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4대강사업 함안보로 인해 농업에 막대한 피해 온다"

4대강사업과 농업문제 토론회... "4대강사업, 람사르협약 등 각종 국제협정 위반"

등록|2010.02.23 09:32 수정|2010.02.25 06:18
4대강정비사업은 농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농민들이 모여 '함안보 설치에 따른 농업문제 토론회'를 열었다.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22일 저녁 함안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사회를 본 조현기 '4대강정비사업 함안보 피해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느닷없이 함안보가 다가왔다"며 "우리와 전문가들은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정부는 해보고 (결과를) 보자며 해보면 방안이 나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살리기 경남본부는 22일 저녁 함안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4대강사업과 농업문제 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함안보와 관련한 문제로 '지하수 상승에 따른 침수문제'와 '수질문제', '안개일수 증가로 인한 피해'가 꼽힌다. 조현기 집행위원장은 "함안보 관리수위를 7.5m로 하면 침수문제가 있다고 하자 정부는 5m로 낮추었는데, 전문가들은 그래도 침수된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시종일관 문제 없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홍수 대책이 없으면, 지금도 안개로 농민들이 고생하는데 (함안보가 완공될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고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영근 소장 "선진국은 하천을 과거대로 돌리는 정책 펴고 있어"

▲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은 22일 저녁 함안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열린 "4대강사업과 농업문제 토론회"에서 발제했다. ⓒ 윤성효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은 발제를 통해 "4대강사업은 농업만 관련 있는 게 아니라 제반 여러 사항과 관련이 있다"며 "하류 피해가 클 것이며, 인재(人災)를 키우게 된다. 농민만 피해를 입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하천정책은 하천을 원래대로 돌리는 방향인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하천정책을 펴야 한다. 라인강을 끼고 있는 나라들도 과거대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21세기는 둑을 틔우는 정책이다. 물이 자기 마음대로 흘러가도록 바꾸는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반대다. 우리는 강에 토목공사와 콘크리트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보를 통해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 태화강에 보를 설치했을 때보다 허물었을 때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수치가 떨어져 물이 더 깨끗해졌다. 다른 데 있는 보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바다보다 낮은 네덜란드도 하구언을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근 소장은 "강을 농업적, 도시적 용도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조건 좋다고만 하는 미국도 강을 농업적 용도로 보지 도시적 용도로 보지 않는다"면서 "강에 자전거 도로와 공원을 만드는 게 도시적 용도다"고 설명했다.

권 소장은 4대강사업이 각종 국제협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 때 논 습지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강 둔치와 주변 경작지가 모두 논 습지다. 4대강사업을 하게 되면 논 습지가 파괴된다"면서 "4대강사업은 람사르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소장은 4대강사업이 '생물다양성협약'과 '기후변화협약'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휴경지나 황무지가 나오더라도 팔아서는 안 된다"면서 "개발할 경우 소유자나 주민은 당사자로서 관계가 있는데, 팔아버리면 당사자가 없어진다. 그래서 당사자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 당사자 주권이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 소장은 "수면은 자연보호조치와 경관보전조치에 의해 유지되고 확대되어야 한다"면서 "하천과 호소는 오염에서 보호되어야 하고, 하천과 호소의 자연적 자기정화능력은 유지되고 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능한 한, 하천의 공학적 개량과 수리는 피해야 하고, 생태적 하천공사로 대체해야 한다"면서 "선진국을 지향하거나 선진국을 표방하려면 '자연과 경관'에 악영향을 주는 침해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살리기 경남본부가 22일 저녁 함안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연 "4대강사업과 농업문제 토론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발제를 듣고 있다. ⓒ 윤성효



수박 농사 짓는 빈지태 회장 "농지 임대료 올라가 농민 피해 볼 것"

▲ 빈지태 함안 대산청년회 회장은 22일 저녁 함안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열린 "4대강사업과 농업 토론회"에서 발제했다. ⓒ 윤성효


함안 대산면에서 수박 농사를 짓고 있는 빈지태 대산청년회 회장은 발제를 통해 "강 옆에서 태어났고 자랐다"면서 "전문가들의 견해와 함께 여러 경험을 토대로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루과이라운드며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인해 농민은 피해만 봐 왔다. 그런데 지금은 4대강사업으로 또 농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빈지태 회장은 "낙동강에 보가 건설되고 준설을 하게 되면 하천부지가 줄어들게 되고, 농산물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보로 인해 침수가 되면 경작도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 둔치농지가 없어지고 리모델링으로 농지가 줄어들어도 결국 농사를 짓는 사람은 그대로일 것이기에 농지임대료가 올라가게 된다"면서 "결국 농민 싸움으로 번지게 될 것이고, 농민 소득 또한 줄어들게 된다"고 걱정했다.

빈 회장은 함안보로 인해 침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서 관리수위는 낮춘다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그래도 함안의 상당수 지역은 침수된다고 한다"면서 "함안군청이 경남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 수문이 침수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빈 회장은 "보로 인해 지하수위가 2~4m 침수된다고 하는데, 그 말은 지금의 농지에서 2~4m를 포클레인으로 파버린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그런 땅에서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나"고 따졌다.

농지리모델링에 대해 그는 "준설로 인해 나온 모래는 골재로 팔고, 오염퇴적토로 농지를 돋우는 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땅을 돋우어주기에 좋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오염된 흙이라 걱정이다"고 말했다.

안개도 걱정했다. 그는 "얼마 전 1주일 정도 날씨가 흐렸다. 당시 농작물 피해가 컸다. 뿌리가 썩고 잎이 시들어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안개로 인해 농업에 지장이 많을 것이고, 결국에는 지역발전 전략의 제약 요인으로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사람도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정확한 진단에 따라 수술을 하게 된다"면서 "그런데 4대강사업은 어떤 피해가 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대책도 없다. 대통령이 아집과 독선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것은 농민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의 재앙이다"고 강조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