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가 성장, 한옥집의 1주일 합숙 때문이 아니다!
<지붕킥> 해리가 성장하고 있다
요즘 23일 화요일 저녁 7시 45분 매일 이 시간 때마다 TV 앞에 앉는다. MBC에서 방영하고 있는 <지붕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을 보기 위해서이다.
23일 내용은 현경의 집 근처에 밤 낮을 가리지 않고 거리의 여자들을 겁탈하는 범죄에 대한 내용과 순재-자옥 커플과 함께 보석-현경 부부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이다. 하지만 23일 내용은 주요 이야기 보다 해리의 변화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세경은 해리와 신애에게 따뜻한 코코아를 타 준다. 신애는 좋아서 맛있게 마시는데 해리는 투덜투덜 거리며 코코아가 너무 뜨거워 먹지 않겠다고 한다. 그리고 해리는 컵을 탁자에 놓고 밀어 코코아를 쏟아버린다. 해리가 쏟은 뜨거운 코코아는 세경의 발에 대여 세경은 화상을 입게 된다.
평소 같았으면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투로 "야이 빵꾸똥꾸야 꼬시다!"라고 말하며 부엌을 뛰처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해리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내가 뭘, 내가 뭘"이라고 하며 부엌에 멀뚱멀뚱 서 있게 된다.
세경은 약간 물집이 잡힌 것일 뿐이라며 병원에 가보라는 신애의 걱정을 달래준다. 이후 해리는 평소와 다르게 세경에게 조금 미안한 표정으로 "큰 빵꾸똥꾸 코코아 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해리의 표정만으로 해리가 세경을 걱정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세경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 길에 뒤에서 계속 쫓아오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세경은 최근에 동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자를 겁탈하는 범인인가 싶어 조심스레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게 된다. 뒤를 돌아 봤더니 해리가 돼지 저금통을 들고 뒤쫓아 오고 있었다.
"해리야 뭐해 여기서?"
"이거! 이걸로 병원 가서 발 흉터 안 남게 해달라 그래. 내일 빨리 병원 가봐!"
"나 병원 안 가도 돼."
"얼른 받아! 돈 없어서 병원 못 가는 거잖아?"
"그런 거 아니야. 나 병원 갈 정도로 안 다쳤어. 나 걱정해주는 거야?"
"(해리 특유의 버럭)걱정은 누가!"
"고마워 근데 이걸 꼭 밖에서 주는 거야?"
"꾸질꾸질 신신애가 볼까봐. 왜 말할 거야? 안 했으면 좋겠는데."
"알았어. 집에 들어가자 춥다."
해리가 정신 분열증 환자라고?
작년 12월 <지붕킥>에 해리가 쓰는 '빵꾸똥꾸'라는 말에 대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MBC에 권고 조치를 내렸었다. 그 후 이것을 보도 했던 YTN 앵커가 생방송 도중 '피식' 웃었던 해프닝도 벌어졌다. 많은 누리꾼들은 얼마나 어이없고 유치한 권고조치였으면 생방송 도중 웃었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권고 조치 이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에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인터뷰를 했었는데 <지붕킥>의 해리를 보고 "정신분열증에 걸린게 아닌가 싶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최구식 의원은 극중에 나오는 해리라는 캐릭터가 PD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이해 없이 '빵꾸똥꾸'라는 단어를 난발하는 캐릭터는 공중파에서 부적절 하다고 비난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방송을 보고도 해리가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낙인 찍을 수 있을까?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는 해리가 쓰는 '빵꾸똥꾸'라는 표현을 없애자고 다시 한 번 주장할 수 있을까?
해리를 성장하게 한 것은? 자옥의 집에서의 합숙 1주일?
<지붕킥>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23일 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해리의 변화된 모습을 이곳저곳에서 발견 했을 것이다. 세경 이외 아무도 몰랐던 신애의 생일을 밤 늦게 알게 된 해리가 저금통을 털어 케이크를 사와 밤늦게라도 파티를 해주는 것, 처음에 신애와 같이 노는 것조차 거부했던 해리가 신애랑 노는 장면이 자주 등장 하는 것 등 해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PD는 넌지시 시청자에게 흘리고 있었다.
