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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100층 청사 TF팀 구성... 강행 의지

시민단체 등 "지금 사전 선거 운동?"... 안양시 "창조적 파괴"

등록|2010.01.30 18:57 수정|2010.01.30 19:21

▲ 투시도 ⓒ 안양시



100층 높이 복합 청사(일명 스카이 타워) 논란이 안양지역 정가와 시민사회로 뜨겁게 번지고 있다. 그러나 안양시는 예정대로 29일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등 사업을 계속 강행할 것으로 보여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안양시는 기획경제국장을 단장으로 6급 팀장 1명과 7급 행정직 1명, 기술직 1명으로 TF팀을 구성했다. TF팀은 2월 1일 발족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안양참시민희망연대와 안양자치연구소, 안양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안양시민광장, 민족문제연구소 경기본부, 국민참여당 안양지역위원회는 공동으로 "시장님, 지금 사전 선거운동 하십니까?"란 제목의 성명서를 29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100층짜리 청사 신축 계획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현실성 없는 장밋빛 공약"이라며 "안양시장은 신청사 건립 계획을 즉시 철회하고 안양시민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안양YMCA, 안양군포의왕환경련 등 지역 11개 시민단체 협의체인 안양시민단체협의회는 28일 오후 논평을 통해 "시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대 사안임에도 의견수렴 과정도 없었으며, 발표시점도 적절치 않으며, 100층 건물은 반생태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안양시가 직면한 재정위기, 도시 성장의 한계점에 도달한 점, 가용부지의 부족, 시청사의 권위적 이미지, 비효율 등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연구 및 의견수렴 과정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종태 2010 매니페스토 정책포럼 대표는 "현실성 없는 밀실 공상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현 시장의 '섬김행정'이 허구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MB식 토목 건설 행정으로 안양미래를 담보할 수 없으며 청사를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선거 사기극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대호 민주당 안양시장 출마 예정자도 "14년밖에 안 된 시청을 헐겠다는 것에 대다수 시민들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탁상행정, 졸속 발표를 거두고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은 절차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안양시 위원회 이시내 부위원장은 "실현 가능성을 따져 보기 이전에, 이런 중대한 발표를 하기 전 시의회나 시민들과 의견 교환 한번 없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이런 행정 때문에 지방자치 발전이 더디다"라고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밝혔다.

안양시, 사업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 내비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안양시도 급히 입장을 발표했다. 안양시는 "(가칭) 스카이 타워 건립계획은 호화 청사와는 개념이 다르고 '100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건축법상 100층 이상도 가능한 금싸라기 땅을 청사부지라는 이유로 놀리고만 있을 수 없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어 "창조적 파괴를 통해 더 큰 이익과 미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 길을 선택해야 한다"며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1월 28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위해 안양시 청사 부지에 100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초고층 빌딩에는 시청과 시의회, 동안구청 그리고 컨벤션 센터, 호텔 같은 문화 시설도 입주시킨다고 한다. 총 2조2349억 원(토지 7349억원, 건축비 1조5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사업비는 국내외 민간자본으로 충당하고 2013년에 착공해 2018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안양시는 땅만 대고 빌딩은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짓겠다는 것.

한편 안양시는 이 계획을 발표하면서 안양시 의회와도 사전 의견교환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수곤 안양시의회 부의장은 안양지역시민연대 최병렬 대표와 한 인터뷰에서 "기자회견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으며, 발표 자료도 시 집행부서에서 기자회견 후 전달해 알게 됐다"며 "사업의 취지와 마스터플랜 등에 대해 자문을 받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함에도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문 안양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도 "가용면적이 없다는 점에서 시청사 부지 활용방안에 찬성하지만, 시 집행부로부터 100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구체적인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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