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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평화민주당' 창당, 야권 또 '분열'

6.2 지방선거 참여 선언... "민주당은 도로 열린우리당" 비판

등록|2010.03.15 12:49 수정|2010.03.15 12:49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15일 한화갑(70·동서협력재단 대표) 전 민주당 대표가 '평화민주당'(가칭) 창당과 함께 6.2 지방선거 참여를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동서협력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숙한 심정으로 국민들께 신당 창당을 결심했음을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 민주당은 '도로 열린우리당'이 돼 이념정당의 한 분파가 됐다"면서 "지방선거에서 5+4 연합공천 전략이 이를 입증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했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한 민주개혁세력의 본류를 모조리 배제시켰다"고 "한국야당의 정통성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평화민주당을 "옛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의 본류가 중심이 된 중도개혁정당"로 규정한 그는 "한국야당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평화적 정권교체의 틀을 만드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중순 창당준비위를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평화민주당은 곧 서울·인천·경기·광주·전남북 등 6개 시도 지부를 창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달 8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한 전 대표의 신당 창당으로 DJ-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끌어 온 민주당 세력은 3갈래로 나눠지게 됐다. 국민참여당에 이어 또 한번 '분열'을 일으키는 셈이다.

'DJ정신 계승'을 내세운 평화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독점하다시피 한 호남에 집중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옛 동교동계 세력 일부와 민주당 공천에서 떨어진 무소속을 규합해 호남에 어느 정도 지분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옛 동교동계 '부정적'... 한광옥 "이명박-한나라당 이롭다" 비판

하지만 아직은 평화민주당이 큰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옛 동교동계 출신들부터 비판적이다. 한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 13일 옛 동지들을 만나 동참을 설득하려 했으나 참석자 14명 중 절반 이상이 반대했다고 한다. 신당 참여 뜻을 밝힌 인사는 김경재·최재승 전 의원 등 3~4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국민의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민주당 한광옥 상임고문은 15일 개인성명을 통해 신당 창당을 비판했다. 그는 "분열적인 창당은 매우 부적절하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한 전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분열되는 것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이롭게 하는 결과"라며 "지금은 민주당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력을 총집결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도 평화민주당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전남도의원 공천을 신청한 2명의 후보자로부터 각각 3억원씩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0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한 전 대표측은 이를 '특별당비'라고 주장하지만, 서청원(미래희망연합)·문국현(창조한국당) 전 대표 등 최근 사례로 볼 때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만약 한 전 대표가 검찰에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평화민주당은 자리도 잡기 전에 존망의 길에 놓이게 된다.

이날 평화민주당 창당 소식에 민주당은 냉소적 태도를 보였다. 노영민 대변인은 "국민의 필요가 아닌 자신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정당"이라며 "누구로부터도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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