똥고집에 말 안 듣고 사람들이 자신에 맘에 들지 않으면 빵꾸똥꾸로 구분하는 해리가 점점 성장하게 된 이유가 뭘까? <지붕킥>을 처음부터 보지 않고 최근에 1-2주를 보았다면 한옥집 아주머니인 자옥이 해리를 자신의 집에 1주일 합숙 시킨 사건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1주일 합숙 사건의 시작은 자옥이 해리가 너무 철없이 클까 걱정이 된다며 교육자인 자신이 해리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하며 자기 집에 1주일간 데려가겠다고 순재에게 말한다. 처음에 자옥이 교육자를 들먹거리며 해리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말에 뭔가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옥이 제시한 방법은 하숙생 광수에게 군대 교관 복장을 입히고 강제적인 방법으로 해리의 버릇을 고치는 것이었다.
고집불통인 해리에게 이 방법이 먹힐 턱이 없다. 나의 학생 시절을 떠올려보아도 무서운 선생님들에게 회초리를 맞거나 벌을 받으면 그날은 내가 잘못 한 것에 대해 반성을 한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면 똑같다. 그 선생님 수업시간에만 딴 짓 하지 않고 지내다 다른 선생님 시간에는 친구들과 딴 짓을 해버리게 되더라. 해리 또한 1주일 합숙 이후 자옥의 눈치를 보며 행동할 뿐 합숙은 해리의 성장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해리를 성장하게 한 것은? 세경과 신애와의 사회적 관계
<지붕킥>을 꾸준히 본 시청자라며 해리가 성장하고 있는 것에 원동력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해리와 세경-신애 자매와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이다.
세경과 신애가 해리의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해리의 관계는 가족과 친구 1-2명 이었다. 지 멋대로인 성격에다 자신에게 잘못 보이면 빵꾸똥꾸가 되어야 하는데 누가 해리랑 친구를 하겠나? 이렇다 보니 해리랑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리의 가족은 어떤가?
늘그막에 연애에 정신 팔려 자신의 가족 구성원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순재, 융통성이 전혀 없어 아이를 키우는 것 조차 책, 잡지 매뉴얼을 따라 해버릴 것 같은 현경, 자신의 한 몸 챙기기도 힘들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보석, 고등학교 싸움 짱에 하나 밖에 없는 동생 보다 혼자 게임 하기를 좋아하는 준혁, 매일 밤낮 정신없이 일 한다고 바쁜 지훈 등 해리의 가족 중에 해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말 한 마디 해줄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런 가정 속에 세경과 신애가 들어 온 것이다. 해리는 처음에는 자신 보다 가난하고 집도 없어 자신의 집에 가정부로 일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세경과 신애를 무시한다. 보통 해리는 처음 사람과 만나면 자신에게 잘 못 보이지 않는 이상 빵꾸똥꾸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경과 신애에게는 처음 만나자 말자 빵꾸똥꾸라고 해버린다. 이것은 해리가 세경과 신애를 자신보다 더 불쌍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 것이었다.
하지만 해리에게 세경과 신애는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세경과 신애는 서로의 행동 하나하나 신경써주고 걱정해주고, 서로 생일을 챙겨주기도 하고, 주위에 많은 친구들도 있었다(해리에게 신애가 자옥의 하숙집 줄리엣, 정음 등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많이 부러워했다).
이런 세경-신애 자매를 해리는 어느 순간 부러워 하게 된다. 왜냐하면 돈이 없고 가난한 사람이지만 부유함을 제외하고 모든 면에 있어 자신과 가족이 맺고 있는 관계보다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해리는 세경과 신애에게 서툴게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마치 이제는 너희들은 빵꾸똥꾸가 아니라 내 친구들이야 라고 말하는 것처럼 해리는 행동하기 시작한다.
해리는 성장하고 있다. 가족과의 사적 관계를 넘어 세경과 신애와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해리는 성숙한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붕킥> 김병욱 피디는 해리라는 캐릭터를 통해 현재 우리아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희망은 어린 아이들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시작 된 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지붕킥> 이제 결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 각 캐릭터 마다 어떤 결말이 내려질지 벌써 궁금해진다.
