수 없어"
강원지역도 세종시가 '기업과 자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불안해 하기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다. <강원도민일보>는 7일 '세종시, 기업 흡수 블랙홀 되나'란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정부는 6일 타 지역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도 세종시와 동일한 세제혜택을 부여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토지공급 가격 차이가 워낙 커 '세제혜택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이 도의 반응"이라고 무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밝힌 세종시 토지 공급가격은 3.3㎡당 36만∼40만원으로, 60만∼70만원 선인 원주기업도시에 비해 두배 가량 저렴하다는 것. 또 강원도가 춘천과 원주에 조성 중인 산업단지의 공급 예정가격도 3.3㎡당 60만∼100만원으로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점도 예로 들었다.
"세종시의 토지가격이 상당히 저렴해 기업유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신문은 전날 사설에서도 이러한 우려와 함께 대통령을 향한 충고도 했다. '지역 발전 국정 과제 구체적 실천을'이란 제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국정 연설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부분은 역시 '지역 발전'을 언급한 대목"이라고 전제한 사설은 "그러나 분권 이념이 후퇴하고 세종시를 포함하여 수도권 중심의 정책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지역 주민들은 적지 아니 우려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적시했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4대강 사업에서도 소외된 측면이 많아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편향적 일방적이라는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는 사설은 "강원도 동해안의 국가 차원적 미래 가치를 고려하지 않아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유보되거나 각종 사회간접자본재의 확충에서 선순위를 얻지 못하는 현실도 그러하다"고 서운해 했다.
[서울] "전향적으로 수용할 만" vs. "대기업에 헐값으로?"
각 지역 언론사들의 불안한 '세종시 발' 의제와는 달리 6일 <중앙일보> 사설은 눈여겨 볼만하다. 전향적으로 수용할 만하다는 긍정론을 펼친 때문. <중앙>은 이날 사설 '세종시 인센티브, 전향적으로 수용할 만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혀 다른 각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사설은 "우리는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가 제시한 이 같은 인센티브가 여타 지방에 비해 지나친 특혜라는 시비를 불식하면서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반겼다. 덧붙여 충청권 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사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못 박아 두었다.
"아직 세종시 수정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세종시를 산업·과학·과학도시로 키워 명실상부한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향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작정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오는 11일 발표될 구체적인 수정안을 보고 무엇이 진정으로 충청권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를 판단해 보라는 얘기다."
특혜 논란이 불붙는 이유는 정부가 대기업에 제공하기로 한 땅은 기업이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원형지' 형태인데다 인근 산업단지보다 싼 가격이기 때문이란 지적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날 서울 일간지 중 <경향신문>은 '결국 '돈으로 때우기'…특혜논란 불 보듯'이란 제목을, <한겨레신문>은 '세종시 대기업에 헐값으로 땅 내준다'라는 제목을 뽑았다. 두 신문은 기사에서 "수도권 과밀화 억제에 기여한다기보다는 기업도시나 혁신도시로 갈 기업들을 세종시로 몰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중앙>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오송·오창 제2산단 등 직격탄 우려"
"계획대로 가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
"세종시 부지 특혜에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
새해 벽두부터 세종시가 뜨거운 화두다. 수정안 초안이 윤곽을 드러내기 무섭게 전 지역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각 지역마다 "세종시 부지 특혜로 우리지역이 가장 피해를 보게 된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성난 민심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여론 설득 속 밀어붙이기', '기업 종합선물세트'라는 비판과 함께 '균형발전 실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증폭된 불만은 해당지역인 충청권은 물론 전 지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세종시 수정안을 보고했다. 하지만 너무 뻔한 속셈이라는 원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4일 이 대통령에게 세종시 수정 계획을 보고하고 수정 작업에 착수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새해에는 원칙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던 다짐은 온데간데없이 각 언론사들은 편법과 억측, 원성으로 얼룩진 의제를 연일 전달하고 있다. 오버하는 언론사들도 더러 있다. 자사 또는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돼 사실을 곡해하거나 흥분으로 과대 포장한 메시지도 자주 눈에 띈다.
'과연 거센 세종시 풍랑을 누가 잠재울 수 있을까?' 정가에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 풍향계가 온통 세종시에 쏠려 있다. 그래서 그런지 특혜와 역차별 논란은 지역언론들의 중요 의제로 옮겨 붙어 연일 활활 타들어가고 있다.
[대전·충청] 충남 "정부안 새로운 사실 아니다", 충북 "우린 어떡해"
▲ <대전일보>7일자 1면 기사. ⓒ 대전일보
정부의 세종시 수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가장 좌불안석인 곳은 충청권이다. 지난해부터 부글부글 끓는 민심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역언론들은 연일 민심의 향배를 쫒느라 바쁘다.
