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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겨울 밤 간식이 필요할 땐...

겨울밤에 즐기는 김치전

등록|2010.01.14 16:00 수정|2010.01.14 16:00
9시쯤 귀가를 한 남편이 TV를 보다가 문득 "뭐 먹을 거 없어?"하고 묻는다. "저녁을 아직 안 먹은 거예요?"하고 묻자 "아니 저녁은 5시 반에 먹었는데... 출출하네~"한다. 평소 같으면 살이 찌네... 늦었네... 어쩌고 할 텐데 나도 약간 배가 고팠던지라 냉장고를 뒤졌다. 겨울 내 먹을 것 같았던 고구마 한 상자도 아이들 방학이라 다 떨어지고 마땅히 먹을 게 없었다.

냉장고를 한참 뒤적거리다 '아하 엄마가 주신 김장 김치가 있었지'하고는 제법 익어 맛이 든 김치를 꺼냈다. 김치전을 부치기 위해서다. 어릴 적 마땅히 먹을 것이 없던 때 김치전보다 더 좋은 간식이 어디 있었던가. 그때는 장독대에 묻어 둔 김치를 엄마가 추운 겨울날 호호 손 불어가며 그릇에 담아 오셨는데 그 김치를 손으로 찢어 주시면 꼬마 시식단이 되어 먹곤 했다. 그때 생각을 하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김치 잘 익은 김치를 도마에 올리거 잘게 썬다. ⓒ 송춘희



부침가루 물에 풀기 부침가루에 물을 풀어 덩어리가 지지 않도록 잘 저어준다. ⓒ 송춘희



김치와 계란을 넣어준다. 풀어진 부침가루에 계란하나와 썰어둔 김치를 넣어 섞는다. ⓒ 송춘희



노릇하게 지지기 잘 달구어진 후라이팬에 올려서 부친다. ⓒ 송춘희



냉장고에서 꺼낸 김치를 도마 위에 가지런히 올리고 썰었다. 부침가루를 물에 풀고 총총 썬 김치를 물기 짜서 넣고 계란도 한 개 넣었다. 기름을 넣고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반북을 올리고 노릇노릇하게 구웠다.

온 집에서는 김치전 냄새가 진동이다. 그렇게 뚝딱 만들어진 김치전 하나와 지난 주 사둔 캔 맥주 한 잔! 남편은 천하를 얻은 듯 싱글벙글이었다. "아니 어느새 이걸 만들었어?"하며 연신 웃었다.

완성된 김치전과 맥주 한 잔 노릇하게 익은 김치전에 맥주 한잔을 곁들인다. ⓒ 송춘희



남편과 나는 어느새 친구가 되어 옛날 이야기며 친구들이야기 추억으로 화제의 꽃을 피우며 기나긴 겨울밤을 보냈다. 추운 겨울날 남편과 대화가 필요할 때, 오늘 저녁 김치전 하나면 맛있는 간식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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