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장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인터뷰] 아산시선거관리위원회 맹천식 사무국장
▲ 아산시선거관리위원회 맹천식 사무국장은 "좋은 시장을 얻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일정부분의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정구
"좋은 시장, 좋은 시의원, 좋은 교육감 만나려면 유권자도 어느 정도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공약집도 사보고, 꼼꼼히 비교해 좋은 시장을 당선시키면 유권자가 지불한 선거비용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앉아서 좋은 시장이 당선되기를 기다리지 말 것을 충고하고 싶다."
6·2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첫날인 2월 19일(금). 새벽부터 달려온 예비후보자들은 선관위 문을 두드렸다.
특히 강희복 현직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아산시장 예비후보는 12명이 거론되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 첫 날 무려 10명이 시장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또 시·도의원 선거에도 30명의 예비후보가 등록 절차를 마쳤다. 아산시에서 시장과 시·도의원 선거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후보만 80여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의 부정을 감시하고, 유권자들에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선거관련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이 선거관리위원회다.
"직장인이라면 급여명세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은 돈이 내 의지와 관계없이 세금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가. 그 돈을 맡길 사람을 뽑는 일인데 어찌 대충 아무나 뽑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낸 세금 이상의 혜택을 돌려 줄 그런 시장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과 달리 1개월 더 선거운동 기간이 주어졌다. 그만큼 예전 보다는 후보자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자칫 선거브로커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후보자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돈과 밥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는 시대는 지났다. 그러나 막상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조급한 마음이 생기고, 그 틈을 노린 선거브로커들의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그러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길로 빠져드는 후보자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정해진 규칙 내에서 승부해야 뒤탈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맹 국장이 후보자들에게 충고하는 것은 바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거운동과 일정관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출마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출마하는 지역의 유권자는 몇 명이며 성별, 연령별 또는 정서적인 특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 지역에서 유권자들은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지 살피고, 자신이 당선되면 그 권한과 역할로 어떤 일을 해 낼 수 있는지 고민해서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라는 것이다.
그는 "너무 당연하게 들릴는지 모르지만 많은 후보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다. 자신의 정확한 권한과 역할도 모르고 허무맹랑한 공약이 남발되기도 한다. 또 실체도 없는 막연하고 뜬구름잡기 공약도 유권자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하게 시장, 도의원, 시의원 등에 당선되면 그 역할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찾아서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천식 사무국장은 93년 한국방송통신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88년 8월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1년~2002년 강원도 양구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2003년~2006년 인제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2007년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관리담당관을 역임하다 아산선관위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고향과 현재 가족들이 사는 곳은 모두 강원도 춘천이다. 아산시선관위에 부임한지 올해로 3년째. 선관위 특성상 이처럼 한 곳에 오래 머무는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덕분에 부인과 4명의 딸이 기다리는 가정에도 3년째 주말에만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맹천식 사무국장은 "아산시에 공명선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아산에 근무하는 동안 주어진 모든 시간을 아끼지 않겠다"며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 6.2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등록 첫날 새벽부터 아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는 예비후보자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아산시장 예비후보자만 10명이 등록했다. ⓒ 이정구
덧붙이는 글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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