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상, 어르신들의 크로마하프 연주
청각장애인도 음악을 나눌 수 있어요
문화예술기획자이긴 하지만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다. 사람들은 종종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미술을 하면 이상하거나 대단히 여기고, 소리를 듣지 못하면 당연히 음악과 거리가 먼 줄을 안다. 기실 나는 중증청각장애인이기에 타인의 소리뿐 아니라 내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
하지만 청각을 완전히 상실하기 전인 9살 이전에 불렀던 산토끼라든가 클레멘타인은 자동적으로 성대가 움직이기에 그다지 음정이 많이 틀리지 않게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어쨌든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는 중증청신경장애인이 되었지만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
내가 직접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하거나 들을 수 없어도 음악을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다. 다른 사람이 직접하는 것을 도울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고, 듣지 못해도 마루판의 진동이나 스피커판의 진동을 손바닥에 대어 몸에 오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도 있다.
문화예술기획자로서 나는 음악교육프로그램을 종종 한다. 작년에는 교정시설 수용자들에게 성악과 합창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이탈리아에 유학 갔다 오신 테너 대학교수님을 섭외해서 교정시설 음악교육을 30회 진행했다.
교육발표에서 나는 교정시설 수용생들의 합창을 듣지 못했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그 분들이 낸 소감문의 한 귀절이 생생히 떠오르면서 가슴이 촉촉히 젖었다. 소감문에서는
"음악이라고 해서 신청을 했지만 대중가요가 아니라서 실망했고 수업시간에 냉담했습니다. 그러나 봄처녀와 어머니를 부르고 가고파를 부르면서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게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이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마음 속에서 나를 위한 자장가를 부르고 자기도 했습니다"란 내용이 있었다.
올해는 나는 실버음악악기연주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노인계층들에게 음악이라고 하면 노래와 국악 등으로만 많이 퍼져 있는데 크로마하프와 밤벨이라는 악기교육을 시도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고 반신반의하던 분들이 돋보기를 끼고 악보를 익혀갔다. 하프줄을 당기는 손가락이 아프거나 하프를 안고 하니 어깨가 아프다고 하는 분들이 계셨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연습에 몰두를 하셨다.
노인특성상 자꾸 전번 주에 배운 것을 까먹는다고 미안해들도 하시는 여린 마음의 할머니들도 30번 이상의 교육을 통해서 '아리랑' '애니로리' '사랑해' 등의 민요와 대중가요도 폼나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지역사회에 공연발표를 할 때 너무 떨리신다던 교육생 어르신들이 지역사회 나누기 공연횟수가 2번 3번 이렇게 반복되자 4번째에는 정말로 공연 자체를 즐기는 웃음을 지으면서 연주를 하셨다. 그리고 해가 바뀐 새해가 되었고 프로그램은 이미 종료되었는데도 연주해주기를 요청하는 지역사회의 바람에 따라 다시 모여서 2월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크로마하프소리가 어떤지 나는 전혀 모른다. 한때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궁금했던 소리는 아이들이 부르는 엄마소리와 나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나를 향한 아이들의 얼굴과 눈빛에서 나는 마음의 색깔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공연을 거듭하면서 어르신들이 연주하면서 짓는 얼굴표정과 몸짓과 하프를 튕기는 손짓에서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읽을 수 있다. 음악소리라든가 악기소리는 꼭 들리는 것만이 모두가 아니다. 마치 그림이 보여주는 현란한 색깔만이 모두가 아니라, 그 색깔들을 진정 돋보기에 하는 것이 캔버스의 하얀 바탕인 것처럼...
새해엔 어떤 음악교육프로그램을 새롭게 기획해볼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요리복을 입고 난타를 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상상이라든가, 아니면 치매노인들이 산타할아버지 복장을 하고 황금핸드벨을 흔들거나 드럼을 치는 등 다양한 상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꿈이 시간의 꾸준한 흐름을 타고 현실이 된다. 꿈을 혼자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귀절처럼...
