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해법을 위한 콜럼버스의 달걀
[주장] 세종시 백지화하고 세종 글로벌파크를 만들자!
세종시는 아무리 명분이 좋았다 해도 2002년 대선 당시 충청표를 의식한 공약이었던 측면이 강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선거 당시 모든 공약은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선거를 통하여 국가의 대계를 결정하는 과정도 자연스럽기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은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으로 국민적 추인을 받았던 것이다.
지역대결이 확연한 우리의 대선은 언제나 충청표가 캐스팅보드를 한다고 믿고 있고 일정 정도 사실이다.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정책기조였고 이를 위해 행정수도 이전은 계획되었다. 양수겸장으로 충청표를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명분과 실리가 어우러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헌재 또한 관습헌법이라는 희대의 기준으로 위헌 판결을 했다. 헌재의 판결대로면 우리의 수도는 영원히 서울이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노무현 정부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어 수정안인 행정복합도시, 일명 행복도시 특별법을 제출하고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다. 9부 2처가 이전하고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는 1차 수정안인 행복도시는 부지매입과 실시설계를 진행하는 중에 18대 대선을 맞이한다.
또 다시 충청표가 그리운 시절이 되었다. 모든 후보가 행복도시 원안 추진을 외쳤다. 그러나 행복도시, 혁신도시, 공기업 지방 이전 등 노무현 정부의 분산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정반대 일 수밖에 없었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추진하면 '나라가 거덜 난다'는 확신을 서슴없이 보이게 되었다. 당선 후 충청표라는 실리보다 국가의 대계가 더 중요하다는 충정어린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종시는 교육, 과학, 첨단, 미래도시로 2차 수정안이 나오게 되었다. 국회의 입법 절차를 남겨두고 여기저기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 민주, 자유선진이 써가는 정쟁의 삼국지에 한나라 내부의 친이, 친박의 싸움까지 세종시는 한국 정치의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이제는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원안이 아니라면 1차 수정안이든 2차 수정안이든 조삼모사에 불과한 퇴색된 신도시 정책이 되어 버린 게 현실이다.
그러면 각 정파의 입장은 어떤가? 한나라당은 행정비효율을 명분으로 행정부처의 이전 불가를 고수하고 있고 그 대신 충청인들을 위해 더 좋은 세종시를 안겨주겠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부처이전 반대를 사실상 더 크게 의식했던 것이고 집중이 가지는 생산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보는 정책철학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에 수도권 일부만 찬성하고 전국적 반발을 사게 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혁신도시 예정지, 영남, 호남은 물론 수도권 소재 기업 이전 예정지까지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기 당권과 대권을 위한 당내 암투까지 겹쳐 충청표를 놓고 복잡한 계산에 몰입되어 있다.
민주당을 보자. 민주당은 무조건 원안 고수다. 수정안은 이명박 정권의 대 충청인 사기극이라고 수위를 높이고 신뢰할 수 없는 정권, 신뢰할 수 없는 대통령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민주당과는 약간 다른 충청인의 대변자를 자임하며 실리를 챙기고 있다. 지방선거, 총선, 20대 대선까지 세종시는 각 정파의 명분과 실리를 위해 좋은 먹잇감이 되어버렸다.
세종시는 세워지기도 전에 이전투구로 우리의 모든 에너지를 소모할지도 모르는 참으로 기막힌 정책이 되어버렸다. 엄밀히 말해 행정수도 이전이 폐기된 마당에 원안은 애초부터 없었다. 두 개의 수정안이 원안과 수정안이라는 역할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엄청난 국가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는 세종시 해법의 묘안은 없을까?
먼저 충청인의 입장에 서보자. 충청인들은 대선 때만 되면 마치 대목 장 서듯 충청표를 의식한 공약이 무엇일까? 정치권은 늘 이런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게 되었다. 영·호남 구도에서 절묘하게 실리를 챙기는 JP스러운 정치 풍토에 충청인은 물론, 온 국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의 공인된 정치 공학이 되었다. 그러나 내가 만난 의식 있는 한 충청인은 세종시를 둘러싼 끝간데 없는 논쟁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사실 충청도 사람은 자존심이 상합니다. 그들이 수도이전 한다. 행복도시한다. 이젠 수정안이다 뭐다 하면서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정쟁의 제물로 삼고 있거든요. 충청인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 거지요. 우리가 늘 이런 대접만 받는 이유가 지역정치의 폐해 아니겠어요? 다 그만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에겐 삼 세 번이라는 말이 있다. 두 번 수정했으면 한 번 더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삼 세 번 은 마치 널뛰기처럼 양 극단을 한 번씩 오가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리를 말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세종시 1,2차 수정안은 정쟁의 도구를 벗어날 수 없고 어느 것도 실패한 정책으로 끝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삼 세 번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미 부지 매입을 끝냈고 세종시라는 이름도 지어졌다. 여기에 부처 이전의 행복도시도 자족기능의 교육, 과학 도시도 아닌 다른 프로젝트는 없을까? 세종시는 꼭 1,2차 수정안만을 위한 것이라는 법이 있었던가?
