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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6자회담 재개노력 중요" 강조한 뒤 김계관 북경파견

중국 외교부 "북핵정세 완화" 평가... 북한 6자회담 복귀 예상 높아져

등록|2010.02.09 10:33 수정|2010.02.09 19:39
[2신 대체 : 9일 오후 7시 20분]

김정일 "6자회담 재개노력 중요" 강조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중국 관영<신화통신>과 중국외교부에 따르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8일 함경남도 함흥시에 이뤄진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관의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북한의 지속된 입장을 되풀이했다"면서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유관 당사국들의 성의있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관련 당사국들의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이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왕 부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와 대표단이 준비해온 선물을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은 사의를 표시하고 후 주석에게 보내는 인사를 전한 뒤 왕 부장과 '친선적인 담화'를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6자회담 복귀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진전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의 보도는 전체적으로, 비핵화 문제보다는 양국 우호증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왕 부장과의 면담에 북핵 외교를 담당하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빼고,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과 '중국통'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배석시킨 것도 비핵화보다는 중국의 대북투자 등의 문제가 주로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9일,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환하는 왕자루이 부장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후 주석의 친서와 왕 부장을 통해 6자회담 복귀 요청을 받은  김 위원장이 김 부상을 왕 부장과 함께 보낸 모양새다. 

중국 외교부는 김 부상의 방중목적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6자회담 재개문제에 대한 협의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수순을 밟기 시작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그는 "최근 북핵정세가 완화된 것은 북핵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데 있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정세가 '완화'됐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는 "이번 기회를 잘 포착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시켜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정일-왕자루이'면담내용에 대해서는 "김정일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북한의 일관된 의지를 강조하면서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려는 유관 당사국들의 성의있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후 주석은 왕자루이 부장을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한 친서에서 '한반도의 핵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계속해서 "중국은 유관 당사국이 함께 노력해 대화와 접촉을 계속하고 유연성을 발휘함으로써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남북정상회담 성사와도 연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남북정상회담 성사에도 직접 연결되는 사안이다. 이명박 정부가 정상회담 의제로 비핵화 문제를 내건데 비해 북한은 핵문제는 미국 그리고 6자회담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가로막는 중요 걸림돌이 제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남북정상회담에는 상당한 호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신 : 9일 오전 10시 30분]

김정일, 왕자루이 면담... 후진타오 '구두친서' 받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8일 저녁, 방북 중인 왕자루이(王家瑞)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9일 새벽, 김 위원장이 8일 왕자루이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 대표단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왕 부장이 김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했으며, 두 사람이 '친선적인 담화'를 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은 이날 6자회담 재개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이나, 통신은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전하지 않았으며 면담 장소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면담에는 북한의 김영일 당 국제부장과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류사오밍 주북 중국 대사가 배석했으나, 북핵문제와 대미외교 책임자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 책임자 강석주는 배석 안 한 듯

왕 부장의 방북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받고 있으나, 현재까지 중국과 북한에서 이와 관련된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

후 주석의 구두친서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선언을 예상할 수도 있으나, 반면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평화협정 논의-유엔 제재 해제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에서 아직은 6자회담 복귀를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중국과 북한이 구체적인 면담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고,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의 회동 때마다 수행했던 강석주 부상이 배석자 명단에서 제외된 정황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6자회담은 2008년 12월 수석대표의 싱가포르 회동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으며, 북한은 지난해 4월 14일 장거리로켓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반발해 외무성 성명을 통해 "6자회담에 절대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한편, 왕 부장은 지난 2004년 1월부터 이번까지 5차례 방북했고 그때마다 모두 김 위원장을 면담해, 북측의 신뢰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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