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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잡았지만, 정세균-이재정 '어색한' 만남

민주·국민참여 앙당 대표 첫 대면... 팽팽한 신경전 여전

등록|2010.02.02 12:15 수정|2010.02.02 12:37

▲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가 2일 오전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예방해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손을 맞잡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간극은 여전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의 첫 대면은 말 그대로 '어색한 만남'이었다.

이재정 대표는 2일 오전 창당 후 취임 인사차 정세균 대표를 예방했다. 국민참여당 쪽에서는 이백만·천호선·김영대 최고위원이, 민주당 쪽에서는 노영민 대변인과 신학용 대표비서실장, 윤호중 수석사무부총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 대표는 먼저 뒤늦은 창당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창당대회를 할 때 제대로 축하해드리지도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하고 늦게나마 축하드린다"고 했다.

이에 이재정 대표는 "형편상 창당대회 때 직접 축하를 해주시거나 축하사절을 보내지 못했으리라 이해한다"며 "참여당이 민주당과 경쟁하기 위해 생긴 것이 아니라 민주정치세력의 확장으로 받아주면 좋겠다"고 응대했다.

창당 보름 만에 오간 뒤늦은 축하인사

▲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가 2일 오전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예방한 국회 당 대표실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 남소연



지난달 17일 열린 국민참여당 창당대회에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명의의 화환을 보냈을 뿐 당 인사들 중 어느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나마 당 대표 화환도 '축하'라는 글귀 하나 없는 백지 리본이 달린 것이었다.

이후 양당은 상대방을 향해 "선거용 가설정당", "호남 지역당"이라는 험한 말을 주고받는 등 갈등 양상을 보여 왔다. 특히 이날 면담도 민주당이 대표 일정을 핑계로 사실상 거부의사를 보인 끝에 뒤늦게 성사된 것이다.

이날 자리에서는 거친 설전은 없었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여전했다. 정 대표는 '야권의 통합과 연대'를, 이 대표는 '새로운 정치'에 각각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정 대표는 "민주개혁진영이 5개 정당으로 나뉘어 있어 국민들은 사분오열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할 수 있다"며 "최선은 통합이고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으면 연대를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이뤄내는 것이 민주개혁진영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모든 정당의 의사결정과 정책 결정, 또 정치적 행보가 국민적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쪽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민주당이 가진 기득권을 생각해보면 별로 가진 게 없어 고민이지만 민주개혁진영의 통합과 연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가 2일 오전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예방해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이에 이 대표는 "국민참여당이 민주당의 분파가 아니냐, 민주세력의 분열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게 사실이지만 민주당에 있던 사람들이 나와서 새로 당을 만든 것이 아니다"며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정치 의병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만든 새로운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참여당으로선 권력을 지향하거나 권력을 바라보기보다 먼저 국민의 마음을 읽어 정치에 반영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경전이 계속되는 어색한 만남이었지만 덕담도 오갔다.

정 대표는 "국민참여당 당원으로 과거에 정당 경력이 없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정치에 무관심했던 국민들을 정당에 가입하게 하고 그분들이 정치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도 "민주당이 원내 정치에서 힘차게 투쟁하는 것을 보며 때로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며 "2월 국회에서도 균형발전이 달성될 수 있도록 세종시 문제만큼은 확실하게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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