23일 내용은 현경의 집 근처에 밤 낮을 가리지 않고 거리의 여자들을 겁탈하는 범죄에 대한 내용과 순재-자옥 커플과 함께 보석-현경 부부가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이다. 하지만 23일 내용은 주요 이야기 보다 해리의 변화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컵을 떨어뜨려 세경의 발에 뜨거운 코코아을 쏟자 당황해 하는 해리 ⓒ MBC
평소 같았으면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투로 "야이 빵꾸똥꾸야 꼬시다!"라고 말하며 부엌을 뛰처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해리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내가 뭘, 내가 뭘"이라고 하며 부엌에 멀뚱멀뚱 서 있게 된다.
세경은 약간 물집이 잡힌 것일 뿐이라며 병원에 가보라는 신애의 걱정을 달래준다. 이후 해리는 평소와 다르게 세경에게 조금 미안한 표정으로 "큰 빵꾸똥꾸 코코아 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해리의 표정만으로 해리가 세경을 걱정하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세경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 길에 뒤에서 계속 쫓아오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세경은 최근에 동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자를 겁탈하는 범인인가 싶어 조심스레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게 된다. 뒤를 돌아 봤더니 해리가 돼지 저금통을 들고 뒤쫓아 오고 있었다.
"해리야 뭐해 여기서?"
"이거! 이걸로 병원 가서 발 흉터 안 남게 해달라 그래. 내일 빨리 병원 가봐!"
"나 병원 안 가도 돼."
"얼른 받아! 돈 없어서 병원 못 가는 거잖아?"
"그런 거 아니야. 나 병원 갈 정도로 안 다쳤어. 나 걱정해주는 거야?"
"(해리 특유의 버럭)걱정은 누가!"
"고마워 근데 이걸 꼭 밖에서 주는 거야?"
"꾸질꾸질 신신애가 볼까봐. 왜 말할 거야? 안 했으면 좋겠는데."
"알았어. 집에 들어가자 춥다."
▲ 해리는 자신 때문에 발에 물집이 생긴 세경에게 병원에 가라고 돼지저금통을 건내고 있다. ⓒ MBC
해리가 정신 분열증 환자라고?
작년 12월 <지붕킥>에 해리가 쓰는 '빵꾸똥꾸'라는 말에 대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MBC에 권고 조치를 내렸었다. 그 후 이것을 보도 했던 YTN 앵커가 생방송 도중 '피식' 웃었던 해프닝도 벌어졌다. 많은 누리꾼들은 얼마나 어이없고 유치한 권고조치였으면 생방송 도중 웃었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권고 조치 이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에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인터뷰를 했었는데 <지붕킥>의 해리를 보고 "정신분열증에 걸린게 아닌가 싶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최구식 의원은 극중에 나오는 해리라는 캐릭터가 PD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이해 없이 '빵꾸똥꾸'라는 단어를 난발하는 캐릭터는 공중파에서 부적절 하다고 비난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방송을 보고도 해리가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낙인 찍을 수 있을까?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는 해리가 쓰는 '빵꾸똥꾸'라는 표현을 없애자고 다시 한 번 주장할 수 있을까?
해리를 성장하게 한 것은? 자옥의 집에서의 합숙 1주일?
<지붕킥>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은 23일 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해리의 변화된 모습을 이곳저곳에서 발견 했을 것이다. 세경 이외 아무도 몰랐던 신애의 생일을 밤 늦게 알게 된 해리가 저금통을 털어 케이크를 사와 밤늦게라도 파티를 해주는 것, 처음에 신애와 같이 노는 것조차 거부했던 해리가 신애랑 노는 장면이 자주 등장 하는 것 등 해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PD는 넌지시 시청자에게 흘리고 있었다.
