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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오니토 시료 채취' 현장 충돌, 고소사건으로 번져

수공 단장과 업체 차장, 창녕경찰서에 고소... 유 의원 "공무집행방해 문제 삼겠다"

등록|2010.01.30 19:44 수정|2010.01.30 19:44
지난 28일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공사장 '오니토 시료 채취' 현장에서 벌어진 충돌이 고소사건으로 번졌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비례대표)이 이날 벌어진 충돌과 관련해 상해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유 의원도 공무집행방해를 문제 삼겠다고 밝혔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29일 GS건설 협력사 양아무개 공사차장, 30일 한국수자원공사 경남1지구 함안보건설단 김기호 단장이 유원일 의원을 상대로 상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이 오니토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던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단장(오른쪽)이 유원일 의원(왼쪽)한테 '뺨을 맞았다'며 항의하고 있다. ⓒ 윤성효



양 차장은 전치 2주 진단, 김기호 단장은 전치 10일 진단서를 첨부했다. 창녕경찰서는 29일 양 차장에게 피해자 진술을 받았으며, 2월 1일 김기호 단장을 상대로 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양 차장과 김 단장은 지난 28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 소재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와 관련해 현장조사를 나온 유원일 의원한테 뺨을 맞아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원일 의원은 홍희덕 의원(민주노동당, 비례대표),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4대강사업저지창녕대책위원회, 4대강정비사업함안보피해대책위원회와 함께 현장 조사를 벌였다.

수자원공사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뒤 오니토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수자원공사와 시공사 측에서 막아서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당시 공사업체 관계자들은 공무집행 중인 국회의원을 막았으며, 취재 중인 기자들의 몸을 잡고 밀어내기도 했다.

홍희덕 의원 등은 수자원공사의 비협조와 방해로 시료 채취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철수했다. 상황이 종료된 뒤, 유원일 의원은 양아무개 차장 등을 만나 서로 사과하면서 악수한 뒤 헤어졌다. 그런데 다음 날 고소장이 접수된 것이다.

▲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왼쪽)이 오니토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GS건설 협력사인 양아무개 공사차장이 유 의원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마지막에 유 의원과 양아무개 차장은 서로 사과하며 악수했다. ⓒ 윤성효



유원일 의원 "공무집행방해로 문제 삼겠다"... 29일엔 홈페이지에 대국민 사과글

유원일 의원은 3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국회의원이 공무집행하러 가는데, 시공사 측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동원해 막았다"면서 "국회의원이 가는데 외국인까지 동원해 막는 것을 보고 화가 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당시 현장 책임자한테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저를 밀기도 하는 과정에서 입술이 부르텄다. 어쨌든 그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현장에서 바로 사과도 했다"면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국회의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에 대해 정식으로 문제 삼을 것이며, 저도 입술이 부르텄는데 상해 진단을 받아 문제 삼는 것도 검토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원일 의원은 2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함안보 공사현장 '폭행논란'에 대한 입장"이란 글을 통해 "경위야 어떻든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오니토를 그대로 둔 채 준설을 하면 낙동강 수질이 오염되기 때문에 오니토를 채취하여 정확한 성분분석을 하기 위해서다. 이는 법이 보장하고 국회의원이 응당 해야 할 의정활동"이라며 "말도 안 되는 논리에 항의하고 현장 쪽으로 가려고 하자 공사관계자들의 태도가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사진에서 왼쪽 위에 천막으로 덮어 놓은 부분)가 나온 가운데, 홍희덕 의원과 유원일 의원이 28일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 측과 충돌이 빚어지면서 무산되었다. ⓒ 윤성효



유 의원은 "공사 관계자들 수십 명이 의원들을 막았고, 갑자기 동행한 기자들과 보좌진,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끌어냈다"며 "이 과정에서 격렬한 항의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런데 공사관계자들은 단순히 몸으로 막은 것이 아니라, 손으로 저의 몸을 잡아당기고 밀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저도 화를 참지 못하고 몸을 피하며 저를 밀친 관계자의 얼굴 부위를 한번 때렸다. 어쨌거나 실수를 했기 때문에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정중히 사과를 했고, 상대방도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유원일 의원은 "경위야 어떻든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불미스런 모습을 보인 것은 저의 불찰이다.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수양하고 정진하여, 더 성숙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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