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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뱃사람 김씨(2)

등록|2010.03.10 18:00 수정|2010.03.10 18:00


       뱃사람 김씨(2)




      고향 들녘에 눈꽃이 필 때

      옛 친구 고향 떠나갔는데

      산바람 불고 물새 울면

      그리운 친구는

      고향 찾아오네.

      세상사 고달프고 힘들어도

      나의 친구는 객지에 살다

      바닷바람 부는 날

      춘화네 마당 가 호박꽃 피면

      고향 찾아오네.

      동네 앞 소나무 그늘에

      잠든 나를 보며

      경숙이네 해바라기 피고 질 때까지

      고향 떠나지 말아다오.

      부모님은 들풀로 지고

      고향집터만 남아

      형제들 아무도 없는데

      텃밭에 콩이 열리고

      선희네 지붕 위에 박꽃이 피고

      달빛이 마을모습을 보여줄 때

      그리운 얼굴이

      동구 밖을 걸어서 오네.

      세월에 바람은 지나고 있는데

      나, 너를 기다리다 지쳐

      고기잡이 나가 바다 변두리

      무인도에서 산다 해도

      새벽녘 동 틀 때까지

      고향 떠나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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