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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를 읽고

등록|2010.02.13 17:12 수정|2010.02.13 17:12
   "이제는 더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의사의 매정한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혔다. 다른 방법을 찾아주지 못하는 의사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이렇게 무너진다는 사실을 수용할 수 없었다. 아니라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그런 발악은 오래 가지 못하였다. 신체에 나타나는 증상들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부정하는 마음이 아무리 앞서도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장애인이 된다는 것은 인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종말이 눈앞에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이고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왜 이런 아픔이 하필이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인지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술을 결심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다.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겪어야 하는 고통은 크다. 희망을 주고 빛이 되어주는 이야기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여서 더욱 더 우뚝하다.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표지 ⓒ 정기상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

지은이는 이승복, 김세진 이상묵 외 20 분이다. 2010년 1월 22일 도서출판 부키에서 발행된 책이다. 장애를 이겨낸 24 인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는 바로 이분들의 생생한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이보다 더 돋보이는 이야기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있다. 장애는 불편하고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장애를 스스로 인식하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넘을 수 없는 산이 되고 만다. 그러나 피하지 않고 그 불편함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서 이겨낸 사람에게는 이미 장애가 아니다. 그 것은 삶을 풍요롭고 심층 있게 만들어주는 영양소일 뿐이다.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는 장애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다. 더하거나 뺀 이야기가 아니다. 삶 그 자체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거짓이 아니기에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이지 결코 극복하지 못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상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그들의 생활 그 자체를 볼 수 있어서 아름답다.

재활병원 슈퍼맨 의사 이승복 님의 이야기는 희망을 가지게 해준다. 똑바로 서면 그림자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김세진씨 이야기는 어머니의 위대함을 생각하게 한다. 장애를 입양할 수 있는 사랑의 감동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을 꿈꾸는 이상묵 님의 이야기는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이야기 하나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이야기는 없다. 모두가 다 인간 승리자이다. 세상은 이런 분들이 있기에 살 만한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경제로 인해 살기가 힘든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이야기다. 장애가 나에게도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인생 승리자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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