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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달성보, 유해 중금속 수은 초과 검출 논란

환경단체 "오니토에서 미 NOAA 기준 초과하는 수은 검출" 주장... 국토부 "문제 없다"

등록|2010.02.08 15:29 수정|2010.02.08 15:37
환경단체는 정부가 실시한 달성보 '오니토' 시료분석 결과 유해 중금속인 수은(Hg)이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의 퇴적물 기준을 초과했다며 '공사 중단'과 '정밀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일 달성보와 함안보의 퇴적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카드뮴, 구리, 비소, 납, 아연, 니켈은 '불검출' 내지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 대구 달성보 공사 현장에서 나온 오니토가 상류지역 낙동강 둔치에 쌓여 있다. ⓒ 윤성효



그런데 '수은'이 논란이다. 수은은 '미나마타병'의 원인물질이다. 함안보 시료의 경우,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과 수자원공사 수돗물분석센터 분석에서는 수은 '불검출'로 나왔지만 국립환경연구원 분석에서는 1kg당 0.08mg이 나왔다. 달성보 시료의 경우, 수자원공사 수돗물분석센터 분석에서는 '불검출'이었지만 국립환경연구원 분석에서는 1kg당 0.16mg이 나왔다.

국토해양부는 한국의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에 따라 "문제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임야와 하천의 경우 수은의 토양오염우려기준은 10mg/kg이다.

그런데 환경단체는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하천 퇴적토를 일반 토양처럼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에 따라 분석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아직 한국엔 하천 퇴적토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

환경단체는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의 퇴적물 기준에 따라 분석하고 있다. 미국 NOAA의 경우 퇴적토의 '수은' 기준치는 0.15mg/kg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달성보의 '수은'은 기준치 초과다.

한편 김상희·김재윤·홍희덕 국회의원은 달성보 공사장에서 나온 오니토 시료 분석 결과, 여러 중금속 항목 가운데 비소(As)의 경우 3지점 중 1지점(8.488mg/kg)에서 미국 NOAA 기준치(8.2mg/kg)를 초과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안동대 김용운 교수는 "우리나라는 퇴적토를 일반 토양 기준에 넣어 버리는데, 그렇게 보면 괜찮을 수 있다"고 말한 후 "강에서 퇴적물을 파내기에 토양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물에 접촉하고 있었기에 퇴적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은은 유해중금속이다. 갈수기에는 더 나올 수도 있다. 용출이 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씻겨 내려갈 수도 있다. 기준치를 훨씬 넘어버리거나 아예 못 미치면 모르겠는데, 경계에서 왔다 갔다 하기에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 9일 오후 함안보 인근에서 "정밀조사 촉구" 기자회견

경남, 부산, 대구, 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4대강정비사업 중단과 함께 정밀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단체들은 9일 오후 2시 함안보 인근 둔치에서 "4대강사업 공사 중단과 정밀 조사를 촉구하는 주민대책위-낙동강국민연대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보 설치로 인한 침수피해 발생, 퇴적토 중금속 오염 확인 등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생존권 안정성 확보를 위하여 정밀 조사 실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 필요성을 주장하고 공사 중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달성보 공사 현장. ⓒ 윤성효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최근 달성보와 함안보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오염퇴적토가 각종 중금속으로 오염된 것이 확인되었다"며 "독극물 비소와 미나마타병의 원인인 수은은 미국 퇴적토 기준을 초과하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따라서 모래를 강 안에 쌓아두었을 경우 비가 오면 분명 모래는 강으로 쓸려 내려가게 되어 치명적인 낙동강 수질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낙동강 준설토 문제는 준설과정에서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고 흙탕물 확산으로 인한 중금속 수질오염, 준설토로 인한 침출수 오염 등 낙동강 식수원 오염사건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본부는 "영남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을 오염시키는 수은과 비소에 오염된 준설토, 낙동강 둔치 적치계획을 백지화할 것"과 "국민 혈세로 기업 주머니만 채워주는 하나마나한 4대강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달성보, 함안보 퇴적토는 토양 기준 이내로 농지에 쓰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 "미국 해양대기관리청의 퇴적물 기준은 법정기준이 아니라 권고기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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