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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주도권 잃은 '아마존의 눈물' 민주당"

[서면인터뷰] 최재성 "이명박심판론, 독점에 대한 민주주의 기본원리"

등록|2010.03.22 14:17 수정|2010.03.22 14:17
'이명박정부 심판론'.

민주당에게 있어 이만큼 절실한 것이 있을까.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이후 압도적인 표차로 한방에 나가떨어지면서 다시 지난 2006년 4대 지방선거에서는 지방권력의 80% 이상이 한나라당으로 옮겨갔다. 여기에 지난 총선 역시 170석 이상을 한나라당이 가져가면서 거대여당, 공룡정당 한나라당이 탄생했다. 시소의 한쪽이 급속도로 기울면서 민주당은 존재의 가벼움에 피눈물을 흘려야했다.

이제는 제 1야당이라고 말을 하지만 국민참여당 등 야당의 분열은 점점 정치주도권은 물론 사회전반의 정치적 현안들을 친이-친박 등에 밀려 한나라당 뒷그림자만 쫓아가고 있는 형국이라, 오는 6.2 지방선거는 잊혀져가는 야생 밀림 속 '아마존의 눈물'처럼 되어 버린 민주당의 운명을 되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날이 됐다. 열린우리당의 젊은 기수로 들어와 꿋꿋이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민주당 대변인을 거쳐 이제는 경선관리본부장으로 승부수를 던진 아마존 전사, 최재성 의원을, 지난 21일 서면인터뷰로 만났다.

▲ 최재성 민주당 경선관리본부장은 "이명박심판론은 독점에 대한 민주주의 기본원리"라며 "정부여당이 추구하는 선진화정책에 대해 국민이 먼저 납득시켜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최재성


"민주당은 오는 6월 선거를 오만과 독선으로 독주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라고 규정지었다. 이것은 선호하는 정당의 문제를 떠나 권력의 비정상적인 독점현상을 정상화 시키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민주주의 기본원리를 살리는 것이다. 지금의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 그리고 핫이슈로 떠오른 무상급식 문제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쟁점화된 현안들에 대해 결국 이번에 이명박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판단을 요청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이는 민주당을 떠나 권력의 독점을 완화시키고 이 땅의 민주주의의 기본을 깨우는 일이며 그런 역할을 우리 국민들이 할 것으로 믿고 있다."

비장함이 묻어나는 그의 말 속에 지금의 자리, 경선관리본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들이 녹아난다. 지난날 정당 대변인 중 가장 얼굴이 크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던 모습도, 국회 운동장을 내달리며 맘껏 땀흘리며 즐거워했던 때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그에게 있어 아니 민주당에 있어 지난 이명박 정부 2년은 절대적인 퇴행의 시대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서민과 기회균등이라는 낱말 자체가 실종된 사회며 특권 경제의 부활, 과거 관치경제요소가 부활하며 서민경제가 실종되고 남북관계 마저 퇴행의 길로 만들었다"며 "교육에서도 특권을 낳고 심지어 공안통치의 부활조짐마저 보여준 2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사회 고유 과제였던 양극화 해소와 이를 통한 국가발전의 동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사회 중장기적인 무거운 숙제들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희망했다. 권력의 독점을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작동시키는 그 첫 단추가 6월 2일 지방선거로 다시 끼워지기를, 또한 이명박정부의 위험한 질주는 질주대로 또 지방자치의 퇴행과 특정정당 권력독점의 폐행은 폐행대로 공정하게 평가받기를. 큰 얼굴의 주름이 기쁨의 고뇌로 새겨질 지는 앞으로 60일 뒤 진정한 국민들의 손에 달렸다.

다음은 최재성 의원과의 서면 인터뷰 전문.

- 후보 영입과 관련해 시민공천 배심원제의 의의와 성공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시민공천배심원제는 민주당이 선택하고 만들어낸 제도라서가 아니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혁신적인 제도이다. 영국의 노동당이 취약지구의 흥행을 위해서 부분적으로 도입했던 사례가 있었지만, 상당히 넓은 폭으로 강세지역 중심으로 시민공천배심원제가 도입된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민주당이 처음이다.

정당에서 공천권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다. 특히 정치적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나 집단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해서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들이 등용되는 관문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했었다. 그러나 시민공천배심원제는 당 지도부, 혹은 지역구 국회의원, 어떠한 정치적 기득권도 작동하지 않는 제도라는 점에서 매우 공정한 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의 여론조사방식으로 후보를 공천하거나 혹은 기존의 당원, 국민선거인단을 만들어서 경선을 통해 공천을 주는 방식은 사실상 후보에 대한 변별력을 가질 수 없었다. 여론조사 같은 경우에는 대표경력 한 두 개를 불러주고 그 지지율에 따라서 공천을 확정하는 방식이고, 당원이나 국민들을 선거인단으로 만들어서 동원선거나 체육관 투표를 통해서 결정하는 방식은 조직동원 능력에 승패가 결정될 수 있다.

그러나 시민공천배심원제는 해당지역 시민들을 무작위로 추출한 현지배심원 50%와 시민사회단체, 학계, 전문가 집단에서 추천받은 2~3천명의 전문배심원단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전문배심원 50%로 구성을 하고, 패널 4~5명이 후보자를 검증하는 정책토론과 신상토론, 질의응답을 거쳐서 배심원의 투표로 후보를 확정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나온 선거제도 중에 가장 많은 정보를 배심원들이 전달받을 수 있고 충분한 변별력을 가지고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공정한 제도라고 말씀 드릴 수 있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공천권을 사실상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제도라고 해석하면 될 것 같다."

