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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방송 세종시 토론회, 박형준 수석 '독무대'

방송시간 70% 찬성론자에게 할애... 편파방송 논란

등록|2010.01.22 21:40 수정|2010.01.22 23:58

▲ 대전방송(TJB) 토론 프로그램 '좋은세상 열린토론' 다시보기 화면 캡처. ⓒ TJB


국무총리실이 세종시 논란 토론방송에 대본을 제시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대전의 한 방송사가 편파적인 토론회를 개최해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방송가에서는 '청와대 측의 관여'를 의심하고 있다.    

<대전방송>(TJB)은 지난 17일 오전 7시 5분부터 8시까지 55분 동안 <좋은 세상 열린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 논란에 대한 토론을 녹화 방송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토론자의 구성에서부터 편파시비를 샀다. 이날 토론회는 대전대 박광기 교수의 사회로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한금태 대전 1.2공단 산업단지협회장, 박종호 청주대 명예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3명 중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한금태 회장 등 2명이 세종시 수정안 찬성입장에서 토론을 벌인 반면 수정안 반대 입장은 박종호 교수혼자만이 나선 것.

이같은 편파적인 토론자 구성은 실제 토론과정에서도 재현됐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는 박 정무수석의 사실상 독무대 형태로 방송이 진행된 것.

2:1 불균형 토론에 시간마저 편파적

박 정무수석은 시작부터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5분여에 걸쳐 직접 설명하며 "부처분할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토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춘 안"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방송 측에서는 박 정무수석이 세종시 수정안을 설명하는 동안 각 기업별 세종시이전계열사 명단 등 '세종시 발전방안'을 정리한 자료화면으로 내보냈다.

토론자별 발언시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오마이뉴스> 분석결과 박 정무수석은 방송시간 동안 모두 28분(11차례 발언)을 사용했다. 이는 총 55분 방송시간의 절반이 넘는 분량이다. 함께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론을 펼친 한 회장이 모두 10분(4차례 발언) 정도를 사용했다. 사회자 발언시간을 제외하고도 찬성론을 펼친 두 사람이 총 방송시간의 약 70%(38분)에 해당하는 시간을 사용한 셈이다.

반면 세종시수정론에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박 교수의 경우 마무리발언을 합쳐 12분(5차례)에 불과했다.

▲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대전방송(TJB) 토론 프로그램 '좋은세상 열린토론' 다시보기 화면 캡처. ⓒ TJB


청와대 개입 의혹... 방송사 측 "황당무계한 얘기"

이에 대해 지역방송가에서는 '청와대 홍보문건 논란'을 예로 들며 청와대 측이 토론자 구성과 진행방식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토론프로그램의 특성상 방송사 사장과 제작진만이 진위를 알 수 있는 것이어서 자세한 내막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해당 토론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오규 PD는 "(청와대 측의압력 주장은)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그는 "오마이뉴스 기자와는 더 얘기하기 싫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박 정무수석은 이날 토론회에서 "행정도시건설은 정치논리로 시작된 것으로 행정기관 세종시이전은 정치권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수정안은 충청권의 이익과 나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행정부처를 분열하면 조직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기형적인 형국이 올 것"이라며 "(행정기관 이전이라는) 대못을 뽑지 않으면 국가가 그늘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국무총리실은 정운찬 총리가 참여하기로 돼 있던 대전방송 등 대전충남 지역방송 3사가 공동 기획한 토론회에 대본을 전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전방송>은 지역 민영방송으로 대전과 충남을 비롯 충북 일부지역에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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