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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아! 음...! 고대에도 사람 있었구나"

[2010댓글늬우스①] 피의자 김씨 댓글에 MB가 등장한 이유는?

등록|2010.03.13 11:21 수정|2010.04.13 18:14
"네티즌들의 살아있는 비평을 담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모았던 오마이뉴스의 댓글 늬우스가 어느 날부터 소리 없이 지면에서 사라진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선지자)

지난 2008년, 31주간 연재되며 '담당 기자들의 악몽'으로 불리다 소리 없이 사라졌던 '댓글 늬우스'가 더욱 '톡톡' 튀는 내용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이슈에 달린 만여 개의 댓글을 압축해서 만든 2010 버전 댓글 늬우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첫 소식은 지난 11일 대학가를 통째로 뒤흔든 '고려대 자퇴녀' 이야기입니다.

['고려대 자퇴녀' 김예슬씨] "내가 너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다"

▲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 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의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어있자 지나가던 학생들이 발길을 멈추고 글을 읽고 있다. ⓒ 유성호


"고대에도 사람이 있었구나. MB맨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아리수승수진사랑, 다음)

'헉!…', '아!…', '음…' 이 소리는 고려대 김예슬씨가 '대학을 거부한다'며 자퇴를 선언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의 일성인데요. 이 학교 경영학과 3학년 김씨는 10일 오후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교문에 붙인 뒤 자퇴를 선언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언론들과 포털사이트는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도 '발칵' 뒤집혔습니다.

김씨의 자퇴 이유는 "큰 배움 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돼 부모 앞에 죄송하다"는 건데요.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 중엔 "다 맞는 말이네"(백순현, 네이트)라며 공감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꿈같은 20대의 중반을 보내고 남은 거라곤 5천만 원 주고 산 졸업장 한 개. 대체 공부를 왜 했을까요."(박대원, 네이트)

고려대를 자퇴한 김씨에게 닥칠 미래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고려대 총장이 학교에 갓 입학한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고대가 낳았다"고 한 것을 비틀어, "왠지 저 사람이 잘 되면 그때도 '고려대가 이 사람을 낳았습니다'라는 망언을 고대에서 뱉을 것 같애"(윤소영, 네이트)라고 고려대에 '썩소'를 날렸습니다.

그런가하면, '스펙'만을 강조하는 사회에 펀치를 날리는 이들도 있었는데요. 다음에서 '숲속그늘'이란 닉네임을 쓰는 누리꾼은 "대학생들! 요새 뭐 공부해요? 취업사관학교? 실무인재양성? 수요자중심교육? 대학에서 하는 짓거리들이다. 대학에서 경력사원이라도 배출해야 되는 건가?"라고 한탄했습니다. 반면, 한 누리꾼은 "몇 년 뒤엔 그냥 주부"(ddd, 디시인사이드) 등의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틈새로 애절한 누리꾼의 댓글 하나가 눈길을 확 끌었는데요. "내가 너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다."(쏘라소라쏘라고등어, 웃긴대학) 짧지만 강렬한, 부러움이 가득 배인, 너무도 공감스러운 댓글입니다.

[부산 여중생 피의자 검거] 내일 식단은 '짬짜면'?

부산 여중생 이아무개양 납치·살해사건 피의자로 공개수배 됐던 김아무개씨가 경찰에 붙잡히자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풍년'을 넘어 '홍수'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은데요. 덕분에 '댓글바다'에서 헤엄치다, 익사할 뻔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넘치는 건 모자람만 못하죠.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김씨가 검거된 후에도 자세한 수사 내용을 생중계 수준으로 보도했습니다. 역시 눈치 빠른 우리 누리꾼들, '지적' 들어갔습니다.

특히 김씨의 저녁 메뉴까지 기사로 등장하자 한 누리꾼은 "우리가 저 사람이 저녁으로 자장면을 먹고, 면류를 좋아해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는 걸 알아야해?"(김선희, 네이트)라며 일침을 놓았습니다.

누리꾼들은 이후 경찰의 행동을 예측하기도 했는데요. "내일은 아마 이런 뉴스가 나올지도. '자장면과 짬뽕을 놓고 고민하던 김아무개씨, 결국 짬짜면으로 결정. 경찰은 요구대로 짬짜면을 시켜줘'."(필, 다음) 이 댓글을 접한 경찰과 언론들이 '반성' 좀 했으면 좋겠네요.  

