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의 '노무현 서거' 클로징 멘트는 무엇이었을까?
[10만인클럽 특강 ⑪] 18일 신경민 MBC대기자와의 대화에 초대합니다
▲ 신경민 앵커가 MBC <뉴스데스크>를 하차하던 지난해 4월 13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본사 뉴스센터에서 마지막 방송을 마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회사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일 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은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구석과 매일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지난해 4월 13일은 신경민 MBC대기자가 앵커로서 마지막 '클로징 멘트'를 역사에 기록한 날입니다. 이날 오전 MBC 이사회는 간판 뉴스인 밤 9시 <뉴스데스크>의 '앵커 신경민'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강제 하차시켰고,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클로징 멘트'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우리 공부합시다! 10만인클럽 특강' 열한 번째 강사로 신경민 대기자를 모셨습니다. 오셔서 387일간의 '클로징 멘트'에 담긴 언론인의 고뇌와 막전막후, 그리고 그의 끝나지 않은 '클로징 멘트'를 직접 들어보세요.
이번 특강은 1월 18일(월)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에 걸쳐 진행됩니다. 장소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이며, 선착순 100명에게 특강 참석 기회를 드립니다. 인원이 많을 경우 10만인클럽 회원에게 우선권을 드립니다. (☞ [클릭] 10만인클럽 둘러보기)
신경민의 클로징 멘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광우병 쇠고기' 파동 때문이었죠.
"쇠고기 문제로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정부를 질타하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 어린 학생들이 나오는 것은 오랜만의 일이죠. 정부는 정치논리, 언론 탓으로 고집하면서 근본을 따지려 하지를 않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학생들이 나오는 게 잘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어른들이 이 사태를 빨리 풀어야 합니다. 내일 쇠고기 청문회가 적어도 아이들에게 조롱당하지 않는 어른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2008.5.6.)
그의 옆에는 늘 박혜진 앵커가 '단짝'처럼 앉아 있었고, 두 사람은 시의적절하게, 독특한 표현으로 우리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습니다. 배우 문근영씨의 기부를 둘러싸고 확산된 색깔론과, 글로벌 경제위기를 사전 경고하고 진단해 화제가 된 미네르바에 대해 밝힌 두 사람의 '클로징 멘트'입니다.
신경민 "거액을 기부해 온 탤런트 문근영씨에게 악플이 달렸습니다. 이 악플은 문씨의 기부와 상관없는 고향과 외조부 내력까지 들춰내고 있습니다."
박혜진 "이래 가지고는 한국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악플러가 측은해 보입니다." (2008.11.17.)
신경민 "요즘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로 시끄럽습니다. 찬반논란이 있고, 월간지에 기고가 실리고 비난방송까지 나왔습니다."
박혜진 "이렇게 된 까닭은 그의 분석이 정부보다 더 정확하고 논리적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 수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아 보입니다." (2008.11.18.)
▲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에 반대하는 MBC 기자들은 지난해 4월 9일 오후 여의도 MBC본사에서 평기자와 차장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제작거부 등 집단행동을 결의했다. ⓒ 남소연
특히 박혜진 앵커가 자신의 MBC 노조 파업 참여를 알린 클로징 멘트도 기억이 나는군요. 200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죠.
신경민 "본사를 포함한 언론노조가 내일 아침 방송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들어갑니다."
박혜진 "조합원인 저는 이에 동참해 당분간 뉴스에서 여러분들을 뵐 수 없게 됐습니다. 방송법 내용은 물론 제대로 된 토론도 없는 절차에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모두 힘든 때, 행여 자사 이기주의 그리고 방송 이기주의로 보일까 걱정되지만, 그 뜻을 헤아려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스튜디오에 홀로 남은 신경민 앵커의 고군분투는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2008년 12월 31일 KBS의 제야 방송을 비판한 클로징 멘트는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회자됐습니다. 당시 KBS는 서울 종로 보신각의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생중계하면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반정부 구호를 음향효과로 대체해 내보내는 바람에 논란이 됐죠.
"이번 보신각 제야의 종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습니다. 각종 구호에 1만여 경찰이 막아섰고요, 소란과 소음을 지워버린 중계방송이 있었습니다. 화면의 사실이 현장의 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언론, 특히 방송의 구조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시청자들이 새해 첫날 새벽부터 현장실습교재로 '열공'했습니다." (2009.1.1.)
이 '클로징 멘트'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기 직전까지 갔지만, 그는 그렇게 "사안의 본질에 접근하는 조력자, 안내자, 여행가이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갔습니다. 그의 말마따나 "비판은 언론의 숙명이고, 그게 하기 싫으면 그만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 최근 나온 <뉴스데스크 앵커 387일의 기록 :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 ⓒ 도서출판 참나무
"뉴스를 그만둔 뒤 이런저런 자리에 가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지금 이 뉴스를 전한다면 클로징에서 뭐라고 말했겠느냐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나에게 제일 묻고 싶었던 뉴스는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이었다. (……) 조문 정국에서 우려스러운 현상과 이상한 역사는 되풀이됐다. '우리들의 분향소'와 '당신들의 분향소'로 양분된 현상, 서울광장을 조문 행사에 쓸 수 있는지를 놓고 벌인 소모적 논란과 엄청난 경찰력 동원, 경찰의 조문 천막 철거와 마녀사냥식 하급 경찰관 징계는 상식을 벗어나는 어지러운 사태였다. 모두가 훌륭한 멘트 재료였고, 현장 교육 교재였다." (<신경민, 클로징을 말하다>(참나무) 중 293~295쪽)
그에게 '클로징 멘트'는 무엇일까요? 한창 그의 '클로징 멘트'가 편향성 논란에 시달릴 때, 그는 2008년 마지막 날 '클로징 멘트'를 통해 자기 자신을 담금질했습니다.
"올 한 해 클로징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원칙이 숨 쉬면서 곳곳에 합리가 흐르는 사회였습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책임, 신뢰, 안전이었고, 힘에 대한 감시와 약자 배려를 뜻합니다. 내용을 두고 논란과 찬반이 있다는 점, 알고 있습니다. 불편해 하는 분들에게 미안하지만, 이 꿈과 소망은 바꾸거나 버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함께 가져야 하는 겁니다." (2008.12.31)
'신경민 대기자 특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에서는 신경민 대기자에 앞서 지난해 8월초부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동안 이해찬 전 국무총리, 조국 서울대 교수,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김광수경제연구소, '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KAIST 교수 등을 모시고 현재의 고민과 미래의 전망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해왔습니다.
신경민 대기자의 특강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10만인클럽 회원께서는 이후 오마이TV(녹화중계)로 특강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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