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조 해운대에서 구름 운 자가 많이 훼손되어 있다. 빠른 복원을 바란다. ⓒ 황복원
'海雲臺'(해운대)라는 세 글자가 바닷바람에 부식되어 희미하게 보인다. 해운대 지명의 원천이다. 이 석각조형물은 부산시 지정 기념물 제45호다. 고운 최치원 선생의 친필로 추정된다. 시 지정물로까지 등록했으면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소중하고 값진 최치원 선생의 친필로 추정되는 '海雲臺'가 본모습을 잃고 있다. 비바람 때문에 세 글자 중 바다 해 자와 구름 운 자의 일부가 훼손돼 떨어져 나간 것. 부산시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 듯해, 시 지정물로 지정된 것이 시민으로서 부끄럽다.
한술 더 떠서 고운 최치원 선생이 동백섬 암벽에 새긴 '海雲臺'라는 글자(석각)를 조형물로 만들어 해운대백사장 모 호텔 뒤 전망대에 '짝퉁'을 설치했다. 여름 피서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 2년 경과한 모형 해운대. ⓒ 황복원
이 새로운 '해운대 석각 조형물'은 자연석으로 제작됐다. 표지판에는 석각에 대한 안내가 명시되어 있다. "조형물은 고운최치원선생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모금운동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설치됐다"라고 적혀 있다.
고운최치원선생기념사업추진회가 선생의 업적을 빛바래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조 해운대를 복원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짝퉁' 조형물을 만들면 어쩌자는 것인가? 동백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원조 '海雲臺'를 쉽게 볼 수 있도록 등대광장 주변 정리를 다시 해야 한다.
해운대라고 쓴 신라 말의 시인이자 학자인 최치원 선생의 석각은 당시 어지러운 정국을 떠나 가야산으로 입산하러 갈 때 이곳을 지나다가 자연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臺(대)를 쌓고 바다와 구름, 달과 산을 음미하면서 암석에다 '海雲臺'라는 세 글자를 음각함으로써 이곳 지명이 되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