▲ 부산 여중생 피의자 김아무개씨의 생활기록부까지 보도한 <조선일보> ⓒ 조선일보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조선일보>가 피의자 김씨의 중학교 생활기록부 내용까지 보도하자 네티즌들은 "너무 오버한다;;; 이게 뭐야… 생활기록부 까지 깠네?"(문지영, 네이트)라며 경악하는 반응이네요. 한 누리꾼은 "헐 나도 생활기록부에 '산만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하다'고 써있는데 회사다니면서 잘살고 있음…-_-"(김초희, 네이트)이라며 어이없어 하네요.

한편, 댓글바다에서 유독 잊힐 만하면 눈에 띄는 글들이 있었는데요. 줄줄이 이어지는 게 예사롭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땅' 독도에 대한 댓글들입니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총리에게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는 것을) '기다려 달라'고 했다는 보도는 허위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일보> 등 몇 몇 신문들이 이 소식을 기사로 다뤘는데요.

누리꾼들이 "요미우리 독도 관련 보도기사 내용은 어떻게 이렇게 싹 (포털 뉴스에서) 지워져 버렸나"(올림픽, 다음)라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제대로 수사를 하고 문제가 있다면 밝히고 또 이명박 대통령 요미우리신문에 난 독도 발언 제대로 밝히는 거 별개로 뉴스 진행되어야 하는데 제대로 비추기나 하냐???"(티라미슈, 다음)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미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사안이며, <요미우리신문>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준비서면은 자신들의 보도를 합리화하기 위한 일종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요. 하지만, 누리꾼들은 청와대의 이런 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인 '기다려달라'라는 말을 부각시켜 '센스 있는' 패러디 댓글 이어가기를 벌이고 있습니다. 

"<경찰> 김OO, (증거) 다 나왔으니 이젠 실토해라
<김씨>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박철균, 네이트)

"국민 : 김OO가 나쁜 놈이고 처벌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다른 기사들도 다뤄 주면 안될까요?
언론 :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권순모, 네이트)

[동혁이형 비난한 방개혁] "니네가 연예인이야?"

▲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동혁이형'의 패러디물. ⓒ 문병호


지난 9일에는 개그맨도 아닌 이들이 배꼽 잡을 '개그'를 보여줘 누리꾼들을 즐겁게 해줬는데요. 보수단체인 방송개혁시민연대(이하 방개혁)가 논평을 통해 KBS <개그콘서트>에서 연기하고 있는 '동혁이형' 캐릭터를 비난했습니다. 최근 사회비판 개그로 인기를 드높이고 있는, 그 '동혁이형' 말입니다. 그럼 방개혁의 '지적질'하는 소리 먼저 들어보시죠.

"동혁이형의 샤우팅에는 제도와 원칙을 무시한 대중적·선동적 언어가 난무한다, 정부나 기업은 무능하거나 반국민적이 된다. 국민은 항상 피해자이고 정부와 기업은 가해자다."

방개혁 입장에선 '일침'을 가한 것일 텐데… 누리꾼들은 '분노'를 넘어서 '어이없음'을 전했습니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방송개혁시민연대를 개그 콘서트로… 정말 웃기는 넘들이죠??"(무대뽀전설, 다음)라며 방개혁을 <개콘>으로 보낼 것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단순한 비판과 느낌만을 전하면 우리의 '누리꾼'들이 아니죠.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많은 누리꾼들이 패러디 잔치로 응수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누리꾼들의 소리, 함께 들어보시죠.

"이 자슥들이 이거… 한 대씩 풀스윙으로 쳐 맞고 떡실신 해 봐야 하아~ 내가 쳐맞은건 눈 내리던 밤이었는데 어느새 해수욕장이 개방을 했구나… 하면서 튜브 끼고 해운대로 달려갈끼야?"(Hello_제시카, 다음)

"방개련에게 노래 선물해드려요~ 김수철이 부릅니다 '정신차려' - 헛소리말구 청계천물이나 마시세요"(넬슨, 다음)

"방개련 니가 말한 비주류가 국민들은 아니겠지?"(바람소리, 다음)

▲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동혁이형' 패러디물. ⓒ 문병호


한 누리꾼은 "언어유희? 난 방개련이 하는 소리가 더 언어유희같다. 재밌었어~"(백색우상, 다음)라네요. 정말 "왜 정상적인 그저 평범한 개그에 난리"(태양을 삼킨 사자, 다음)인건지 모르겠네요.

2년 만에 돌아온 '2010 댓글 늬우스' 재미있으셨나요. 시작은 가볍게. 다시 시작한 저희 '2010 댓글 늬우스'에도 많은 관심과 댓글 주시길 센스 있는 누리꾼들과 독자 여러분께 부탁드리면서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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