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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리콜 사태에 가려진 토요타의 속사정

[서평] <토요타의 어둠>을 읽고 토요타 리콜 사태의 원인을 찾다

등록|2010.03.18 15:59 수정|2010.03.18 15:59
최근 뉴스에서 일본의 토요타 자동차 사장이 기자회견을 여러 차례 보았다. 뉴스에서는 토요타 리콜 사태에 대해 회사 측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이었다. 얼마나 많은 자동차가 리콜이 되었기에 사장이 직접 나와서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2010년 2월 1일까지 토요타의 리콜 대수는 760만 대 이상으로 전년도 자동차 판매 대수보다 많다는 자료를 찾게 됐다. 그리고 미국에서 시작된 리콜 사태가 중국, 유럽까지 번지고 있어 전 세계 도요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요즘은 소비자들이 자동차의 디자인과 성능에 대해 많이 따져보고 자동차를 구입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성이 가장 중요시 한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에서는 제품의 안전성을 실험하는 장면을 대중 매체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려고 한다. 토요타 자동차 또한 안전성 실험에 통과한 차가 시중에 판매되었을 텐데 전 세계적 리콜 사태가 벌어진 이유가 뭘까? 그리고 왜 토요타는 전 세계적 리콜 사태를 미리 잠재우지 못했을까?

일본 최고의 광고선전비 사용업체 토요타

▲ <토요타의 어둠>MyNewsJapan (지은이) | JPNews (옮긴이) | 창해 ⓒ




일본인 와타나베 마사히로가 2004년도에 설립한 독립 인터넷 신문 '마이뉴스재팬(MYNEWSJAPAN)'은 <토요타의 어둠>(창해 펴냄)이라는 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려진 토요타의 속내를 드러낸다. 먼저 저자들은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과 관련된 문제가 쉽게 들어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이 출판됐을 때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언론매체에 책의 광고가 실리지 못했다. 이것은 삼성이 각 언론에게 내고 있는 광고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토요타 또한 마찬가지이다. 2007년 3월 토요타의 결산을 살펴 보면 광고 선전비가 무려 1054억 엔이나 된다. 단연 일본에서 광고선전비용을 가장 많이 쓰는 회사로 순위에 올라 있다. 이렇게 많은 광고비를 내고 있는 것은 물론 토요타 제품에 대한 광고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도요타의 문제를 가리는 입막음 장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알면서도 무슨 까닭에서인지 기사를 쓰지 않은 것이다. 즉 알아서 기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광고라는 무기로 '입막음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거둬낸 성과라 하겠다."

사람답게 살기 힘든 토요타 직장 생활

토요타 자동차 하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억대 연봉의 최고급 대우를 받으면 일할 것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토요타에서 일하는 것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다는 얘기를 한다.

토요타는 대표적인 종신 고용제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여서 오래 일하지 않는 신입 사원들의 임금은 다른 일자리에 비해 매우 낮다. 오래 회사에 남아 일을 해야 자신이 한 노동에 대한 대가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하지만 30, 40대가 되어 회사의 중요 직급으로 가기까지의 길은 험난하다. 밤낮이 바뀌는 2교대, 강도 높은 잔업, 강제화된 직원 모임 등 사람으로 살기에는 너무나 강도 높은 노동과 피곤한 생활을 해야만 한다.

저자는 30세에 과로사한 토요타 노동자 우치노씨에 대한 얘기를 하며 토요타의 내부 사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우치노씨의 부인 히로쿄씨)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1개월 동안은 잔업이 144시간이나 되는 가혹한 상황이었습니다."
"토요타에는 국경일이 없습니다. 관련 기업도 이 달력에 맞춰 게획을 짤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의 일정에 따라 쉬는 날이 결정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토요타의 노동자의 삶입니다."
"휴일에는 반장모임의 홍보담당, 낮에는 조합, 직장위원회 회의, 토요일에는 조합 연수 까지"

높은 강도의 노동으로 과로한 노동자에 대해서 토요타는 근로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단지 회사는 퇴직금에 일부 금액을 더해 과로사에 대한 문제를 덮으려고 했다. 이것에 대해 부인 히로쿄씨는 직원들과 노동조합의 힘으로 회사가 근로재해를 인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자신이 잘리게 될까봐 서명을 해주지 않았고, 노동조합 또한 비협조적이었다고 한다.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다 죽은 사람에게 주어진 대가는 퇴직금과 몇 푼의 돈이 전부였다.

"토요타가 바뀌면 일본이 바뀐다"

서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토요타 리콜 사태에 대해 얘기했다. 책의 저자들 또한 '토요타 자동차의 성능은 정말 뛰어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토요타 리콜 문제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토요타 자동차 판매수는(일본 국내 기준) 1,738,968대 이며 리콜수는 1,886,931대이며, 2005년 1,700,744대 / 1,886,923(판매/리콜), 2006년은 1,681.063 / 1,339,906 대이다. 이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토요타가 생산한 자동차의 2004, 05년은 100% 이상 리콜을 기록하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의 리콜 문제는 언제나 가려진 채 소비자들의 머릿속에는 성능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토요타의 화려함 속에 가려진 토요타의 문제가 대규모 리콜 사태를 불러온 주범이다. 하지만 토요타는 또 언론 플레이를 통해 이 사태를 잘 넘겨 지금과 똑같은 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할지 모른다. 이것에 대해 저자는 토요타를 변화하기 위해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토요타는 조금씩 바뀌기는 했다. 예를 들면 우치노씨의 과로사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토요타 본사는 잔업을 월 45시간 이하로 억제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겨우 15명이기는 하지만 와카쓰키 다다오씨를 중심으로 전토요타노동조합도 결성되었다.(현재 토요타의 친회사적 노조에 맞선 민주적 노동조합) 토요타의 노사관계는 산업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와카쓰키씨의 말을 빌리면 '토요타가 바뀌면 일본이 바뀐다.' 그러므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사람들의 역할은 더더욱 중요하다."

사람다운 노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규제를 통해 토요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 한다면 일본 뿐 만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바뀔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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