<대전일보>는 6일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삼성·웅진, 세종시 입주 유력'으로 뽑았다. 그러나 이날 사설에선 민심부터 살필 것을 충고한다. '세종시 수정안 충청권 민심부터 살펴라'란 제목과 함께 "충청권의 민심은 더욱 어지럽다"며 "폭풍전야처럼 지금은 지켜보고 있지만 수정안이 공식화될 경우 그 파장의 끝이 어디가 될지 예상키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설은 "충청 민심을 담는다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충청투데이>는 이날 사설에서 원안을 고수했다. '세종시 수정안, 원안보다 나은 것 없다'란 제목에서 묻어났다. "정부가 부처이전 대신 이전키로 한 대학 2곳은 이미 계획됐던 곳으로 이번 수정안과는 무관하다"며 "국제과학비즈니벨트도 대통령의 충청권에 대한 공약사항으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설 말미에선 경고도 했다.
"'원안 또는 원안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충청인의 마음을 헤아릴 때 해법이 찾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충청인의 동의 없이는 세종시 수정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충청타임즈>는 충청권 내부에서도 세종시 논란으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세종시 블랙홀 현실화 '전전긍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인근 충북지역에 불어 닥칠 직격탄을 걱정했다. 현재 조성중인 각종 산업단지공급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기사는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충북도가 공급한 오송과학산업단지의 경우 3.3㎡당 50만원으로 세종시의 현재 가격 보다 비쌌다"는 기사는 "이로 인해 올 1/4분기중 70만원대에 공급 예정인 오창 제2산업단지와 올해 지정고시, 80만원대 공급예정인 오송 제2산업단지, 70만원대 이상으로 계획을 잡은 청주테크노폴리스 등 세종시 인접 충북지역 각종 산업단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광주·전라] "세종시 수정 특혜... 새만금, 광주·전남의 피해는 치명적"
▲ <새전북신문>7일자 1면 톱기사. ⓒ 새전북신문
세종시 불똥은 인근 호남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지역 언론들은 세종시 수정안이 저렴한 부지 제공에 이어 세제지원 등 다양한 혜택까지 부여하는 '기업유치 블랙홀 방안'이라며 연일 기사와 사설에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광주일보>는 6일 사설 '세종시 블랙홀 우려 현실화되나'에서 "세종시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게 뻔하다"며 "특히 세종시보다 수도권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광주·전남의 피해는 치명적이다"라고 못 박았다. 고민은 이 뿐만 아니다. 균형발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볼멘 주장이 계속 이어졌다.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각종 현안사업까지도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시작된 세종시 사업이 오히려 지방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으로 다른 지방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공수표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 지역민도 앉아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무등일보>는 이날 '지방 고사로 세종시 살리나'란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 지역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전달했다. "정부가 파격적인 가격으로 부지를 제공하면 수도권 업체 중 누가 지방으로 기업을 이전하겠냐"며 "세종시에 대한 특혜 제공은 지방산업단지와 기업도시를 고사시키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실제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해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첨단과학산업단지 2단계 조성사업의 경우 3.3㎡ 당 70만원선에서 공장용지 분양가가 책정돼 있어 세종시보다 2배 정도 높다"며 "광주시도시공사가 개발하고 있는 평동 2차산업단지 공장용지도 3.3㎡ 당 58만원으로 책정돼 세종시 수정안보다 월등히 높다"고 우려를 가득 담았다.
전북지역 언론들은 세종시가 각종 특혜로 중무장하면서 새만금 산업단지 투자자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며 걱정하고 있다. 7일 <새전북신문> 1면 톱기사에서 묻어난다. '새만금산단 투자 유치 비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세종시와 경쟁하려면 새만금 산단도 정부로부터 무상, 또는 초저가로 넘겨받아 싼값에 분양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날 사설에서도 특혜를 나무랐다. '세종시 수정 특혜시로 가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세종시 투자자에게는 특혜 투성이"이라며 "결국 다른 지방의 기업 유치 요인을 세종시가 흡수해버리는 꼴이다. 세종시 수정을 위해 다른 지방을 죽이는 것이다"고 힐난했다.
