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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문화교류 통해 경제공동체 형성 해야

중국과 한국의 문화 교류에 대한 고찰

등록|2010.03.05 10:50 수정|2010.03.05 10:50
약 한달 전에 필자가 중국 교정(矯正)책임자들과 국내 전문가인 법 학자들이 국제세미나를 개최하는 곳에 손님으로 참석하고 나서 그들과 함께 월미도에서 코스모스 관광유람선을 타고 인천대교를 관광하였을 때의 이야기다.

유람선에 오르자마자 함께 승선한 많은 사람들이 우렁차게 울리는 음악소리에 맞춰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어울려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같이 간 중국 교정책임자들과 함께 보았다. 실상 우리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 어디서든 항상 보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중국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묻는 말이 어떻게 남녀노소, 신분의 차별 없이 저렇게 함께 어울려 즐겁게 놀 수 있는지 놀랐다며 저런 모습은 중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조화로운 사회를 이미 건설한 것 같아 자기네 입장에서는 정녕 부러운 일이라며 행복한 장탄식을 해대는 거였다.

사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예전에 유행하였던 '묻지마'식의 관광을 연상하게 되어 부끄러운 입장이었는데 중국 사람들이 입장에서는 남녀노소가 격식 없이 어울리는 정경이 탐스러운 연출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여기에서 중국 당국자들이 이야기와 부러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는 매년 공자 탄신일이 되면 산동성 곡부의 공자 탄생지에서 기념행사를 한다. 여기에는 중국 최고 권력자인 국가 주석(후진타오)도 참석하니 이 행사를 중국인들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행사에서 주창하는 내용이 바로 공자의 핵심 사상인 "화해(和諧)" 즉, 조화로운 사회의 건설이다. 중국의 현재 발전단계인 '소강(小康)'을 뛰어 넘어 '대동(大同)'을 만들자는 것, 이 '대동'의 바로미터가 바로 조화로운 사회의 추구, 중국인들이 말하는 이상향이다.

지금 중국은 정부 당국자가 나서서 아무리 화해를 부르짖어도 빈부격차가 워낙 심해 사회통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비록 여와 야로 극명하게 나뉘어 갑론을박 하는 대립상태는 간혹 연출하지만 이념을 벗어난 어떠한 사회적 이슈에는 여와 야가서로 머리를 맞대는 자유주의 국가이다.

우리는 또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걸맞은 다양하고 훌륭한 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다. 물론 유적이나 문화는 거대 대륙인 중국이 선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중국이 흉내 낼 수 없는 콘텐츠가 있다. 문화는 상품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가 문화로 팍스 로마나를 성취했고, 미국이 뉴욕이나 불란서의 파리가 문화로 세계인의 중심(?)이라는 뉴요커들과 파리잔느를 배출하고 있다. 중국에서 우리의 한류가 통하는 이유도 바로 거대 중국인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동양인들 특유의 문화콘텐츠를 우리가 잘 표현해내기 때문에 서로 통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일상에서 별로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지만 중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관심이 대상이 되는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관광객을 많이 받으려면 우리 볼 것을 개발하고 콘텐츠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 문화에 대하여 많은 이해를 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배려해주어야 하는 것이 의당 당연히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만약 중국에서 예를 잃으면 동이에서 찾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공자가 이야기 했던 '동이(東夷)'가 바로 우리나라 아닌가? 세계 4대 성인(聖人)인 공자께서 이러한 말씀을 했을진대, 옛부터 예를 숭상하고 조상을 숭배했던 우리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인 중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그들의 사고에 주목하고 교류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약 삼천 년 전에 공자는 이런 예언과 더불어 변화의 학문인 주역을 편찬했다. 주역(周易)의 원리가 음양의 이치로 변화하는 우주 삼라만상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면, 현재를 사는 우리가 중국인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내고 실천하는 것도 삼천 년 전의 공자가 갈파한 동양문화의 힘, 바로 교류의 철학일 것이다.

교류의 문화는 서로를 이해하고 확인하려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한다. 중국은 오천 년이 넘는 교류의 기간 동안 우리와 때로는 반목하고 침략을 하기도 하였으나 가장 가까운 우리의 이웃이다. 동북공정으로 역사적인 칼날을 세우기도 하지만 우리와 중국의 역사에는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는 맥이 흐른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을 상대로 우리의 힘인 한류를 넘어 더욱 다양하고 업그레이드 된 콘텐츠를 개발하자. 그리하여 과거에는 그들의 것을 수혈하던 우리가 한류로 촉발된 문화적 힘을 가일층 개발하여 우리만의 특화된 콘텐츠로 승부한다면 선린 우호국가이자 문화 선진국인 중국과 우리는 좋은 문화교류의 상대자가 될 것이다. 이러한 문화의 교류가 곧 경제의 상호정진으로 이어지는 시발점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은 미국도 일본도 아닌 중국의 시대다. 이미 성큼 다가와서 부인할 수 없는, 일본인들보다 더 많은 중국인과 중국에 사는 우리의 동포가 국내 어느 곳에든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국은 또 하나의 거대한 '차이나타운'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선진 문화로 중국과 함께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길을 다 함께 생각해낼 때, 우리의 황해안 도시들이 동북아의 관문도시로 성장하여 환 서해안대에 위치한 중국의 도시들과 함께 세계의 가장 중요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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