- 국민들 중에는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이 한나라당에게 너무 많이 쏠려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에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증가 추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20%중반 정도 머문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국가의 모든 권력이 한쪽에 집중적으로 쏠려 있다 보니 많은 국민들께서 독점현상을 견제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동되고 있다고 진단된다. 민주당은 최근 30년 가까운 지지율이 평균적으로 25%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알파 정도 됐다. 전통적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대결구도는 35 대 25 정도가 평균치였다. 그래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다고 볼 수도 없고, 낮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 20% 중반대의 지지율인 것이다.

다만 저희들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전까지만 해도 10%초·중반대의 당 지지율로, 전통적 지지자조차도 결집하지 못해서 굉장히 한계가 있었지만 이것이 노 대통령 서거로 완벽하게 복구됐다고 진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지지율을 약진시키지 못하는 데에는 민주당의 분발이 요구된다는 증표가 아닌가 싶다."

- 한나라당의 선진화라는 기본 전략에 반해 사사건건 민주당이 발목잡기에 나서고 있다는 한나라당 비판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작년 한나라당은 국회질서유지법, 국회폭력방지법 등을 국회선진화 관련법안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질서유지법과 국회폭력방지법은 특정 정당이 원내 안정 과반의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야당의 반대와 무관하게 법안을 강행 처리할 수 있는 내용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건물 내에 경찰을 배치할 수 있고, 의장이 의원에 대해 직무정지를 내릴 수 있으며, 폭력의원은 제명까지 가능하도록 돼있다. 선진화라는 이름을 빌어 동료의원을 폭력배 취급하고, 다수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의회독재를 보장해주는 법안에 어떻게 동의해줄 수 있나.

여당은 야당과 대화하고 설득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가 있는데, 거대 의석을 빌미로 야당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가 갈등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근원적인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철도공사를 '공공기관 선진화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공사가 파업을 주동한 노조 집행부를 비롯해 가담자 전원에게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고 징계처분을 하는 등 무관용의 원칙을 견지함으로써 법과 원칙에 따른 합리적 노사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이 선정 이유라고 밝혔다. 저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라서 정부여당이 추구하는 선진화의 의미와 목표부터 국민들에게 납득을 시켜야 된다고 본다."

- 세종시 논란 및 4대강 정비사업 등의 정쟁보다 국민들은 당장의 일자리와 주거문제에 더 실질적인 관심을 보이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이명박 정부 들어 각종 경제지표가 형편없게 낮아지고 있다. 증가하는 것은 국가부채, 실업자, 가계부채, 이로 인한 서민들의 한 숨 소리뿐이다. 사실상 실업자가 400백만명을 넘어섰다. 국가부채는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도 298조에서 2009년 360조로 증가했다. 정부가 책임져야하는 공기업부채를 포함하면 700조가 넘는다. 올해는 400조를 충분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채무증가 속도가 30%로 OECD국가 중 가장 빠르다.

가계부채도 마찬가지로 2007년 630조에서 90조 증가한 720조이다. 전세금 인상율은 말할 필요도 없고, 학자금대출을 받은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1만7000여명으로 3.5배나 증가했다. 막상 증가해야 하는 일자리, 고용율은 감소했다. 소득격차는 상위 20%와 하위 20%가 8배 이상으로 벌어져 양극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저소득층의 절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국민들은 세종시와 4대강은 다른 나라 이야기로 비춰질 뿐이다. 경제를 살리라고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다는 정권의 존재이유를 이명박정부는
다시금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최재성최 경선관리본부장은 "이명박정부의 위험한 질주는 질주대로 또 지방자치의 퇴행과 특정정당 권력독점의 폐행은 폐행대로 공정하게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최재성

- 민주당이 오는 6.2선거에 앞서 당내 비주류계와 주류계의 대결양상으로 당 화합을 깨고 실질적인 선거에서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보인다. 이번 서울시장후보와 관련해서도 한명숙추대론에 대해 다른 후보들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당의 입장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의 통합, 연대가 가시화 되고 있고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합의 되고 있다. 공천이라는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가 걸려있어서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지만, 종국에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모두 함께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본다. 당 안팎에서 사실상 지방선거의 8할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장후보에 높은 경쟁력을 갖춘 한명숙 전 총리를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사실상 어려운 문제가 되기 때문에 경선을 요구하면 경선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에 맞는 것이다."

- 오는 6.2선거를 준비하는 민주당의 향후 모습과 의원이 앞으로 매진하려는 목표와 이상, 구체적인 향후일정은.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행진을 본격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에서 공천혁신을 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정당의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또 제1야당의 지위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혁신하는 모습을 이번 공천과정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본다. 전국 정당화를 통한 집권의지에 필요한 가시적 조치들도 뒤따라줘야 한다. 그 다음에 민주당도 세대정치에 깃발이 필요하다, 인물이 부족하다, 스타가 부족하다, 그래서 지지율도 안 올라가고 집권의 가능성도 국민들에게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 그리고 김영삼 대통령이 야당시절에 40대기수론이라는 이야기를 들고 나와 대한민국 정치에 40대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수십 년간 여러 가지 장단점을 낳는 정책을 생산해 냈다. 저희 세대는 집단적인 이름으로 40대의 집단적인 깃발을 들어야 된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에 안희정 최고위원, 송영길 최고위원, 이광재 의원 등이 세대약진을 해야 되고 실제로 약진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비전과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는 철학, 노선,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면서, 집단의 이름으로 세대정치 깃발을 들고 이것을 민주당의 에너지로 삼아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이 결국 민주당을 발전시키고 국민들에게 더 가능성이 있는 정당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저는 확신하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에는 이런 일들을 기획하고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
덧붙이는 글 4월 정경뉴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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