[부산·경남] "부산 강서국제도시 조성 비상... 세종시 블랙홀 현실화"
▲ <부산일보>6일자 사설. ⓒ 부산일보
정부가 세종시 입주기업에 대해 토지 공급가격 인하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 지역 언론사들은 6일부터 수도권 대기업 유치 등을 추진 중인 부산 강서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부산일보>는 6일 '부산 강서국제도시 조성 비상'이란 제목과 함께 "가뜩이나 수도권 기업의 지역 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특혜 제공으로 세종시가 기업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해 혁신도시 등에 기업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각 지역들의 반발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부산시는 올해 강서구 일대 33㎢에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강서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으나 차질이 우려된다는 내용도 실었다. 정부가 세종시에 입주기업에 대해 정책적인 특혜를 부여하고 나선데다 이미 삼성과 웅진 등 수도권 대기업들이 투자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시의 기업 유치 활동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날 사설 '세종시 부지 특혜에 지방은 어쩌란 말이냐'에서 더욱 다급한 목소리를 담아 전달했다.
"우려됐던 '세종시 블랙홀'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매머드 산업도시 세종시' 출현으로 부산을 포함한 타지방의 공단 미분양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하다. 세종시 공단에 기업을 집어넣을 생각만 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다. 지방산단의 기업 유치도 유치지만, 정부의 세종시 특혜로 당장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이 심화될 것이 예상된다. 지방을 모두 죽이려는 졸속행정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사설은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지역민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국제신문>은 7일 "이명박 대통령은 6일 세종시 수정안의 기업 유치 방안과 관련, '수도권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서 유치 또는 유치하려는 사업과 기능을 세종시로 빼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사설에선 깊은 한숨과 울분을 토로했다.
''세종시 인센티브' 다른 지역에도 적용돼야'란 제목의 사설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합친 수청권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수도권 규제에 막힌 공장 기업들이 충청권에 유입되는 경향을 보인 지 오래다"며 "이런 판에 세종시가 '블랙홀' 역할까지 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어쩌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실 지금 같은 땅값이나 세제 조건으론 지방에선 기업 유치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지자체 간의 갈등만 심화시킬 게 뻔한 방안은 어떤 식으로든 수정돼야 마땅하다"고 사설은 지적했다. "'아랫돌 빼 윗돌 괴기' 식의 지원방안은 세종시 해법도 안 되고 또 다른 불씨만 곳곳에 퍼뜨릴 뿐"이라는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대구·경북] "세종시 특혜 정부 계획대로 가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
▲ <매일신문>7일자 1면 기사. ⓒ 매일신문
산업단지와 혁신도시를 조성 중인 대구, 구미, 영천, 김천 등 대구·경북지역 불만도 높다. 정부의 세종시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수도권에 이은 충청권 집중을 불러와 국가적 불행을 초래한다고 일부 언론은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연일 1면 톱기사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7일 '세종시 36만원·지방 200만원 어느 기업이 지방으로 오겠나'란 1면 머리기사에선 "정부가 세종시에 투자하는 대기업을 위해 파격적인 분양가의 특혜성 용지공급 계획을 밝히자 대구경북을 비롯한 각 지역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포기한 것은 물론 '세종시가 다 채워질 때까지 지방은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흥분했다.
이어 기사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7일 오전 시청과 도청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 입주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은 '다른 지역 내 산업단지 조성 및 기업 유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세종시에 상응하는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전날에도 '세종시 퍼주기, 도넘는 정부'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정부가 지방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입주 기업과 대학·병원 등에 대해 '백화점식 특혜'를 안길 것으로 알려지자 각 지역에서는 '지방이 다 죽는다'며 아우성이다"고 리드에서부터 무거운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삼성을 은근히 견제했다. "정부의 세종시 특혜로 의약분야 사업에 진출하려는 삼성전자와 웅진그룹 등이 입주할 움직임이다"며 "이에 따라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사업'을 계기로 삼성 '모셔오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구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이 신문은 "세종시 특혜 정부 계획대로 가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과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의 발언을 인용해 "정부가 세종시에 특혜를 주면 대구경북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영남일보>도 이날 '대구경북 과학비즈니스벨트 꿈 무산'이란 제목을 1면 머리로 올렸다. 이 기사는 "정부가 세종시를 국제과학비즈니스 거점지구로 지정하는 등 세종시 수정방안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대구·경북지역 발전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대구·경북지역이 유치하려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물건너 가게 됐으며, 대기업 등은 세종시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여 대기업의 지역 유치가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인천·경기] "수도권 기업투자 공든 탑 무너질라" 세종시에 촉각
▲ <경인일보>7일자 1면 기사. ⓒ 경인일보
세종시의 거센 후폭풍은 수도권도 예외일 순 없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막판 조율에 들어간 가운데 세종시안의 핵심이 기업, 대학 유치에다 과학비즈니스벨트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지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인천시의 경우 송도, 영종, 청라 등 3개 경제자유구역의 개발방향과 세종시의 콘셉트가 대부분 겹치기 때문.
