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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준수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 화려한 데뷔

자유 갈망하는 천재음악가 완벽 변신 ... 작곡가 르베이도 열연 극찬

등록|2010.01.27 15:58 수정|2010.02.01 14:03

<모차르트!>로 뮤지컬 데뷔한 시아준수시아준수는 <모차르트!>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섬세하고 미려한 안무와 화음으로 객석을 매료시켰다.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회차 전석매진'이라는 기염을 토해낸 동방신기 시아준수가 뮤지컬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시아준수는 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기대이상의 열연을 펼치며 자유를 갈망하는 천재음악가의 삶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볼프강 모차르트' 역을 맡은 시아준수는 첫 뮤지컬 무대 도전임에도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으로 신이 세상에 내린 음악신동 모차르트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공연을 목전에 둔 지난 18일 바이러스 감염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지만, 시종 자신 있는 표정으로 공연에 임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아준수는 이 작품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섬세하고 미려한 안무와 화음으로 객석을 매료시켰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로 변신한 그는 마치 수 세기 전 모차르트가 끝없는 우주의 음악을 펜 끝으로 작곡했듯, 자신의 달란트로 무대를 오선지 삼아 종횡무진 누볐다.

때론 고뇌에 찬 모습으로, 때론 절규하는 외침으로, 때론 심장까지 울리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자유를 애원하며 터져 나온 그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어느새 객석의 숨소리까지 흡입했다.

피아노 연주장면은 손가락의 터치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표현되었으며,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다른 배우들의 화성과 교차되며 묘한 조화를 빚어냈다. 다양한 음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고난이도의 노래를 깔끔하게 소화한 그는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손색없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교과서 속 모차르트의 모습이 아닌, 재기발랄하고 엉뚱한 천재음악가의 갈등과 이상 그리고 현실을 자신의 느낌을 담아 새롭게 창작하고 투영시켰다. 온 몸 가득 토해내는 시아준수의 열정은 무대 곳곳에 땀방울이 되어 그대로 녹아 내렸다. 제작사 측이 왜 그를 타이틀롤로 캐스팅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아준수는 작품에 임하며 "천재적인 음악성만큼 자유를 꿈꾸고 낭만을 추구하는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 사랑에 대한 넘치는 열정이 사람들로 하여금 시기와 질투를 불러낸다. 천재이기에 행복하고 천재이기에 불행한 나의 모차르트!"라며 의욕을 비치기도 했다.

시아준수는 이 공연을 통해 그간 뮤지컬 무대에 도전했던 가수 출신 연예인 그 누구보다 어려운 작품을 가장 훌륭하게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연기력, 가창력 등 아이돌 가수의 한계를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연예활동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넓힐 수 있게 되었다. 

이날 140분 동안의 공연이 막을 내리자 3,022석의 객석을 모두 메운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뮤지컬 배우로 새 옷을 갈아입은 시아준수에게 아낌없는 환호와 갈채를 보냈다. 시아준수도 손을 들어 팬들의 따뜻한 격려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미소 지었다.

공연을 지켜본 작곡가 실베스타 르베이는 두 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만족감을 나타내고, 대기실을 찾아 시아준수를 직접 격려했다. 주변의 관계자들 역시 "그의 예술적 역량이 어디까지 인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흡족한 반응이었다.

한편, 이날 공연장 주변에는 암표상이 등장해 시아준수의 인기를 실감케 했으며, 객석에는 일본인 팬들이 상당수 자리를 차지했다. 또 믹키유천, 영웅재중 등 동방신기 멤버들이 현장을 찾아 시아준수의 뮤지컬 데뷔 무대를 지켜보고 응원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이자 세계적인 극작가로 유명한 미하엘 쿤체가 대본과 작사를 맡아 짧지만 굴곡 많았던 모차르트의 인생을 의지의 주체인 볼프강(Wolfgang)과 재능의 근간인 아마데(Amade)로 분리시켜 천재 음악가의 인생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동적 갈등구조로 풀어나간 작품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 <아마데우스>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라이벌이자 그의 재능을 질투하는 살리에르에게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뮤지컬 <모차르트!>는 인간 모차르트의 사랑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탄탄한 스토리 구조에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뮤지컬로 더욱 관심을 모은 이 작품은 화려한 연출과 함께 한 편의 명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움과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 디자인 등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500여벌의 형형색색의 의상, 당시를 고증하는 가발과 가면, 소품 등은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더 높여준다.

또한 유럽의 고전 의상을 입고 있는 모든 배우들과 상반되게 현대의 상징인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의 모차르트 의상과 레게머리는 록과 재즈 등 현대적인 음악과 함께 인간 모차르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작곡가 실베스타 르베이로부터 "모차르트 초연 이후 이렇게 완벽한 콘스탄체는 처음 보았다"는 찬사를 들은 정선아와 아버지 레오폴트 역의 서범석, 콜로레도 역을 맡은 민영기 등 뮤지컬 스타들의 호연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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