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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당근 통할까? 책 한 권 읽는데 100원

어릴 때 읽던 책 다시 읽는 소감? 팍팍 박혀

등록|2010.02.05 11:26 수정|2010.02.05 11:26

▲ 어릴적 아이들 책. ⓒ 임현철




집이 부산하다. 뭐 하느라 시끄러운가 봤더니, 딸애 방에 책이 쌓여 있다. 아내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아이들이 보던 그림책을 깨끗이 닦으며 말했다.

"너희들 이 책 다 읽은 거야?"
"다 읽은 거잖아요."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당근(?)을 던진다.

"이 책 한 권 읽는데 100원이다. 읽은 책은 빠짐없이 노트에 적어라. 엄마가 진짜 읽었는지 확인할 테니 대충대충 읽지 말고 제대로 읽고."

이게 현명한 걸까? 미련한 걸까? 당근이 통했을까, 아이들은 침대에 배를 깔고 책을 읽었다.

▲ 그림책을 다시 읽는 아이. ⓒ 임현철




책 필요한 곳? 책 없어서 탈, 서로 주라고 해

"책은 왜 죄다 꺼내놨어?
"아이들 책 정리하려고. 당신도 좀 도와요."

초등 5ㆍ6학년에 올라갈 예정인 아이들 책을 진즉 정리해야 했다.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 정리 중이다.

"책 어떻게 하려고?"
"깨끗이 닦아서 필요로 하는 곳에 줘야죠."

"그거 좋은 생각인데. 어디 줄 곳 있어?"
"걱정 마요. 없어서 탈이지, 서로 주라고 난리에요."

아이들 책을 집에 들일 때가 생각난다. 우리 부부는 즐거운 마음으로 책에 아이들 낙관을 찍었다. 내보낼 생각하니 약간 서운하다. 그나저나 아이들은 권 당 100원인 책 읽기에 열심이다.

▲ 도장집에서 낙관을 파 책에다 이렇게 아이들 낙관을 찍었는데... ⓒ 임현철




어릴 때 읽던 책 다시 읽는 소감? 팍팍 박혀요!

"당신, 왜 권당 100원을 붙인 거야?"
"그래야 아이들이 책 내용을 다시 생각하겠죠. 못 읽었던 책은 이 기회에 다시 읽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이런 거라면 반대할 필요 없을 터. 아이들이 읽은 책 목록을 보니 50권을 넘겼다.

"벌써 5천원 벌었네. 어릴 때 읽던 책 다시 읽는 소감 한 마디 해라."
"요즘은 짧은 책 안 읽는데 새로워요. 깊이 들어 있어 못 읽은 책도 있네요. 알긴 아는데 다시 읽으니까 기억 속에 팍팍 박혀요."

이 정도면 효과 만점이다. 이렇게 쉬는 책들은 돌려보면 좋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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