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불편한 게, 조금 느린 게 '친환경'
친환경 기업 'CH트레이딩', 사업 대박 나서 지구 살려야
▲ 친환경 인증마크 ⓒ 이민선
친환경은 이제 대세다.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친환경적이지 않으면 이제 살아남기 힘들다. 설령 친환경적이지 않더라도 최소한 친환경적인 척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까다로운 소비자들 눈에 들어 올 수 있다.
좁디좁은 친환경 시장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지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젊은 사업가가 있다. 'CH 트레이딩(www.chtrading.co.kr)' 최성철(40) 대표다. 그를 지난 2월10일 CH트레이딩 본사에서 만났다. 최 사장은 왜 하필 '친환경 사업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유요? 하하...사업 하는 이유야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죠. 하지만 친환경 제품 만들어서 떼돈 벌기는 좀 어렵구요. 큰 돈 벌 욕심도 없어요. 그저 필요한 사업이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고요...제가 촌놈(전남 영암)이라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굳이 이유를 대자면 네온사인이 싫어서!"
석유 만들어 지기까지 1억 5천년 걸려, 쓰는 데는 고작 100년
▲ 최성철 사장 ⓒ 이민선
최 사장이 운영하는 'CH 트레이딩' 은 현재 친환경 천연 화장품과 천연 모기 기피제, 욕실용 클리너, 묵은 때 제거기 친환경 수세미 등을 자체 개발해서 생산 판매까지 하고 있다.
CH트레이딩에서 개발한 제품은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많다. '신선팩' 은 썩는 비닐 제품이다. 이 제품은 최 대표가 전남 장수 농촌 마을에서 일할 때 비닐이 천지사방 널려 있는 것을 보고 필요함을 느껴서 만들게 됐다.
농촌에서는 비닐하우스에서 많은 농작물을 가꾼다. 그 때 사용하는 비닐은 석유화학 제품이기 때문에 땅에 묻어도 썩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비닐 조각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신선팩은 비닐 제품이지만 식물성 섬유에서 원료를 채취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썩게 된다고 한다.
최 사장이 친환경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 것은 지난 2003년이다. 이때부터 전북 장수군 천천면에서 '도. 농 교류 사업'을 하는 업체에서 일하며 친환경과 인연을 맺게 된다.
'도. 농 교류사업이란 도시 사람들에게 농촌체험'을 시켜주는 사업이다. 당시 최 사장이 일하던 회사는 폐교를 활용해서 고구마 밭과 웅덩이 등을 만들어 놓고 '고구마 캐기, 물고기 잡기' 같은 체험을 시켜 줬다.
그러던 중 유기농 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됐고 그가 하는 그린트레이딩(주) 이라는 회사에 사장으로 스카우트 됐다. 그린트레이딩(주) 은 친환경 생활용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회사다. 그 회사를 운영하면서 생활 용품을 직접 개발할 뜻을 품게 됐고 2006년, 'CH트레이딩'을 설립하게 됐다.
최 사장은 '친환경인증마크'를 5개나 가지고 있다. 특정 상품을 개발해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인증을 의뢰하면 기술원은 실사와 시험을 거쳐 기준에 적합한 제품에 한해 '친환경인증마크'를 준다고 한다.
친 환경 인증마크는 친환경 사업을 하는데 꼭 필요한 마크다. 하지만 획득과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게 문제라고 한다. 인증 받을 때 실사비용으로 약 100~150만원이 들어가고 2년간 유지비가 220만원 든다. 2년이 지나면 다시 유지비용을 들여야 한다.
최 사장 꿈은 매우 원대하다. 우선 1년 매출 100억짜리 회사를 만드는 게 1차 목표다. 지금 1년 매출은 약 10억 정도다. 장사 잘해서 일자리를 만들면 1석 2조라고 그는 말한다. 환경운동도 하고 청년 실업 해결에 도움을 줄 수도 있기 때문. 그렇다면 2번째는? 굉장하다. 지구 환경을 살리는 일이다.
"지구 환경 살려야 지요. 환경에 도움 주고 일자리 만들어서 청년 실업 해소 하면 1석 2조입니다. 석유는 약 1억5천년 걸려서 만들어졌는데 쓰는 데는 불과 100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지구 수명은 백배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1000년 정도 나눠서 써야 했는데..."
최 사장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이 일회용품 가장 많고 매연도 가장 많다. 그 다음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다.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미처 친환경 마인드가 생겨 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친환경 마인드를 키우려면 조금 불편하게, 조금 느리게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 그 길만이 지구 환경을 살려 후손에게 물려주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한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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