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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구조조정, 조선업체 도미노 될 것"

한진중공업 울산노조 연대투쟁 선언, 노동계·진보정당도 가세

등록|2010.02.04 15:26 수정|2010.02.04 15:26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강행과 관련 한진중공업 울산공장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돼 조합원들이 결사투쟁을 선언하는 등 긴장이 감돌고 있다.

특히 최근 울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선업체 하청노동자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노동계와 진보정당들이 연대 투쟁해 구조조정을 저지하겠나고 나서면서 조선업 구조조정이 지역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 한진중공업 울산공장 노동자들이 서울 한진중공업 본사를 찾아 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한진중공업노조 울산지회


울산 남구 용잠동에는 한진중공업 울산공장이 있으며 조합원 173명과 하청업체 노동자를 포함해 6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최근 사측은 울산공장의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노조 울산지회에 따르면 현재 회사측은 공장축소와 인원축소를 서두르고 있으며 공장을 매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조합원들에게 "부산공장으로 전환배치하겠다"며 직무분석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이같은 회사측의 전환배치가 속임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 노조 울산지회 천원윤 지회장은 4일 "지금 부산공장도 물량이 없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데 울산 노동자들을 전환배치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조선업 메카 울산 구조조정 회오리

울산의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한진중공업 노조 울산지회와 함께 연대투쟁을 선언했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구조조정 저지에 동참하고 나섰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자리잡아 조선업의 메카로 불리는 울산에서도 최근 하청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한진중공업 문제가 남의일이 아니라 한 맥락에서 움직이는 거대한 구조조정 음모라는 분위기가 노동계 전반에 흐르고 있다.

한진중공업노조 울산지회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4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십년 흑자기업이 정리해고를 단행한다는 것은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끝까지 맞설 것을 선언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흑자기업인 한진중공업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없음에도 노사간에 맺은 고용안정협약서를 위반하며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한진중공업은 단 한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는 대표적인 흑자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과도한 주식배당금으로 조남호 회장 일가가 막대한 부를 챙겨온 점을 보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없다"며 "구조조정의 이유로 주장한 수주물량 부족의 책임은 무능력한 3세 경영인 선임과 과도한 해외경영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한진중공업이 수십년 청춘을 바쳐 회사 발전에 이바지해 온 노동자를 대규모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부도덕한 경영이며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조선업종은 지난 20여년간 호황을 누리며 급속히 발전해 왔다"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는 최근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에 대한 임금삭감 서명 및 인원감축, 외주기업 물량회수에서 보듯이 조선업종의 구조조정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조선업종의 구조조정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INP조선, 청구조선 등 조선업종이 밀집된 울산에서 심각한 고용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울산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한진중공업 대규모 정리해고는 울산경제에 치명타를 입혔던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2001년 화섬사 정리해고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며 "대규모 정리해고를 즉각 중단하고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매일 한진중공업 울산지회를 방문해 연대하고 있고 진보신당 울산시당도 5일 노조를 방문해 연대 뜻을 밝힐 예정이다.

또한 최근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우려를 표하고 있던 지역의 사회시민단체들도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저지에 연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진중공업 구조조정이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산업 전체와 맞물려 큰 파장이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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