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음' 자초한 김대식 민주평통 사무처장
"2.13 합의도 민족주의적 접근" 궤변, 송민순 "이런 자질 가진 사람이..."
▲ 김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 남소연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외통위 회의에서 김 사무처장이 지난 1월 경실련 통일포럼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민족주의적 관점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사무처장은 "저는 민족주의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의원이 거듭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6자가 모여서 합의한 사항을 (국제적 관점이 아니라)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했다는 것이냐"고 몰아붙이자 김 사무처장은 "그렇게 얘기했다"고 답변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MB 정부는 DJ·노무현 정부 10년간 지나치게 '민족적 관점'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상호주의 원칙을 지켜 왔다. 따라서 김 사무처장의 "민족주의적 접근"이라는 발언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이나 '2·13 합의'조차 지난 정부의 결과물로 보고 부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사무처장의 이런 인식은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도 어긋난다.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은 북한의 9.19 공동성명 및 2.13 합의 이행과 6자회담으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적 평화통일 정책수립 자문'을 설립 목적으로 내세운 헌법기관의 책임자가 6자회담 합의 정신조차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김 사무처장의 답변은 곧바로 비웃음을 샀다. 송 의원은 질문 끝에 "어떻게 이런 자질을 가진 사람이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하고 있느냐"고 대놓고 면박을 줬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 대신 해명 나섰다가 또 '면박'
▲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김 사무처장도 답변에서 "어느 한 부분만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남북관계가 민족주의적 관점이라고 포괄적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하지만 도와주러 나선 정 의원도 송 의원으로부터 면박을 들어야 했다. 송 의원은 추가질의에서 "9.19 공동성명 중 중대제안에 포함된 200만 킬로와트 전력제공은 경수로 제공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라며 "(정 의원도) 질의를 하려면 사실관계를 잘 알고 이야기하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외통위에서는 ▲ 통일무지개운동 ▲ 한민족글로벌네트워크 강화 ▲ G20 홍보사업 등 민주평통 업무계획이 도마에 올라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정권 성공, 재집권을 위해 뛰는 사람이 헌법기관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할 수 있느냐"(박주선 의원)고 정치활동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여당은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범국민적 차원에서 할 일을 하면 된다, 위축되지 말라"(이범관 의원)고 김 사무처장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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