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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래 버리고 간 양심 거울

왜 우리 동네 배수로가 당신의 쓰레기통인지?

등록|2010.03.08 11:40 수정|2010.03.08 11:40

▲ 1년 넘게 막혀있던 배수로, 2009년 7월 촬영 ⓒ 이장연




우리 동네는 인천 광역시 서구 공촌동이다. 기후 변화에 따른 기록적인 집중 호우가 작렬했던 지난 2009년 여름. 침수, 산사태, 붕괴사고, 도로 유실 등 곳곳에 피해를 입힌 장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천 서부교육청 맞은 편과 징매이고개에 이르는 경명로 주변 배수로는 그간 쌓인 토사와 낙엽, 쓰레기들로 꽉 막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결국 장마철 비가 그쳤는데도 계양산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는 도로와 인도 위로 넘쳐 흘렀다. 그럼에도 지자체는 배수로 정비보다 인도 위 잡초 제거와 가로수 잔가지를 쳐내는 알 수 없는 일들만 벌였다.

▲ 지난해 12월에야 희망근로자들을 동원해 생태통로 주변만 청소했다. 2009년 12월 촬영 ⓒ 이장연




지자체는 장마가 지나고 늦은 가을이 되서야 희망근로자들을 동원해 배수로 청소에 나섰는데, 1주일 정도면 끝낼 청소를 작업자들은 담배와 수다를 벗삼아 쉬엄쉬엄 3주 넘게 일을 벌였다.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주변 배수로 청소는 지난 12월에야 시작됐다. 그마저 눈에 띄는 곳만 청소를 했고 도로 주변 숲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사실상 방치됐다.

그렇게 어렵사리 청소를 마친(?) 배수로에 또 다시 양심없는 사람들이 잡다한 쓰레기들을 내버리고 있다. 토사와 쓰레기로 가득했던 서부교육청 길 건너 배수로에 어떤 이는 거울과 유리까지 내버렸다. 우리 동네 배수로가 그들의 쓰레기통이라도 되는건지?

배수로 덮개마저 지난 2007년 이미 대부분 도난당한 상태라서 몰래 양심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을 막기가 어려울 듯 싶다. 그래서 올해 여름 장마도 걱정스럽다.

▲ 지난해 어렵사리 청소를 끝낸 배수로에 다시 쓰레기가...2010년 3월 촬영 ⓒ 이장연



▲ 이런 식으로 배수로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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