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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정리해고 발붙이지 못하게 촛불 들자"

대림자동차 정리해고반대 경남지역대책위, 2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 '촛불문화제' 열어

등록|2010.02.02 20:06 수정|2010.02.02 20:06
"정리해고,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촛불을 들자."

'대림자동차 정리해고반대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2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대림자동차 정리해고반대 창원시민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영하권을 밑도는 쌀쌀한 날씨 속에 해고자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 등 200여 명이 촛불을 들었다.

▲ ‘대림자동차 노조파괴반대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2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대림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창원시민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정우상가 앞에는 "정리해고가 노동자 죽음으로 몬다", "정리해고 앞장섰던 노무 담당자 진급하는 노조파괴 인사 발령", "사원은 240명 줄고 임원은 1명 늘었다", "대림자본의 정리해고, 노동조합 파괴가 목적, 노조파업 참여자 47명 정리해고"라고 쓴 피켓이 내걸려 있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박종미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노동국장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가수 김산씨가 노래를 불렀으며, 대림자동차 조합원 가족의 글이 낭송되기도 했다.

이경희 경남대책위 공동대표는 "해고자들은 지금 공장 정문 앞 컨테이너에서 잠을 자고 차가운 바닥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추운 겨울인데, 더 서러운 것은 정리해고가 기만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부실의 책임을 노-사가 함께 나누어 가져야 하는데, 사측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이번 정리해고를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이경수 전국금속노동조합 대림자동차지회 지회장이 2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대림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창원시민 촛불문화제”에서 연설하고 있다. ⓒ 윤성효



이경수 금속노조 대림자동차지회장은 "우리 해고자들은 20년 안팎으로 대림을 위해 일해 왔고, 대림의 주역들이다"면서 "어떻게 보면 가정보다 더 대림을 위해 일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해고라고 하니, 대림자본은 가정파괴범이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있으면 설날인데, 우리는 설날을 잊었다. 허전한 마음과 빈 손으로 고향 부모를 찾아 뵈올 수 없다. 설 전에 끝내야 한다"면서 "이번 정리해고는 노조파괴 음모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마지막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지회장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 권고 시한이 오는 4일까지다. 그런데 사측은 성실한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설날 이전에 해결되지 않으면 공장에서 피터지게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림자동차 노조파괴반대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2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대림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창원시민 촛불문화제”에는 200여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참석했다. ⓒ 윤성효



또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언론은 요즘 경기가 좋다고 하지만 창원공단의 가동률은 70% 안팎에 그치고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 등 자치단체는 기업유치에만 신경을 쓰고 있지, 그 기업들이 들어 왔다가 땅값만 올려 놓고 이전해 가버리고, 그러면 노동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그런데 자치단체는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영국 진보신당 창원시위원장과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이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기도 했다.

대림자동차는 지난해 10~12월 전체 사원 665명 중 절반에 가까운 293명을 구조조정하기로 하고 193명 명예퇴직, 10명 무급휴직, 47명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금속노조 대림자동차지회와 해고자들은 회사 정문 앞에서 천막·컨테이너 농성을 벌이고 있다.

▲ 가수 김산씨가 2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대림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창원시민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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