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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여성단체 "적반하장 우근민, 공천 절대 불가"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우근민 공천반대' 기자회견

등록|2010.03.15 10:56 수정|2010.03.15 10:56

공천반대 기자회견14일 오후에 전국 여성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 모여 '우근민 공천반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제주여민회 제공





자신의 '성추행 전력'을 전면 부정한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발언에 대해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반발하며 '공천불가' 입장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지난 13일 우근민 전 제주지사는 자신의 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도중,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자신은 성범죄 전력을 갖고 있지 않고, 더더욱 성추행범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했다.

여성부와 대법원에서 받은 판결에 대해서도 "아직도 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억울한 사연을 다시 한 번 냉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혀 사실상 판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는 14일 오후 2시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 모여 민주당과 우근민 전 지사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이날 모인 이유는 14일 오후 3시부터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우 전 지사의 공천자격을 심사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에 대한 '불가 입장'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퍼포먼스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성폭력 전력이 있는 인사에게 공천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 제주여민회 제공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경과보고와 자유발언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 성추행 전력이 있는 인사를 공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야 5당 선거연합 합의문을 인용하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인 공통의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연합의 핵심"인데, "성희롱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공천된다면 야 4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선거연합 후보로 인정하고 공통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겠냐"며 민주당을 향해 따져 물었다.

또, 우근민 전 지사의 최근 언행을 두고 "지난 3월 7일 민주당 복당을 위해 마지못해 사과를 하는 듯 했으나, 결국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결백하다'라고 주장했고", "'마녀사냥'ㆍ'정치적 음해와 테러' 등 격한 표현을 동원해 안하무인 적반하장격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성희롱 전력도 문제이지만 반성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어떻게 도민을 대표하는 자리를 맡길 수 있는가"며,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를 향해 "소탐대실하지 말고 우근민씨 공천을 반대"하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제주여민회, 서귀포여성회, 서귀포시민연대, 탐라자치연대 등 제주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했고, 전국 32개 여성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힘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녹색연합,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도 이들과 뜻을 함께했다.

한편,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복당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며 지난 9일부터 영등포 당사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고희범 제주지사 예비후보(전 <한겨레> 사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고희범 예비후보고희범 예비후보가 지난 9일부터 '우근민 복당 철회'를 주장하며 영등포 당사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 장태욱




고희범 예비후보는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8일 방송인터뷰에서 우근민 전 지사 본인이 어제(7일) 공식적인 문서(소명자료)로 당에 일단 본인의 과오에 대해서 사과를 했고, 또 적절한 시점에 제주도 도민들을 상대로 해서도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우근민 전 지사의 성추행 전력과 관련하여 언론에 해명했던 내용을 상기시켰다.

고 예비후보는 "본인의 과오를 사과했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중앙당의 주장과 성범죄 전력 갖고 있지 않다는 우근민 전 지사의 주장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는 데, 이는 틀림없이 "어느 한 쪽이 거짓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고 예비후보는 "이를 명백히 가리기 위해서 민주당은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 제출되었다는 '소명자료'를 당장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만약 "우 전 지사의 복당을 허용하기 위해 민주당이 거짓을 말한 것이라면 복당허용 이유(반성과 사과)가 사실이 아닌 만큼 복당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고, "우 전 지사가 말 바꾸기로 정치적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면 민주당은 의당 복당을 철회해야 하며, 우 전 지사는 도민과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14일 우근민 전 지사에 대한 공천자격 부여 여부를 심사하기로 했던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그에 대한 가부간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다음 회의 때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하고 헤어진 걸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을 위해서 고희범ㆍ우근민 두 후보만이 중앙당에 등록을 마친 상태다.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뜻을 강하게 피력해왔던 김우남 의원은 도당위원장직 사퇴시한을 규정한 당규의 제약을 넘지 못해 스스로 경선 불참을 선언해야 했다.

민주당은 오는 4월 4일 도지사 경선 후보 합동 연설회를 열고, 4월 11일에는 '도지사 후보 경선대회'를 치러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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