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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해고 중인 '소금꽃나무'를 아시나요?

[오늘은 이 사람] 단식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김진숙님

등록|2010.02.01 11:31 수정|2010.02.01 14:46

정리해고 철폐를 주장하며 단식농성 중인 김진숙 님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을 빙자한 정리해고 소식에 단식농성 중인 24년간 해고노동자인 소금꽃나무 김진숙님이 부디 힘을 얻기를 바라며 그렸습니다. ⓒ 이동수


오늘은 소금꽃나무 김진숙님을 그렸습니다. 소금꽃나무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한진중공업 다닐 때, 아침 조회시간에 나래비를 쭉 서 있으면 아저씨들 등짝에 하나같이 허연 소금꽃이 피어 있고 그렇게 서 있는 그들이 소금꽃나무 같곤 했습니다. 그게 참 서러웠습니다. 내 뒤에 서 있는 누군가는 내 등짝에 피어난 소금꽃을 또 그렇게 보고 있었겠지요."(소금꽃나무, 김진숙, 후마니타스)

'일당이 좀 쎄서' 용접공이 된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조선소의 유일한 처녀 용접공으로 일하다가 '정의사회구현'에 도움이 될까 해서 시작한 노동조합 활동 때문에 해고되고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고노동자로, 노동조합 활동가로 살아오고 있답니다.

한 푼이라도 모으려 아파도 지각 한 번 안하고 잔업·휴일 근무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살기는 여전히 힘들었고, 갑판에 떨어져 뇌수를 쏟아내는 동료들의 죽음을 보아야 했었다지요.
결국 1987년 어용노조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뿌리다가 그녀는 해고되었습니다.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해고된 사람들이 모두 복직되기도 했지만 그녀는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반대한다는 이유로 복직이 되지 않았다네요.

처녀 용접공 김진숙님해고철폐와 노동자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그녀의 바람이 꼭 이루어져서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 이동수


이렇게 해고된 지 24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한진중공업이 대량 해고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홀로 공장 앞에 텐트를 치고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한파가 몰아치는 영도조선소 본관 건물 앞 노조 천막농성장 바로 앞에 바람막이 하나 없이 차려놓은 농성장에서 그녀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 철폐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지요.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사람들이 배가 등가죽에 붙어 가면서 정의를 소리 높여 외치지 않더라도 그저 법이 정의이기만 했으면 좋겠다'던 그녀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그렸습니다.
노동자인 그녀의 얼굴 사진을 구하기 힘들어서 <오마이 뉴스>의 최성용 기자가 찍은 사진과 그녀의 책 <소금꽃나무> 안표지에 있는 사진을 참고 했습니다. 부디 그녀의 외침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이 땅에 구조조정이란 미명하에 저질러지는 해고대란이 멈춰지길 빕니다. 그리고 이 그림을 보면서 미소 한 번 짓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게 되기를...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 개인블러그와 다음뷰 등등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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