<경인일보>가 '세종시 발' 후폭풍을 가장 우려했다. 연일 1면에 의제를 담아내고 있다. 7일자 1면 '공든 탑 무너질라 세종시에 촉각'이란 제목에서 잘 읽힌다. 기사는 "송도경제자유구역의 경우 글로벌 대학의 연구기능을 집적화한 가운데 각종 첨단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겠다면서 몇 년 동안이나 공을 들여 온 터에 갑자기 세종시 문제로 발목이 잡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인천의 입장에서는 최근 갑자기 '세종시 대안론'이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맥이 빠진 상태"라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야말로 국제공항이 있고 외국인 투자와 기업활성화를 위해 만든 경제자유구역이 제격이라는 판단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세종시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기사는 진단했다.
이 신문은 전날에도 '"세종시이전 파격가 땅" 지역경제계 충격'이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인센티브 제공 계획 발표에 따라 경기·인천지역 기업들의 이전설도 구체화 되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추부터 심난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지역 경제계를 이렇게 대변했다.
"경제계는 지난 4일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 당시 최지성 사장이 신사업분야로 공표한 건강, 환경, 라이프케어 사업 등이 세종시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와 협력관계에 있는 중견기업들의 연쇄 이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공장증설을 검토중이거나 택지개발 등으로 인해 이전을 검토했던 중소기업들의 세종시행(行)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 "이명박정부 정책, 편향적 일방적 의혹 품지 않을 수 없어"
▲ <강원도민일보>7일자 1면 기사. ⓒ 강원도민일보
강원지역도 세종시가 '기업과 자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불안해 하기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다. <강원도민일보>는 7일 '세종시, 기업 흡수 블랙홀 되나'란 제목의 1면 기사에서 "정부는 6일 타 지역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도 세종시와 동일한 세제혜택을 부여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토지공급 가격 차이가 워낙 커 '세제혜택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것이 도의 반응"이라고 무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가 밝힌 세종시 토지 공급가격은 3.3㎡당 36만∼40만원으로, 60만∼70만원 선인 원주기업도시에 비해 두배 가량 저렴하다는 것. 또 강원도가 춘천과 원주에 조성 중인 산업단지의 공급 예정가격도 3.3㎡당 60만∼100만원으로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점도 예로 들었다.
"세종시의 토지가격이 상당히 저렴해 기업유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신문은 전날 사설에서도 이러한 우려와 함께 대통령을 향한 충고도 했다. '지역 발전 국정 과제 구체적 실천을'이란 제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국정 연설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부분은 역시 '지역 발전'을 언급한 대목"이라고 전제한 사설은 "그러나 분권 이념이 후퇴하고 세종시를 포함하여 수도권 중심의 정책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지역 주민들은 적지 아니 우려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적시했다.
"특히 강원도의 경우 4대강 사업에서도 소외된 측면이 많아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편향적 일방적이라는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는 사설은 "강원도 동해안의 국가 차원적 미래 가치를 고려하지 않아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유보되거나 각종 사회간접자본재의 확충에서 선순위를 얻지 못하는 현실도 그러하다"고 서운해 했다.
[서울] "전향적으로 수용할 만" vs. "대기업에 헐값으로?"
▲ <중앙일보>6일자 사설. ⓒ 중앙일보
각 지역 언론사들의 불안한 '세종시 발' 의제와는 달리 6일 <중앙일보> 사설은 눈여겨 볼만하다. 전향적으로 수용할 만하다는 긍정론을 펼친 때문. <중앙>은 이날 사설 '세종시 인센티브, 전향적으로 수용할 만하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전혀 다른 각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사설은 "우리는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가 제시한 이 같은 인센티브가 여타 지방에 비해 지나친 특혜라는 시비를 불식하면서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반겼다. 덧붙여 충청권 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사의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못 박아 두었다.
"아직 세종시 수정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세종시를 산업·과학·과학도시로 키워 명실상부한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전향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무작정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오는 11일 발표될 구체적인 수정안을 보고 무엇이 진정으로 충청권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를 판단해 보라는 얘기다."
특혜 논란이 불붙는 이유는 정부가 대기업에 제공하기로 한 땅은 기업이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원형지' 형태인데다 인근 산업단지보다 싼 가격이기 때문이란 지적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날 서울 일간지 중 <경향신문>은 '결국 '돈으로 때우기'…특혜논란 불 보듯'이란 제목을, <한겨레신문>은 '세종시 대기업에 헐값으로 땅 내준다'라는 제목을 뽑았다. 두 신문은 기사에서 "수도권 과밀화 억제에 기여한다기보다는 기업도시나 혁신도시로 갈 기업들을 세종시로 몰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중앙>과는 큰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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