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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진보정당 후보들 "우린 민주당 후보들과는 달라!"

해고 위기 노동자 위해 선거운동 접고, 민주당 압박·연대 정치력 발휘

등록|2010.03.05 09:00 수정|2010.03.05 09:00

▲ 해고 위기에 놓인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겠다며 오는 8일까지 일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는 광주지역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자들. ⓒ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제공




민주노동당 예비후보들 "선거 명함 대신 '금호타이어 특보' 돌리겠다"

4일 광주광역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장원섭 예비후보를 비롯한 모든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자들 20명이 "오는 8일까지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일 금호타이어 사측이 1199명의 노동자에게 서면과 문자메시지로 정리해고 방침을 전달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광주는 민주당 일당독점 성향이 강한 곳이다. 물론 지난해 몇몇 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들이 기초의회 진입에 성공했지만 진보정당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들과 맞상대하기엔 아직은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이번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일체 중단' 선언은 의외다. 그렇지 않아도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더 '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자들은 "위협받는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존재 이유"라면서 "선거 명함 대신 '금호타이어 특보'를 시민들에게 돌리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금호타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모든 선거사무소에 '대형 현수막'을 부착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자들은 "금호타이어 노동자 1199명에 대한 정리해고는 가정을 파탄 나게 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금호타이어 사태의 책임은 '노동자'가 아니라 '경영진과 채권단'인데 엉뚱하게 열심히 일해 온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중단선언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와 정가에서는 "노동자 정당으로서 진실함이 느껴진다"며 환영하고 있다.

정찬영(조선이공대 교수) 광주경실련 부집행위원장은 "보수정당 후보자들이 성명서 한 장으로 금호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점에서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자들이 밝힌 '선거운동 중단선언'은 노동자 등 서민의 정당으로서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생활정책 제시하며 민주당과는 '이슈 연대' 민노당 등과는 '선거연합'

▲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을 위해 민주당 후보들과 공동연대를 이끌어내는 정치력을 과시한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시장 예비후보. ⓒ 시민의 소리 강성관





또 다른 진보정당인 진보신당 광주시당의 활동도 지역 정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몇 가지 생활정책대안들을 제시하며 민주당과 '정책 맞짱'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는 4일 "최근 서울시 무상급식 예산이 '0원'으로 나온 것에 대해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취하고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단체장, 국회의원, 그리고 시의원까지 '100% 권력'을 장악한 광주시도 무상급식 예산이 '0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즉 민주당은 한나라당 탓할 자격도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 증거로 서울을 비롯한 16개 광역 시도의 '2008학년도 재원부담별 급식 예산 집행 현황'을 공개했다. 이 현황에 따르면 광주시는 학교급식비의 학부모 부담률이 79.7%로 '전국 1위'이다. 다시 말하면 광주시는 '무상급식률 꼴찌'라는 얘기다. 윤 후보는 이를 두고 '급식 정치 꼴찌'라고 비유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며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을 전면에 내건 것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정세균 대표는 민주당이 집권한 광주부터 보편적 무상급식을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윤 후보는 이외에도 "광주의 준버스공영제가 사업주의 배만 불리고 있다"며 버스공영제 완전 실현을 제안하고 있다. 또 아파트마다 어린이 도서관 짓기, 공동주택을 저탄소 초록아파트로 가꾸는 등의 생활정책 대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윤 후보는 금호타이어 사태와 관련해 "선 구조조정, 후 자금지원이 아닌 선 자금지원 관철과 노동자 희생, 책임전가 반대"를 고리로 민주당의 양형일·전갑길·정동채 시장 후보와 정찬용 무소속 후보 등 5인 공동기자회견을 제안해 2일 개최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정치력도 과시하고 있다. 

지역현안에 대해선 민주당과 연대도 불사하고 있지만 윤 후보는 "광주에서 민주당 일당독점체제만 심판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과 진보신당의 연합공천을 제안해놓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 일당독점 체제가 15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광주. 두 진보정당의 새로운 도전과 신선한 정책제안들이 지방자치의 의미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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