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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공무원 박중훈이 한지를 만든다?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전주서 크랭크인

등록|2010.01.20 17:49 수정|2010.01.20 17:49

▲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가 20일 전주시청에서 촬영에 돌입했다. ⓒ 김상기




세계적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이자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박중훈과 강수연이 주연을 맡은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가 20일 전주시청에서 첫 촬영에 돌입했다.

2008년 전주시 시나리오 개발지원사업의 결과물인 이번 작품을 위해 임권택 감독은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주 지역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직접 둘러보고 한지 장인 및 한지 관련 종사자들과 만나며 작품을 준비해왔다. 그로인해 작품 전체 분량의 80% 정도는 전주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첫 촬영 장면은 천년동안 변치 않는 한지를 복원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전주시청 소속 7급 공무원의 역할을 맡은 박중훈이 임명장을 받는 장면이었다. 특별히 송하진 전주시장과 전주시청 300여명의 공무원들이 카메오로 출연, 임권택 감독의 열정적인 작업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영화의 성공적 촬영을 기원하는 고사가 이날 오후 4시부터 전주시청에서 간단하게 진행됐는데, 이 자리에는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박중훈, 강수연을 비롯해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강우석 감독,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유인택 아시아문화기술투자 대표, 배우 안성기와 예지원 등 여러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조선왕조실록은 임진왜란 때 모두 불에 타버리고 유일하게 전주사고 보관본만이 남게 된다. 이 실록을 전통 한지로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야기인 <달빛 길어올리기>는 종이가 사라져가는 현 시대에서, 이젠 전설이 돼버린 천년을 가는 최고 종이를 재현하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임권택 감독은 "이번 영화에 조상의 지혜가 함축된 우리의 귀한 사물들과 평생 몸으로 배워 후대에게 알려주는 장인들의 모습을 충실히 담아낼 것"이라며 "전통 한지가 한 겨울 차가운 물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재현하기 위해 겨울에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계획대로 촬영이 진행될 경우 올 상반기 안에 작품을 완성, 영화제 기간에 상영한다는 입장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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