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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라앉은 배를 붙잡아 주세요

초계함을 위한 기도의 시

등록|2010.03.30 13:40 수정|2010.03.30 13:40

해군추모 ⓒ 해군

하늘이시여, 바다의 하늘이시여, 땅의 하늘이시여, 저 삼천대계의 크고 큰 하늘이시여,   나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 정말 모르지만  이 시간 난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나무처럼 벌려 기도를 합니다.   하늘이시여,
별의 하늘이시여,
달의 하늘이시여,
삼천대계의 크고 큰
대우주의 하늘이시여,   이 엄청난 일 앞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인 내가 그저 사람이 짐승보다는  나아야 겠다는 그 한심한 생각에 사로잡혀    하늘이시여, 두 손을 모우고
무릎을 끓고
기도 하는 일 외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늘이시여, 나라가 위험에 처할 때  나라를 구하기 위해 귀한 생명을   나라에 바친 이 땅의 어머니들의 피 맺힌 절규와 통곡이 들리지 않으시는지요 ?   삼천대계의 크고 큰 하늘이시여,   일천 개의 손과 일천개의 눈과 일천개의 다리를 가진 **뿌루샤 신을, 부처님   손바닥만한 백령도  심해로 내려 보내시어    저 물밑으로 가라앉은 초계함 배 한척을 붙잡아 고향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하늘이시여, 바다의 하늘이시여, 땅의 하늘이시여,   이 땅에 어느 가장 완벽한 만물영장 하나가  저 가라앉아 가는 배 한척을 붙잡을 수 있을까 부디 더 이상 시험하시지 마시옵고   하늘이시여, 바다의 황제, 포세이돈이시여,   딱 한번만 여신의 질투로 천상의 하늘에 거꾸로 매달린 ***헤라클라스 영웅을 풀어   유령처럼 사라진 배 한척 붙잡아 삼천대계보다 더 큰 어머니의 품 속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오, 하늘이시여, 바다의 하늘이시여, 저 삼천 대계의 천지창조의 만능의 하늘이시여….  

해군추모 ⓒ 퍼펙트 스톰



덧붙이는 글 *가라앉은 배를...영화 원스 OST 주제가 가사에서 인용
**뿌루샤; 일천개의 손과 일천개의 눈과 일천개의 다리를 가진 인도 창조 신화의 신.
***헤라클라스;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힘이 센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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