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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하는 돌하르방

탐라국으로 달려가는 노인들 3

등록|2010.02.10 19:05 수정|2010.02.10 19:05

▲ 인간들의 모든 어려운 사정을 들어주는 돌하르방 ⓒ 라영수


제주도는 육지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 그 중
하나는 제주시 오동동에는 인터넷 하는 돌하르방이다.

그러니까 이 하루방은 물론 이메일도 있고 홈페이지도 있다. 홈페이지는 http://jeju.daum.net/daumharbang이고 이메일은 daumharbang@daum.net이다.
꼭 하고 싶은 소원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면 인터넷 하르방은 그 소원을 들어준다.

물론 내용을 검토하여 절박한 사연부터 들어준다. 내용을 공개하기 싫은 소원은 이메일로 보내어 돌 하르방만 알게 하여 소원을 빌기도 한다. 게시판에 오른 공개된 소원의 내용을 몇 가지 들여다보면 이렇다.

오카리나 악기 필요합니다.
컴퓨터가 필요해요~~~~
태권도 도복이 필요합니다.
할아버지 빨리 낫게해주세요.
할아버지 빨리 걷고, 말씀 잘하게해주세요.  

디지털 카메라 꼭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의 이름은 강동권 입니다.
사실은 진짜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이렇게 돌하루방 소원 빌기에 참여하여 부탁을 드리려고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적장애 2급을 받고 열심히 동려야간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은 카메라로 컴퓨터에서도 사진을 보고 예쁜 꽃도 프린터로 출력을 하여 볼 수도 있는데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과 돈이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면 집에서는 너무나 가난하여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 - -
그러니 꼭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만 선물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티즌-다음 공동모금회는 공동명의로 위와 같은 소원을 들어준다. 2008년 3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제주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시작한 제주지역공헌사업 '인터넷하는 돌하르방'으로, 매월 또는 격월로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2008년에 시작되어 2년 동안 약 4천만원 규모로 진행되었다. 2008년에는 매월, 그리고2009년에는 격월로 진행되었다. 개인 41건, 단체 15건의 후원이 이루어졌는데, 개인 후원의 경우 어려운 가정형편의 청소년 및 장애인들에 대한 후원이 주를 이루며, 단체의 경우 가정폭력쉼터, 방과후교실, 장애인복지시설 등에 후원이 이루어졌다.

'인터넷하는 돌하르방'을 모시는 '다음그로벌미디어센터' 대외협력팀 오수경 씨는 "처음 시작할 때는 후원 신청이 너무 많아서 선정하는 데 어렵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했으나, 우려할 만큼 신청 건수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개인 후원의 경우 주변사람이 상세한 사정을 알기가 어렵거나 후원 신청 참여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현장에서 수고하시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신청해주고 계신다"라고 설명을 한다.

정보화시대에 '인터넷하는 돌하르방'이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낮은 곳으로 임하고자 하는 '돌하르방'의 뜻은 어두워가는 이 세상을 밝히는 작은 촛불이다.

이 작은 촛불이 우리 모두의 가슴마다 피어올라 요원의 불길처럼 번질 날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말없는 '돌하르방'에게 따듯한 사랑의 인사를 전한다.
덧붙이는 글 2일 후 안산지방지에 배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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