똥고집에 말 안 듣고 사람들이 자신에 맘에 들지 않으면 빵꾸똥꾸로 구분하는 해리가 점점 성장하게 된 이유가 뭘까? <지붕킥>을 처음부터 보지 않고 최근에 1-2주를 보았다면 한옥집 아주머니인 자옥이 해리를 자신의 집에 1주일 합숙 시킨 사건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1주일 합숙 사건의 시작은 자옥이 해리가 너무 철없이 클까 걱정이 된다며 교육자인 자신이 해리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하며 자기 집에 1주일간 데려가겠다고 순재에게 말한다. 처음에 자옥이 교육자를 들먹거리며 해리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말에 뭔가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옥이 제시한 방법은 하숙생 광수에게 군대 교관 복장을 입히고 강제적인 방법으로 해리의 버릇을 고치는 것이었다.
고집불통인 해리에게 이 방법이 먹힐 턱이 없다. 나의 학생 시절을 떠올려보아도 무서운 선생님들에게 회초리를 맞거나 벌을 받으면 그날은 내가 잘못 한 것에 대해 반성을 한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면 똑같다. 그 선생님 수업시간에만 딴 짓 하지 않고 지내다 다른 선생님 시간에는 친구들과 딴 짓을 해버리게 되더라. 해리 또한 1주일 합숙 이후 자옥의 눈치를 보며 행동할 뿐 합숙은 해리의 성장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해리를 성장하게 한 것은? 세경과 신애와의 사회적 관계
<지붕킥>을 꾸준히 본 시청자라며 해리가 성장하고 있는 것에 원동력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해리와 세경-신애 자매와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이다.
▲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유행하자 자신의 딸에 미래에 대해 전혀 고민 없이 딸이 김연아 선수를 잘 흉내 낸다고 피겨스케이팅 어린이교실을 찾은 현경. ⓒ mbc
세경과 신애가 해리의 집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해리의 관계는 가족과 친구 1-2명 이었다. 지 멋대로인 성격에다 자신에게 잘못 보이면 빵꾸똥꾸가 되어야 하는데 누가 해리랑 친구를 하겠나? 이렇다 보니 해리랑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리의 가족은 어떤가?
늘그막에 연애에 정신 팔려 자신의 가족 구성원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순재, 융통성이 전혀 없어 아이를 키우는 것 조차 책, 잡지 매뉴얼을 따라 해버릴 것 같은 현경, 자신의 한 몸 챙기기도 힘들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보석, 고등학교 싸움 짱에 하나 밖에 없는 동생 보다 혼자 게임 하기를 좋아하는 준혁, 매일 밤낮 정신없이 일 한다고 바쁜 지훈 등 해리의 가족 중에 해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말 한 마디 해줄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런 가정 속에 세경과 신애가 들어 온 것이다. 해리는 처음에는 자신 보다 가난하고 집도 없어 자신의 집에 가정부로 일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세경과 신애를 무시한다. 보통 해리는 처음 사람과 만나면 자신에게 잘 못 보이지 않는 이상 빵꾸똥꾸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경과 신애에게는 처음 만나자 말자 빵꾸똥꾸라고 해버린다. 이것은 해리가 세경과 신애를 자신보다 더 불쌍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 것이었다.
▲ 컵을 쏟은 후 해리는 미안한 마음에 세경과 신애가 말하는 것을 방 밖에서 몰래 훔처 듣고 있다. ⓒ mbc
하지만 해리에게 세경과 신애는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세경과 신애는 서로의 행동 하나하나 신경써주고 걱정해주고, 서로 생일을 챙겨주기도 하고, 주위에 많은 친구들도 있었다(해리에게 신애가 자옥의 하숙집 줄리엣, 정음 등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많이 부러워했다).
이런 세경-신애 자매를 해리는 어느 순간 부러워 하게 된다. 왜냐하면 돈이 없고 가난한 사람이지만 부유함을 제외하고 모든 면에 있어 자신과 가족이 맺고 있는 관계보다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해리는 세경과 신애에게 서툴게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마치 이제는 너희들은 빵꾸똥꾸가 아니라 내 친구들이야 라고 말하는 것처럼 해리는 행동하기 시작한다.
해리는 성장하고 있다. 가족과의 사적 관계를 넘어 세경과 신애와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해리는 성숙한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붕킥> 김병욱 피디는 해리라는 캐릭터를 통해 현재 우리아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희망은 어린 아이들이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시작 된 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지붕킥> 이제 결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 각 캐릭터 마다 어떤 결말이 내려질지 벌써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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