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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MBC사장, 또 출근길 막혀

노조, 출입구 봉쇄... 김 사장 "다음엔 그냥 안 간다"

등록|2010.03.15 12:13 수정|2010.03.15 12:13

▲ 진주-마산MBC 김종국 신임사장의 출근길이 오늘도 막혔다. 이날 진주MBC출입구는 노조원들뿐 아니라 지역민들까지 몰려와 막았다. 김 사장은 "다음에는 그냥 안 돌아간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 하병주



진주-마산MBC 통합사장의 출근길이 계속 수난이다. 김종국 신임사장은 오늘(15일)도 진주MBC 사옥으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원과 진주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김 사장은 아침 8시30분께 진주MBC정문에 도착해 사옥으로 들어서려 했으나 진주MBC노조원과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급히 달려온 사람들로 출입구는 이미 막혀 있었다.

이에 김 사장은 "경영진이 임명했는데 왜 막느냐"며 문화방송노조 정대균 진주MBC지부장에게 강하게 따졌다. 그는 "순리대로 하자. 나는 여러분에게 해를 끼치려 온 게 아니라 도와주기 위해 왔다" 등의 말로 설득도 했으나 노조측에서는 "돌아가 달라"라고 짧게 답했다.

결국 김 사장은 흥분된 어조로 "오늘은 이만 돌아간다. 하지만 다음에 올 때는 그냥 안 돌아간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김 사장은 마산MBC로 향하기 전 진주시내 한 호텔에서 진주MBC국장급 간부들과 간부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종국 사장(맨 오른쪽)이 노조원들과 마주하고 있다. ⓒ 하병주



그러나 노조 측은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지부장은 "통합이 꼭 필요하다면 각 회사 직원들과 지역민들의 토론과 합의로 진행되는 게 순리"라며 "먼저 통합사장 인사 명령이 철회돼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김 사장이 공권력을 동원하는 등 무리하게 출근을 강행한다면 진주MBC노조는 자동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파업에 필요한 조합원 동의절차도 이미 마쳤음을 강조했다.

이날 진주-마산MBC 통합사장의 출근을 막는 데는 민주노총진주지역지부 소속 노동자들과 진주시농민회 진보연합 등 회원 50여 명이 함께 했다. 또 경남도지사선거 출마를 선언한 강병기 예비후보 등 민노당 소속 예비후보 6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서부경남지역은 봉이 아니다"라며 "지역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진주-마산MBC 통합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 짧은 대치 끝에 결국 발길을 돌리는 김종국 사장. ⓒ 하병주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사천지역 사회단체인 진보연합에서도 성명을 내어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도발이 YTN과 KBS에 이어 MBC에까지 이르렀다"며 "서부경남 대표적 언론까지 통폐합이라는 이름으로 위협하는 상황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진주MBC노조는 '진주MBC 지키기 운동'을 서부경남 지역민들과 함께 벌여나가기로 하고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또한 각 지자체와 의회,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성명도 이끌어내기로 하고 다양한 접촉을 시도 중이다.

▲ 김종국 사장과 진주MBC노조원들 사이의 대치는 굵은 빗방울 속에서 이뤄졌다. ⓒ 하병주



▲ 이날 신임사장의 출근길 저지는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함께 했다. ⓒ 하병주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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