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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 3개나 뺐는데 왠지 당한 느낌이야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임플란트... 표준가격 제시 필요

등록|2010.03.25 14:31 수정|2010.03.25 14:31
앓던 이를 3개나 뺐다. 그런데도 시원하지가 않다. 몇 개월 전부터 우측 위쪽의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붓기 시작하더니 종내에는 어금니 2개가 심하게 흔들려 오른쪽으로 음식을 씹을 수가 없었다. 5년 전에 같은 증상으로 왼쪽 어금니 2개와 사랑니를 빼고 임플란트 시술을 해 6백만 원이 넘게 들었다. 물론 비용도 비용이지만 6개월여를 고생했던 기억에 발길이 쉽게 병원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도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병원은 위치만 옮겼을 뿐 5년 전에 치료했던 의사가 아직도 근무하고 있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의사는 전에 치료했던 차트를 보면서 시술은 전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잇몸 뼈가 손상되지 않아 시간이 단축되고 고생도 덜 할 거란다.

▲ 치과 치료 장면.(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X-ray와 CT촬영을 마치고 1주일을 기다려 이번에도 전에 시술했던 것과 동일하게 사랑니와 어금니 2개를 뽑아냈다. 입안에 마취를 하고 치아 3개를 빼는데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를 뽑고 나니 입안 가득 피가 고이고 온몸에서 힘이 쏙 빠졌다. 앞으로 짧아도 3개월은 1주일에 한 번씩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아가 건강한 것도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하던데, 이미 복 하나는 놓친 셈이다.

치료비는 580만원이라고 했다. 치아 2개의 임플란트 비용 500만원에 검사료, X-ray 및 CT촬영비가 80만원이란다. 임플란트는 재질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있지만, 내가 치료하는 병원에서는 개당 200만원에서 250만원을 제시했다.

몇 개의 병원과 가격을 비교하고,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임플란트 비용이 각양각색이다. 예컨대, 서울에 소재한 한 병원에 가격견적을 의뢰했더니 치아 1개당 120만원이라고 했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또 다른 병원에서는 180만원에 가능하다고 했다. 재질을 감안하더라도 병원 간 가격차이가 너무 심하다.

임플란트 비용 병원마다 천차만별, 소비자는 봉?

의료서비스의 질을 떠나 동일한 시술을 하는데 드는 비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무슨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닌데 어떤 환자에게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어떤 환자에게는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그 시술이 아무리 훌륭했다하더라도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이렇게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치과는 돈이 되는 곳으로 인식하여 의학도들 사이에도 치과전공을 선호하는 추세란다.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임플란트의 표준가격을 제시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환자가 수긍할 수 있도록 믿을 만한 견적을 통해 비용을 산출하여 기준가격을 제시해야 소비자들이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후에도 봉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다.

임플란트는 이제 치과에서 보편화 된 치료행위로 시술방법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도 성형수술처럼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어 서민들에게 임플란트 시술은 적잖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임플란트 치료에 대해서 조속히 의료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국민들이 아플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이다. '잇몸의 날(3월 23일)'을 맞아 보편적 복지정책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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