하지만 청각을 완전히 상실하기 전인 9살 이전에 불렀던 산토끼라든가 클레멘타인은 자동적으로 성대가 움직이기에 그다지 음정이 많이 틀리지 않게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어쨌든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는 중증청신경장애인이 되었지만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
내가 직접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하거나 들을 수 없어도 음악을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다. 다른 사람이 직접하는 것을 도울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고, 듣지 못해도 마루판의 진동이나 스피커판의 진동을 손바닥에 대어 몸에 오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도 있다.
문화예술기획자로서 나는 음악교육프로그램을 종종 한다. 작년에는 교정시설 수용자들에게 성악과 합창음악을 배울 수 있도록 이탈리아에 유학 갔다 오신 테너 대학교수님을 섭외해서 교정시설 음악교육을 30회 진행했다.
교육발표에서 나는 교정시설 수용생들의 합창을 듣지 못했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그 분들이 낸 소감문의 한 귀절이 생생히 떠오르면서 가슴이 촉촉히 젖었다. 소감문에서는
"음악이라고 해서 신청을 했지만 대중가요가 아니라서 실망했고 수업시간에 냉담했습니다. 그러나 봄처녀와 어머니를 부르고 가고파를 부르면서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게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이면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마음 속에서 나를 위한 자장가를 부르고 자기도 했습니다"란 내용이 있었다.
올해는 나는 실버음악악기연주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노인계층들에게 음악이라고 하면 노래와 국악 등으로만 많이 퍼져 있는데 크로마하프와 밤벨이라는 악기교육을 시도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고 반신반의하던 분들이 돋보기를 끼고 악보를 익혀갔다. 하프줄을 당기는 손가락이 아프거나 하프를 안고 하니 어깨가 아프다고 하는 분들이 계셨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연습에 몰두를 하셨다.
▲ 돋보기 끼고악보를 돋보기 끼고 기본음계를 보면서 운지법을 연습하는 어머니들 ⓒ 청노문화교육센터
노인특성상 자꾸 전번 주에 배운 것을 까먹는다고 미안해들도 하시는 여린 마음의 할머니들도 30번 이상의 교육을 통해서 '아리랑' '애니로리' '사랑해' 등의 민요와 대중가요도 폼나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지역사회에 공연발표를 할 때 너무 떨리신다던 교육생 어르신들이 지역사회 나누기 공연횟수가 2번 3번 이렇게 반복되자 4번째에는 정말로 공연 자체를 즐기는 웃음을 지으면서 연주를 하셨다. 그리고 해가 바뀐 새해가 되었고 프로그램은 이미 종료되었는데도 연주해주기를 요청하는 지역사회의 바람에 따라 다시 모여서 2월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 하프연주사진출판기념회. 지역문화센터이 이은 기관안의 자원봉사축제때의 세번 째의 공연사진 이후 2번을 더 공연하였다 ⓒ 청노문화교육센터
크로마하프소리가 어떤지 나는 전혀 모른다. 한때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궁금했던 소리는 아이들이 부르는 엄마소리와 나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나를 향한 아이들의 얼굴과 눈빛에서 나는 마음의 색깔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공연을 거듭하면서 어르신들이 연주하면서 짓는 얼굴표정과 몸짓과 하프를 튕기는 손짓에서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읽을 수 있다. 음악소리라든가 악기소리는 꼭 들리는 것만이 모두가 아니다. 마치 그림이 보여주는 현란한 색깔만이 모두가 아니라, 그 색깔들을 진정 돋보기에 하는 것이 캔버스의 하얀 바탕인 것처럼...
새해엔 어떤 음악교육프로그램을 새롭게 기획해볼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요리복을 입고 난타를 하는 어르신들에 대한 상상이라든가, 아니면 치매노인들이 산타할아버지 복장을 하고 황금핸드벨을 흔들거나 드럼을 치는 등 다양한 상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꿈이 시간의 꾸준한 흐름을 타고 현실이 된다. 꿈을 혼자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귀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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