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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그 후] 우포늪, 콘크리트 배수관 공사 중단

<오마이뉴스> 보도 뒤 '자연배수'로 바꾸기로... 환경단체 "수변구역은 보존해야"

등록|2010.03.24 10:48 수정|2010.03.24 10:48
'람사르 등록습지'인 창녕 우포늪(소벌) 둘레길에 설치할 예정이던 콘크리트 배수관(U관) 공사를 하지 않고 자연배수를 하기로 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8일 콘크리트 배수관 공사가 생태계 파괴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관련 기사 : 우포늪 둘레길, 콘크리트 배수관 설치에 논란). 24일 창녕군청은 콘크리트 배수관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 배수를 한다고 밝혔다.

▲ 경남 창녕군이 우포늪 둘레길 조성공사와 관련해 콘크리트 배수관을 실치하기로 했다가 생태계 파괴라는 지적을 받은 뒤 중단하고 자연배수를 하기로 했다. ⓒ 윤성효


창녕군청 생태관광과 한삼윤 과장은 "콘크리트 배수관은 하지 않고 자연배수를 하기로 했다. 물은 배제해야 하기에 집수정은 설치할 것"이라며 "매년 우수(雨水)기가 되면 침수되는데 탐방객들은 불편하다고 아우성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콘크리트관을 설치해도 괜찮을 것이라 보고 추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과장은 "콘크리트 배수관에 대해 시각이 다른 점이 있었다. 만들어 놓은 콘크리트 배수관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이기에 예산 낭비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창녕군은 우포늪이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로 선정되자 지난 1월부터 '우포늪 탐방로 정비와 개설공사'를 벌이고, 우포늪 둘레길을 제주 올레길처럼 조성하기로 했었다.

둘레길은 2개 코스인데, 1개 코스는 우포늪을 중심으로 대대제방-소목주차장-목포제방-따오기복원센터-생태관으로 이어지는 8.7km(4~5시간 소요)로 오는 5월 완공할 예정이며, 다른 1개 코스는 2011년도에 완공할 계획이다.

둘레길에는 두목재계단테크와 파고라(4곳), 간이쉼터(16곳), 이정표(18곳)가 새로 들어서고, 기존 탐방로를 정비해 집수정(26곳)과 배수관을 설치하기로 했던 것.

콘코리트 배수관은 460여 개(각각 길이 2m)가 들어갈 예정이었다. 콘크리트 배수관은 양서류와 파충류의 서식 환경에 치명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지 정리가 이뤄진 농수로에도 콘크리트 배수관은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창녕군이 콘크리트 배수관 공사를 중단하기로 하자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환영하면서도 생태 보전 정책을 강조했다. 우포생태학습관 전원배 사무국장은 "그동안 행정에서는 전체적으로 늪을 보존한다고 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형태가 있었다. 사람의 편리함 위주로 가꾸고 있다"면서 "생태계의 특성을 변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 할 것이다. 생태계 보존지역은 그대로 두고 바깥 지역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언론 보도 등으로 콘크리트 배수관 공사를 중단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라며 "습지보호구역 안에 시멘트를 넣거나 손을 대는 것 자체가 생태계 파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둘레길 조성 지역은 우포늪 수변구역과 인접해 있고 나무다리를 놓거나 길을 일직선으로 펴는 형태인데,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는 둘레길 조성 자체를 백지화해야 한다"며 "설령 둘레길을 조성하더라도 수변구역에 손을 대지 않고 완충지역을 많이 두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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