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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미'에 가면 겨울 낚시에 푹~ 빠진다.

[제주올레 6코스 ③] 구두미 포구-서귀포 보목 하수처리장-파라다이스호텔

등록|2010.02.05 17:25 수정|2010.02.05 17:25

구두미1구두미 포구에서 낚시하는 올레꾼 ⓒ 김강임


 작은 동산 오솔길은 누가 만들었을까? 서귀포시 보목리 허름한 슬레이트 집 뒤로 작은 동산이 하나 있었다. 작은 동산 길은 소나무 숲, 소나무 사이로 비친 반짝이는 바다가 장관이다. 파도소리 들리는 오솔길의 운치는 제주올레에서만이 느끼는 천혜적 자연환경이 아닐 수 없다.

포구 방파제포구 방파제 끝을 걸어가면 바닷물이 찰랑거린다 ⓒ 김강임


거북이 닮은 구두미 포구, 짭조름한 바닷물
야산을 벗어나니 섶섬이 지척이다. 서귀포에서 섶섬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닌가 싶었다. 밋밋하게 내려앉은 포구 방파제에 섰다. 방파제 끝을 걸어가니 섶섶이 금방이라도 손에 닿을 듯했다.
바닷물이 방파제 끝에 찰랑거리니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지만 장갑을 벗고 바닷물을 만져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짭조름한 바닷물이 손에 닿는 순간 한기가 느껴졌다. 겨울햇살이 방파제에 반짝였다. 

방파제 강태공어른도 아이도 낚시대 드리우는 구두미 방파제 ⓒ 김강임


 가던 길 멈추고 낚시대 드리우는 구두미 포구
참으로 한적하고 아름다운 포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구이름이 궁금하여 안내표지판을 들여다보니 구두미 포구였다. '거북이를 닮았다' 하여 구두미라 이름지었한다. 구두미 포구는 수심이 꽤 깊어보였다. 그래서일까. 길을 걷던 길손이 갑자기 배낭에서 낚시대를 꺼내더니 바다에 던진다. 아이도 어른도 여정을 풀더니 강태공이 된 것이다. 낚시대만 던지면 고기가 입질을 하니, 이 올레꾼들은 얼마나 흥분됐을까?

강태공아이는 신이났다. 2마리고기를 잡았으니까 ⓒ 김강임


낚시에 열을 올리는 아이를 보기 위해 가까스로 다가갔다. 검은 비닐봉지 안에는 아이가 잡은 두 마리의 고기가 꼬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야, 대어를 낚았구나!"
아이가 잡은 고기는 손가락만이나 할까. 비록 그리 크지 않은 고기였지만 아이의 기분을 돋궈주기 큰 고기를 낚았다고 칭찬을 해 줬다. 
"2마리 잡았어요!"
아이의 대답은 흥분돼 있었다.

구두미 포구섶섬이 지척이 구두미포구 ⓒ 김강임


구두미 포구 아늑한 구두미 포구 ⓒ 김강임


방파제 앞 숲섬도 강태공들의 마음을 아는지 바닷물에 출렁거렸다. 갯바위 아래에서 추위에 떨고 있던 쑥부쟁이도 강태공들의 풍경에 빠져 있었다. 빨간 낚시 보트와 작은 어선이 '거북이를 닮았다'는 구두미 포구에 그 여백을 채웠다.
구두미 포구에서 먹는 커피 한 잔과 비스킷은 꿀맛이었다. 커피의 달짝지근함, 비스킷의 고소함, 그리고 포구의 아늑함은 길손의 마음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포구 쉼터포구 쉼터에서 카피를 마시는 올레꾼 ⓒ 김강임


포구 어선포구에 정박한 작은 어선들 ⓒ 김강임


구두미 포구구두미 포구 ⓒ 김강임


파도소리 벗삼아 복잡한 마음 훌-훌-털어 버리고
구두미 포구에서 열린 길은 해안가 산책로, 제주올레 6코스는 왼쪽에 바다를 끼고 해안올레를 걷는다. 그런데 그 해안올레는 여느 해안도로 올레와는 다르다. 제주올레 6코스 해안올레 대부분이 시멘트 포장이 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올레라는 점이다, 더욱이 해안올레 오솔길은 산길 같아 금방이라도 다람쥐가 튀어 나올 것 같다. 또 도랑을 건널 때는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되는데, 그 외나무다리는 꽤나 운치 있었다. 한마디로 주제가 있는 길이랄까. 더욱이 해안올레는 파도소리가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갯바위에서 흘러나오는 용천수에 봄나물을 씻고 있는 아낙, 아낙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아기자기하고 올망졸망한 해안올레와 포구올레 오솔길을 걷노라니 어느새 검은여 입구. 그간 복잡했던 내 마음도 고요해졌다.  
올레6

ⓒ 김강임

덧붙이는 글 제주올레 6코스는 쇠소깍에서 소금막-제지기오름-보목항구-구두미포구-서귀포보목하수처리장-서귀포 칼호텔-파라다이스호텔-소정방폭포-서귀포초등학교-이중섭화백거주지-솔동산 사거리-천지연기정길-서귀포생태공원-남성리마을회관앞 공원-남성리 삼거리-삼매봉-찻집솔빛바다로 15km이다. 4시간정도가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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