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가 캔 냉이를 다듬고 있다. ⓒ 황복원
이제 봄은 들이나 냇가에도 찾아온 것 같다. 부산 시내 유일한 관광벨트가 형성된 남구 평화공원 일대는 부산수목관리원이라는 넓은 공간이 있다. 이곳은 묘목을 길러 공원 조성하는데 이식을 하기 위해 기름진 땅으로 가꿨기에 봄나물이 자라는데 최적의 땅이다.
▲ 가족 건강을 책임지는 봄나물 냉이. ⓒ 황복원
그래도 냉이는 캐는 것보다 다듬는 것이 더 어렵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간다. 아예 수목원 잔디밭에 편안히 앉아서 캔 냉이를 다듬고 있다. 할머니 많이 캐셨네요, 라고 하니 냉이가 널려 있다고 한다. 정말이다. 씨를 뿌린 것도 아닌데 주변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할머니는 수목원을 자주는 못 나오지만 오늘처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나온 날은 지난해 가을 이후 오늘이 제일 많이 나왔다고 한다. 포근한 봄 날씨 덕이다. 냉이를 캘 생각은 하지 않고 운동부족으로 불편한 다리를 산책이라도 하려고 나왔는데 횡재를 했다고 한다.
▲ 나들이 나온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냉이 캐기에 집중이다. ⓒ 황복원
주위를 둘러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열심히 냉이를 캐고 있다. 덩달아 아이들도 캔다고 야단이다. 나무막대기 하나 가지고 며칠 전 내린 비로 땅이 촉촉이 젖어 있어 캐기가 쉽다고 한다. 아마도 산책을 나오실 때 비닐봉지 하나씩은 준비해 가지고 나오신 것 같다.
▲ 어른들이 캐는 냉이를 아이들도 바라보고만 있다. ⓒ 황복원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다. 캔 냉이는 저녁 식탁에 오른다. 그래서 할머니 손은 가족건강을 책임지는 명의보다 더 훌륭한 약손이다. 봄 냉이는 몸 보양에 최고다. 덤으로 쑥은 입맛을 돋우는데 한몫을 한다. 그러니 밥상의 밥도둑은 봄 냉이와 쑥이 아니겠는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