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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반대'에 여당 당혹... '설계 변경론'까지

이해봉 "독일처럼 습지 조성해야... 정부, 반대 의견 깊이 듣지 않았다"

등록|2010.03.24 11:58 수정|2010.03.24 12:07
4대강 사업에 대한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한나라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4대강 사업을 친환경적으로 설계 변경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선 4대강 사업 반대 움직임에 대한 우려와 반성이 쏟아졌다. 

송광호 최고위원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종교단체, 시민단체와 야당은 이 방법(4대강 사업) 말고 4대강을 제대로 살려서 국민에게 깨끗한 물을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대안을 내놓고 반대한다면 나는 거기에 동의할 수 있지만,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발언을 삼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최고위원 사퇴 이후 공개회의에서 발언이 뜸했던 박희태 전 대표는 "4대강 사업은 이제 한 고비 넘어갔지 않느냐는 인식이 널리 퍼졌는데, 어떻게 또 도로아미타불식으로 전개되는지 조짐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박 전 대표는 "당에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대책을 준비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특히 홍보문제에 대해선 당에서 가일층 새로운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도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하는 곤혹스런 상태"라면서 여당이 4대강 사업 홍보에 그동안 소홀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부의장은 "역할을 할 사람을 적재적소에 우선 배치하고 나서 지방선거를 맡겨야지, 지금은 선거체제도 아니고 홍보체제도 아니고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가다간 우려할 점이 많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이 지방선거 준비 때문에 정부 정책 홍보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이해봉 "독일은 둑 터 습지 조성 중, 설계 일부 변경 필요"

▲ 이해봉 한나라당 의원.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당의 홍보 부족을 반성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4선 중진인 이해봉 의원은 정책 홍보의 문제보다는 반대파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독일에서 강 생태계 복원을 위해 라인강 운하 둑의 일부를 헐어 습지를 조성하고 있음을 언급한 이 의원은 "우리도 독일이 하고 있는 것을 미리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보와 보 사이에 제방만 만들 것이 아니라 규모가 큰 습지를 만들어놓으면 갇힌 물이 습지에 의해 정화가 되니 수질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설계 일부를 변경해 재야에서 걱정하는 것에 대해 협의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정부는 방향을 정하면 계속 밀고 가는 습성이 있어 재야나 종교단체의 의견을 깊이 듣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반대 움직임에 대한 우려와 다양한 해법이 제시된 가운데 정몽준 대표는 "다른 의견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데, 그 의견 때문에 우리가 싸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업 내용에 대해) 정부가 먼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논란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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