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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4대 종단 공동기도회 열려

15일, 경북 상주 낙동강 경천교 일대에서 기도회 및 문화행사

등록|2010.03.21 09:27 수정|2010.03.21 09:27

▲ 원불교의 타종으로 시작된 행사는 원불교, 천주교, 불교, 기독교 성직자들이 차례로 4대강 사업에 대한 발언을 한 후 기도문을 낭독하였다. ⓒ 김하나


경북 상주 경천교 일대는 낙동강 경치 중에서 절경에 속하는 곳으로 넓은 모래톱이 펼쳐져 있습니다. 3월 15일, 이 곳에서 4대 종단 성직자 및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공동기도회와 회복 기원 춤 의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원불교의 타종으로 식을 열고, 이를 비롯해 기독교, 천주교, 불교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참석하여 4대강을 생명의 강으로 지킬 것을 염원하는 기도문을 낭독하였고 낭독이 끝나고 난 후 참석자들은 춤명상가 이종희 교수의 이끔 아래 참석자들은 큰 원으로 둘러서서 손을 맞잡고 강의 회복을 기원하는 춤을 추고, 모래톱의 흙을 모아 모래성을 쌓듯 '흐르는 강'이라는 네 글자를 만든 후 글자 모양을 따라 전기초를 꽂고 불을 밝혔습니다.

지율스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참석자들지금까지의 상황과 앞으로 공사가 진행될 계획에 대하여 지율스님께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 김하나


경천교 일대의 물은 소백산, 월악산, 태백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만나는 곳으로 상류에 속해 맑고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낙동강 경치 중 가장 절경이다. 또한 경천대 가 있어서 경치를 조망할 수 있기도 하다. 의식이 끝난 후 낙동강을 따라 1년여간 걸어오신 지율 스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야생버드나무가 이 곳에 많은데 나무가 베어지고 생물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오늘의 기도가 내일의 역사를 바꿀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시고,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표시된 준설선과 모래구덩이모래 준설선이 공사를 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구덩이 하나만 파 놓고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빨간 깃발로 표시된 부분은 준설 한계선입니다. 이 선 안쪽으로는 수심이 4M가 되도록 준설을 할 계획이라 합니다. ⓒ 김하나


참석자들은 의식이 끝난 후 지율 스님의 뒤를 따라 낙동강변을 걸었습니다. 강변 모래톱에는 일정 간격으로 빨간 깃발이 일직선에 가깝게 꽂혀 있었는데 이 선 안쪽으로 모두 수심 4M를 팔 계획이라 합니다. 수위 확보는 물론이고, 구불구불한 강을 펴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파란 깃발도 꽂혀 있는데, 이것은 그 선을 따라 제방을 만들기 위한 기준선입니다.

강변을 걷다가 야트막한 산을 올라 아래로 보이는 경천대와 너른 들판, 그 사이를 흐르는 강줄기를 보았습니다. 들판과 강의 경계에는 나무와 집이 있었으나 공사를 위해서 베어버리고 강의 모래를 파서 들판을 높였다고 합니다. 즉, 강 수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들판 또한 그에 맞게 높여야 하는 것입니다.

최병성 목사최근 4대강 사업 현실과 문제점을 자세히 기록한 "강은 살아있다"라는 책을 발간하였으며 이 외에도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 김하나

지율스님은 주민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있어도 주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서 강 문제를 직접적인 이슈로 다루지는 않지만 꾸준히 주민들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가고자 노력하고 계십니다. 동네에 살고 계신 할머니들은 여자 혼자 먹고 사는 것이 걱정되어 먹을 것을 챙겨서 들고 오시기도 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집회를 반대했지만,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고 노력하다 보니 4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에는 적어도 집회를 여는 것이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세요. 경지정리, 보상 등으로 찬성하는 분도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변해가는 자연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낙동강의 절경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줄기 가운데에서 특히 상주 일대는 비경에 속한다고 합니다. ⓒ 김하나


아직 이곳은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으로 약 보름여 전에 본래 모래선이 들어와서 공사를 시작하려 했을 때 스님은 이 일대 공사가 진행되면 현장을 24시간 생중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곳은 어느 위치에서도 시야가 확보되어 공사 진행 상황을 조망하기 좋은 위치이며, 강변 한쪽으로는 모래톱이, 다른 한쪽으로는 바위와 많은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절경이기에 파괴되었을 때 더욱 더 그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곳의 변화를 집중해서 기록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다고 합니다.  결국 모래선은 흙구덩이 하나만을 팠을 뿐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보름여 만에 나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강변의 오래된 나무들을 베어내고 있어서 이제 곧 공사가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보를 만든 후에는 강의 높이가 10m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평소 수위가 47m,홍수 수위가 50.3m인데 이것은 지금의 도로보다 높은 수위입니다. 그래서 강가의 나무들도 남아있을 수 없고 지금 이 풍경들은 앞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모래톱에 새긴 '흐르는 강'흙을 돋우어 '흐르는 강'네 글자를 만들고,글씨를 따라 초를 꽂고 불을 밝혔습니다. ⓒ 김하나


현재, 매 주말 지율스님을 비롯해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낙동강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지율 스님은 처음에는 5명 가량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고맙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아직 일부 구간에 한정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구간을 확대하고 공사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카페에 게시함으로써 상황을 알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행사장 한 켠에서는 강연과 저술 활동으로 4대강 사업의 현실과 문제점을 알려오고 있는 최병성 목사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기록한 책 "강은 살아있다"의 발간을 알렸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 반대가 힘이 생깁니다. 책 한 권이 열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을 주변에 널리 알려줄 것을 당부했고, 참가자들은 이에 관심을 갖고 책을 구입하기도 하였습니다.

강을 따라 걷고 있는 참석자들지율 스님이 앞장선 길을 따라 참석자들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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