지금까지 원안과 1,2차 수정안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공간을 창조할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다. 세종이 누구인가? 한글을 창제하고 우리 민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성군이 아닌가? IT와 최첨단 과학의 시대, 그러나 환경파괴와 절제되지 못한 인간의 탐욕이 새로운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할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세종이 오늘을 산다면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미 마련된 부지에 도시를 만들지 말고 이 시대를 웅변하는 테마파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세종시 부지에 미래 한반도를 그려 보는 것이다. 그야말로 녹색공간에 8도관을 두고 미래의 통일국가 모형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글과 과학과 기술과 휴머니즘과 한반도가 웅변하는 인류적 가치를 보여주는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정파가 정권을 잡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장기적 프로젝트로 하여야 한다. 8도관은 각 지자체가 운영하면 된다. 그리고 내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이 찾을 수 있는 상설 박람회장을 만드는 것이다.
세계의 석학들이 지금 '한국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굳이 석학이 아니라도 솔직히 말하면 모든 면에서 한국은 위기이다. 세종시는 그 산물이다. 그리고 그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가 절박하지도 않은 신도시 문제로 이렇게 국력을 낭비하는 것은 어리석고 어리석은 일이다. 한국인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함께 꿈꾸는 공간으로, 세계인은 한반도를 통하여 지구의 미래를 함께 약속할 수 있는 꿈이 있는 테마파크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다.
아마 세종시를 만드는 재원의 반도 안 들어도 훌륭한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정치를 끝내는 상징적 합의도 되며 진정 충청인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원안, 1차, 2차 수정안을 폐기하고 세종파크로 갈 것을 제안한다. 이제 국민은 세종시의 정치적 계산을 모두 알고 있다. 이쯤에서 세종시 해법의 컬럼부스 달걀이 필요하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의 솔직한 우국충정을 기대해 본다.
지역대결이 확연한 우리의 대선은 언제나 충청표가 캐스팅보드를 한다고 믿고 있고 일정 정도 사실이다.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노무현 정부의 정책기조였고 이를 위해 행정수도 이전은 계획되었다. 양수겸장으로 충청표를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명분과 실리가 어우러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헌재 또한 관습헌법이라는 희대의 기준으로 위헌 판결을 했다. 헌재의 판결대로면 우리의 수도는 영원히 서울이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노무현 정부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어 수정안인 행정복합도시, 일명 행복도시 특별법을 제출하고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다. 9부 2처가 이전하고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는 1차 수정안인 행복도시는 부지매입과 실시설계를 진행하는 중에 18대 대선을 맞이한다.
또 다시 충청표가 그리운 시절이 되었다. 모든 후보가 행복도시 원안 추진을 외쳤다. 그러나 행복도시, 혁신도시, 공기업 지방 이전 등 노무현 정부의 분산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정반대 일 수밖에 없었고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추진하면 '나라가 거덜 난다'는 확신을 서슴없이 보이게 되었다. 당선 후 충청표라는 실리보다 국가의 대계가 더 중요하다는 충정어린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종시는 교육, 과학, 첨단, 미래도시로 2차 수정안이 나오게 되었다. 국회의 입법 절차를 남겨두고 여기저기서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 민주, 자유선진이 써가는 정쟁의 삼국지에 한나라 내부의 친이, 친박의 싸움까지 세종시는 한국 정치의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이제는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노무현 정부의 원안이 아니라면 1차 수정안이든 2차 수정안이든 조삼모사에 불과한 퇴색된 신도시 정책이 되어 버린 게 현실이다.
