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람 김씨(2)
고향 들녘에 눈꽃이 필 때
옛 친구 고향 떠나갔는데
산바람 불고 물새 울면
그리운 친구는
고향 찾아오네.
세상사 고달프고 힘들어도
나의 친구는 객지에 살다
바닷바람 부는 날
춘화네 마당 가 호박꽃 피면
고향 찾아오네.
동네 앞 소나무 그늘에
잠든 나를 보며
경숙이네 해바라기 피고 질 때까지
고향 떠나지 말아다오.
부모님은 들풀로 지고
고향집터만 남아
형제들 아무도 없는데
텃밭에 콩이 열리고
선희네 지붕 위에 박꽃이 피고
달빛이 마을모습을 보여줄 때
그리운 얼굴이
동구 밖을 걸어서 오네.
세월에 바람은 지나고 있는데
나, 너를 기다리다 지쳐
고기잡이 나가 바다 변두리
무인도에서 산다 해도
새벽녘 동 틀 때까지
고향 떠나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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