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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사장, 청라 골프장 관련 행동 도마 위

인천일보노조 "사장이 특정 주주 이익만 대변" 주장

등록|2010.01.20 15:19 수정|2010.01.20 15:19

▲ 인천 중구 항동 소재 인천일보 본사 ⓒ 한만송

인천일보사 박민서 사장이 인천 청라지구 '베어즈 베틀' 골프장 개발 사업과 관련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공문을 보내 '접수된 골프장 빌리지 분양 승인 신청서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07년 맥퀘리와 롯데건설, 삼성에버랜드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설립한 '(주)블루아일랜드개발'는 이 청라 골프장 개발 사업을 승인받았고, 시공사로 선정된 롯데건설이 2008년 4월 착공해 공사 중이다. 총사업비 5315억원을 투자해 청라지구 1․2블럭 150만㎡ 부지에 27홀의 코스로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200∼230㎡ 규모의 골프 빌리지 200가구를 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하고 있다.

인천일보사는 (주)블루아일랜드개발의 지분 9%를 소유하고 있으며, 주주 간 협약에 따라 향후 63%까지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일보사는 2008년 5월 (주)블루아일랜드개발 국내 투자자 중 롯데와 KCC의 주식을 인수해 현재 국내 투자자 중 가장 높은 지분(18%)을 소유하고 있다.

논란은 인천일보사 최대 주주인 A건설이 청라 골프장 개발 사업을 놓고 롯데건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A건설이 이 마찰에 인천일보사를 끌어들이면서 발생했다.

인천지역 최대 언론사라고 할 수 있는 인천일보사 명의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공문을 보내 청라 골프장 빌리지 200가구의 분양 승인을 연기해 달라고 이달 초 요청한 것이 문제의 발단. 인천일보사는 공문을 통해 "지분권자로서 사업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 분양 승인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압력 등은 전혀 없었으며 인천일보사도 이 사업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지분권자로서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일보사 박민서 사장은 <인천뉴스>와 인터뷰에서 "본인은 주주들의 이익뿐 아니라, 인천일보사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주주인 만큼 회사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그런 일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인천일보지부는 20일 성명을 통해 "특정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행위로서 정상적인 경영 행위로는 볼 수 없다"며 "언론을 등에 지고 특정 주주의 이익만을 대변해주는 무능한 경영진은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문이 경제자유구역청에 압력을 가하려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박 사장만이 정상적인 경영행위였다라고 주장한다"면서 "정상적 경영행위가 되려면, 골프장사업 참여 업체 중 굳이 인천일보사 이름으로 경제자유구역청에 공문을 보낸 이유를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 컨소시엄 업체들 간에 이 문제가 논의됐는지, 인천일보사 의결기관인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논의됐는지도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사장은 지난해 10월 중순 '청라 골프장 조성공사에 시공사가 값싼 골재를 값비싼 골재인 것처럼 꾸며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내용의 B언론사 의혹 제기 기사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인천언론인클럽과 인천시청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하지만 인천언론인클럽 관계자는 "언론인클럽에서는 그런 풀(full) 기사를 돌리지 않았다"며 "풀 기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이 B언론사 보도로 인해 검찰과 경찰 수사를 받았고, 현재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B언론사 해당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해당 기사는 인터넷에서 삭제된 상태다. 또한 검찰의 현장조사에서 B언론사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건설과 롯데건설은 청라 골프장 사업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하고 있고, 사실 여부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A건설이 <인천일보>를 통해 유사하게 나가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관계자는 "언론 남용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면서, 경영진 사퇴를 요구했다. 인천일보지부는 대자보와 성명서 등을 통한 대내외 여론전을 펼칠 방침이며 지역 시민사회와 연대해 대응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인천일보 노사 갈등은 1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노조가 지난해 12월 23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받아들여 단체협약 쟁점사항을 잠정 합의해 노사 갈등이 끝나는 듯했지만, 이 문제 등으로 인해 노사 갈등은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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