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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청 "호랑이 관리는 우리 책임 아니다"

호랑이 '지하주차장 퇴근' 해명... 공무원들 "지하주차장에 있는 날 많다"

등록|2010.01.28 13:27 수정|2010.01.28 13:27

▲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 '호랑이 특별 기획전 - 살아있는 새끼 호랑이 체험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생후 8개월 된 아기 호랑이가 투명아크릴(가로 3.5미터, 세로 2미터)로 제작된 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 권우성


노원구청이 전시하고 있는 생후 8개월 된 호랑이 두 마리가 저녁과 밤에도 넓은 우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청 지하주차장 트럭에 갇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노원구청은 "호랑이 관리는 우리 업무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청 쪽은 "호랑이 전시는 전문 업체에 의뢰해 하는 행사이고, 호랑이 관리 역시 그쪽 담당이다"며 "전시된 후 '호랑이가 퇴근'하면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우리가 간여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호랑이 전시 주무부서인 노원구청 총무과의 김후근 팀장은 28일 "동물 전시 업체인 '쥬쥬동산'과 작년 여름에 계약을 했고, 행사는 우리 구청에서 열리고 있지만 호랑이 관리에 대해서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27일 저녁 사육사에게 '눈이 와서 호랑이를 지하에 두겠다'는 이야기를 보고 받았다"며 "호랑이가 또 언제 지하주차장에서 밤을 보냈는지 구청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김 팀장은 "우리도 호랑이가 저녁을 어디서 보내는지 모르고,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온다는 것만 전해 들었다"며 "호랑이의 보금자리를 확인하는 것은 우리 구청의 권한이 아닌 만큼, 앞으로도 특별한 '사고'가 없는 한 확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노원구청 호랑이 전시를 담당하고 있는 '쥬쥬동산'의 한 사육사 역시 "호랑이가 퇴근 후 어디로 가는지 우리가 밝힐 의무는 없다"며 "다만 어제(27일)처럼 눈이나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호랑이를 지하주차장에 재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원구청에 근무하는 다수의 공무원들은 "호랑이가 돌아가지 않고 지하주차장에 있는 날이 많아 따로 보금자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노원구청과 '쥬쥬동산'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모처에서 밤을 보낸다"고 밝힐 뿐 다른 언급은 피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면 '쥬쥬동산'의 본사는 경북 구미시 지산동으로 돼 있다.

노원구청 쪽은 "논란이 커져 논의는 해보겠지만, 아직 호랑이 전시를 접을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 노원구청 지하주차장에 있는 트럭 창문을 통해 본 아기호랑이. 전기난로가 앞에 놓여 있다. ⓒ 박상규


▲ 28일 오전 서울 노원구청 1층 로비에서 '호랑이 특별 기획전 - 살아있는 새끼 호랑이 체험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생후 8개월 된 호랑이 '강호'와 '범호'가 투명아크릴(가로 3.5미터, 세로 2미터)로 제작된 전시관에 전시돼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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