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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을 자극하는 맛을 느끼려거든 줄을 서시오!

[맛집] 푸짐한 황해해물칼국수가 1인분에 6천원

등록|2010.01.25 13:33 수정|2010.01.25 13:33

▲ 오동통한 가리비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환상적이다. ⓒ 조정숙



며칠 전 머리도 식힐 겸 겨울바닷가를 걷고 싶었다. 인천대교를 건너 제방도로를 따라 을왕리해수욕장을 향해 가던 중 무의도 선착장을 좌측에 끼고 지나 200여m쯤 지났을까? 허름한 음식점 앞에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줄을 서서 뭔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 다가가 물어봤더니 해물칼국수를 먹기 위해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했다.

대체 얼마나 맛이 있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나 궁금하여 먹어볼까 하고 줄을 섰다가 너무 추워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주말을 이용하여 그곳을 다시 찾아갔다. 이른 시간에 도착하면 설마 지난번처럼 기다리지는 않겠지 하는 마음에 부지런을 떤 것이다. 음식점에 도착한 시간이 9시쯤이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장사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어쩌나 하고 가게 문을 열고 영업 시작했는지 물어봤더니 들어오라며 따뜻한 곳으로 안내한다. 가게 안에는 벌써 한 가족이 도착하여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추가 주문한 싱싱한 산낙지를 해물갈국수에 넣기 위해 그릇에 담고 있다. ⓒ 조정숙




처음에는 작은 구멍가게를 하면서 조개구이와 해물칼국수를 팔았다.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가정집을 개조하여 지금처럼 넓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장사를 시작한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입구는 예전 모습 그대로라서 허름하기 그지 없다.

▲ 박상현씨(46) 가족 7시 50분쯤 가족들과 함께 평촌에서 출발해서왔는데. 이곳에 오니 9시쯤 되었다고 한다.. ⓒ 조정숙



-"어디서 이렇게 이른 아침에 찾아오셨나요?"
박상현씨(46) : "7시 50분쯤 가족들과 함께 평촌에서 출발해서 왔어요. 이곳에 오니 9시쯤 되었네요. 일찍 문을 열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이른 시간에 영업을 시작해서 다행이에요. 지난번에 인천대교가 개통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를 모시고 왔어요.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세계에서 7번째로 긴 다리라는 것을 알고 구경도 시켜 드릴 겸 왔다가 이곳까지 오게 되었죠. 지나가던 중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 저도 기다리게 되었어요. 해물칼국수 맛이 다 그렇겠지 하고 생각했죠.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해물칼국수를 먹게 되었는데 입안에서 착 감기는 맛이 깔끔하면서 정말 맛있더군요. 그래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오게 되었답니다."

아내인 문혁주(45)씨와 두 아들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다른 집보다 해물 종류도 다양하고 우선 조개나 각종 해물들이 싱싱해서 맛있네요. 특히 새콤하게 익은 깍두기가 칼국수와 어우러져 그 맛이 환상적입니다. 선택 사항에 전복과 산낙지가 있어요. 저희는 산낙지를 추가로 칼국수에 넣어 달라고 주문했는데 낙지가 부드럽고 쫄깃쫄깃하여 맛있네요. 흔히 먹어봤던 다른 칼국수 집과는 차별화된 느낌이에요."

▲ 가리비와 각종 해물이 듬뿍 들어 있는 황해해물칼국수 ⓒ 조정숙




▲ 반찬은 배추김치와 깍두기 달랑 두가지다. ⓒ 조정숙



입안에서 톡 터지며 씹히는 전복의 쫄깃함과 전복내장의 향이 끝내줘요


대화가 오가던 중 전복을 추가로 넣어 달라고 주문했던 해물칼국수가 나왔다. 쫄깃한 면발과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전복과 가리비, 홍합, 바지락, 새우 각종 해물이 들어있는 칼국수가 입 안 가득 침이 고이며 입맛을 당기게 한다. 반찬은 배추김치와 깍두기 달랑 두 가지다. 매콤한 삭힌 고추가 함께 나오는데 취향에 따라 칼국수와 함께 섞어 먹으면 된다. 좀 특별한 것이 있다면 접시에 초고추장을 따로 주는 것이 아니라 가리비 껍질에 초고추장을 따라 해물을 찍어 먹는 것이다. 감각도 있고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싱싱한 해물이 입 안 가득 터지는 순간 오감을 자극한다. 이른 새벽 인천대교 일출을 담기 위해 추위에 얼었던 온 몸이 사르르 녹는다. 구름에 가려 멋진 일출은 담지 못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먹는 즐거움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양도 푸짐하여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는다. 배가 부르지만 자꾸만 젓가락이 가는 황해해물칼국수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가게 앞에서 살아 있는 싱싱한 해물을 주인아저씨가 직접 세척하고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손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각종 싱싱한 해물을 깨끗하게 씻고 있는 주인 아저씨. ⓒ 조정숙



▲ 아직 오전 10시가 되지 않았는데 가게 안은 손님들이 가득하다. ⓒ 조정숙



▲ 허름한 가게지만 입소문을 통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오전 10시인데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 조정숙



오전10시쯤 되어가자 벌써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밖으로 나오자 하나둘 기다리는 모습들이 보인다. 주말에는 하루에 1천5백 명가량이 다녀가는데 전화예약은 안된다고 한다. 오는 순서대로 줄을 서야 칼국수 맛을 볼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하여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데 늦어도 오후 6시30분까지는 이곳에 도착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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