그러면 각 정파의 입장은 어떤가? 한나라당은 행정비효율을 명분으로 행정부처의 이전 불가를 고수하고 있고 그 대신 충청인들을 위해 더 좋은 세종시를 안겨주겠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부처이전 반대를 사실상 더 크게 의식했던 것이고 집중이 가지는 생산성을 더 가치 있게 바라보는 정책철학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에 수도권 일부만 찬성하고 전국적 반발을 사게 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혁신도시 예정지, 영남, 호남은 물론 수도권 소재 기업 이전 예정지까지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기 당권과 대권을 위한 당내 암투까지 겹쳐 충청표를 놓고 복잡한 계산에 몰입되어 있다.
민주당을 보자. 민주당은 무조건 원안 고수다. 수정안은 이명박 정권의 대 충청인 사기극이라고 수위를 높이고 신뢰할 수 없는 정권, 신뢰할 수 없는 대통령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민주당과는 약간 다른 충청인의 대변자를 자임하며 실리를 챙기고 있다. 지방선거, 총선, 20대 대선까지 세종시는 각 정파의 명분과 실리를 위해 좋은 먹잇감이 되어버렸다.
세종시는 세워지기도 전에 이전투구로 우리의 모든 에너지를 소모할지도 모르는 참으로 기막힌 정책이 되어버렸다. 엄밀히 말해 행정수도 이전이 폐기된 마당에 원안은 애초부터 없었다. 두 개의 수정안이 원안과 수정안이라는 역할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엄청난 국가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는 세종시 해법의 묘안은 없을까?
먼저 충청인의 입장에 서보자. 충청인들은 대선 때만 되면 마치 대목 장 서듯 충청표를 의식한 공약이 무엇일까? 정치권은 늘 이런 생각을 습관적으로 하게 되었다. 영·호남 구도에서 절묘하게 실리를 챙기는 JP스러운 정치 풍토에 충청인은 물론, 온 국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의 공인된 정치 공학이 되었다. 그러나 내가 만난 의식 있는 한 충청인은 세종시를 둘러싼 끝간데 없는 논쟁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사실 충청도 사람은 자존심이 상합니다. 그들이 수도이전 한다. 행복도시한다. 이젠 수정안이다 뭐다 하면서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정쟁의 제물로 삼고 있거든요. 충청인들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 거지요. 우리가 늘 이런 대접만 받는 이유가 지역정치의 폐해 아니겠어요? 다 그만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에겐 삼 세 번이라는 말이 있다. 두 번 수정했으면 한 번 더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삼 세 번 은 마치 널뛰기처럼 양 극단을 한 번씩 오가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리를 말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세종시 1,2차 수정안은 정쟁의 도구를 벗어날 수 없고 어느 것도 실패한 정책으로 끝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삼 세 번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미 부지 매입을 끝냈고 세종시라는 이름도 지어졌다. 여기에 부처 이전의 행복도시도 자족기능의 교육, 과학 도시도 아닌 다른 프로젝트는 없을까? 세종시는 꼭 1,2차 수정안만을 위한 것이라는 법이 있었던가?
이미 마련된 부지에 도시를 만들지 말고 이 시대를 웅변하는 테마파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세종시 부지에 미래 한반도를 그려 보는 것이다. 그야말로 녹색공간에 8도관을 두고 미래의 통일국가 모형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글과 과학과 기술과 휴머니즘과 한반도가 웅변하는 인류적 가치를 보여주는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정파가 정권을 잡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장기적 프로젝트로 하여야 한다. 8도관은 각 지자체가 운영하면 된다. 그리고 내국인은 물론 전 세계인이 찾을 수 있는 상설 박람회장을 만드는 것이다.
세계의 석학들이 지금 '한국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굳이 석학이 아니라도 솔직히 말하면 모든 면에서 한국은 위기이다. 세종시는 그 산물이다. 그리고 그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가 절박하지도 않은 신도시 문제로 이렇게 국력을 낭비하는 것은 어리석고 어리석은 일이다. 한국인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함께 꿈꾸는 공간으로, 세계인은 한반도를 통하여 지구의 미래를 함께 약속할 수 있는 꿈이 있는 테마파크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다.
아마 세종시를 만드는 재원의 반도 안 들어도 훌륭한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정치를 끝내는 상징적 합의도 되며 진정 충청인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원안, 1차, 2차 수정안을 폐기하고 세종파크로 갈 것을 제안한다. 이제 국민은 세종시의 정치적 계산을 모두 알고 있다. 이쯤에서 세종시 해법의 컬럼부스 달걀이 필요하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의 솔직한 우국충정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철우 기자는 전 국회의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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