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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에겐 "오지 마", 정세균에겐 "사퇴해"

'세종시·지방선거' 바쁜데... 민주당, 통합 '불협화음'

등록|2010.01.12 17:21 수정|2010.01.12 17:24

▲ 정세균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정동영 의원이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영빈예식장에서 열린 '승리한 민주주의 국민보고대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자료 사진). ⓒ 권우성


세종시 수정안 저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범야권 연대와 통합에 나선 민주당이 집안 단속조차 못해 삐걱거리고 있다. 정동영 의원 복당과 사퇴 3인방(천정배, 장세환, 최문순)의 원내 복귀를 놓고 당 내부에 심각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정 의원 복당에 대해 안희정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내 강경파는 '결사 반대' 고집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전날 정 의원을 "해당행위자"로 몰아붙인 안 최고위원은 12일 한 라디오방송에서도 "탈당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언론에 자기가 복당하겠노라고 말하고 다니는 게 올바른 처신이냐"고 맹비난했다. 그는 정 의원이 "자신에게 불리하면 당을 뛰쳐나가 당에 총질하고 당을 위해하는 행위"를 했다면서 복당을 유보시켜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미디어법 투쟁 중 의원직을 내던진 사퇴 3인방의 원내 복귀를 비판하는 주장도 나왔다. 천정배 의원 등 3명은 지난 10일 "이명박 정권의 폭정에 맞서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쟁을 하기 위해 원내에 복귀한다"며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 조경태 민주당 의원. ⓒ 유성호


민주당 소속 조경태(재선, 부산 사하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사기극", "생쇼", "무책임한 정치행위의 표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그는 또 "의원직 사퇴 번복행위로 정치권 불신을 가중시키고, 청소년들 교육상 나쁜 영향을 끼친 행동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지금이라도 복귀의사를 접는 것이 스스로 자존을 지키는 길"이라고 공격했다.

조 의원은 사퇴 3인방 뿐 아니라 정세균 대표도 원내 복귀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세균 대표는 사퇴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며 "만약 번복한다면 민주당은 그야말로 '연극당, 희극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안 최고위원과 조 의원 모두 소신껏 발언을 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소수의 목소리로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 의원의 '사퇴 3인방 복귀 반대' 주장은 자신의 표현대로 "왕따의 요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합해도 시원찮을 판에 특정 인물을 배제하자는 게 옳은 소리냐는 것이다. 정동영 의원의 해당행위를 지적하자면, 지난해 4월 공천 파동을 일으킨 정세균 대표와 12월 노조법을 통과시킨 추미애 환노위원장의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안 최고위원이든 누구든 그렇게 쫀쫀하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명박, 거대 여당과 싸움을 앞두고 똘똘 뭉쳐도 시원찮은데 사감을 개입시켜서야 되겠느냐"고 안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최규식 의원도 "안 최고위원의 소신에서 나온 발언은 존중한다"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거 책임을 묻는 게 국민에게 감동을 줄지, 서로 힘 모아서 과거를 털고 가는 게 국민에게 감동을 줄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세균 대표 등의 사퇴 주장을 편 조 의원에게는 '돈키호테'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문순 의원은 "조 의원이 미디어법 투쟁 당시 열심히 해서 도와준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면 몰라도 같은 당 의원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혀를 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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